무너진 의회민주주의…내년도 예산안 결국 날치기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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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에서 고작 1.2조원 삭감…자유한국당 없이 처리 강행 논란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10 21:11:42

▲ 여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처리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스카이데일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결국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동의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충분한 협의 없이 중대 사안인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는 점에서 의회민주주의를 역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회는 오후 8시 40분께 본회의를 속개해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처리했다. 이날 오후부터 문의상 국회의장과 이연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은 회동을 갖고 예산안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10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 수정안은 352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1조2000억원을 삭감한 총 351조1000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세부 내용을 보면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을 위한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이 2470억원 증액됐으며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은 신규로 1100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 확대에 875억원, 참전·무공수당 등 인상에 460억원, 하수관로 등 수질개선 시설 확충에 706억원의 예산이 증액됐으며 전기버스·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 620억원, 규제 자유특구·강소특구 지원 707억원 등도 증가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상정을 발표했으며 각종 자료는 의석단말기로 대체하겠다고 전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여당의 날치기 처리가 임박해 오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이를 저지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수정안 제안 설명을 요구했으며 본회의장 곳곳에서 “절차준수”라는 구호가 외쳐졌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찾아 정회를 요구했다. 이어 심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석을 찾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즉석 협상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이어 문 의장은 토론 종결을 선포하고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외 108명이 발의한 예산안 수정안 표결을 시도했다. 해당 수정안에 대한 정부 측 의견을 발언하러 온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홍남기 부총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해당 수정안에 부동의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의장은 정부가 동의하지 않아 이 법안을 표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수정안에 대한 정부 측 의견을 물었고 홍 부총리는 “해당 수정안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예산안에 대한 의결이 진행됐고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재석 162인 중 찬성 156명,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해당 예산안이 가결됐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