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지 이준호 장남에게만 강남 APT 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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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차녀 배제 후계자 구도 장남 앞서가는 모양새
최근 장남 이상현 씨 지난달 에스피지 대리로 합류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17 15:00:00

정밀 감속기 제조업체인 에스피지(SPG) 이준호 회장이 강남 아파트를 장남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2세 승계를 앞두고 장남을 점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이준호 회장은 20.99%의 지분을 보유, 에스피지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며 최종 승계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 등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준호 회장은 서울 강남구 소재 ‘로덴하우스 이스트빌리지’의 공급면적 280.33㎡(약 85평), 전용 243.36㎡(약 74평) 규모의 호실을 증여 전까지 소유했다. 2010년 6월 18일 사업주체로부터 분양받았다. 로덴하우스 이스트빌리지는 2009년 10월 준공됐지만 미분양 된 물량은 사용승인 이후에도 개인에게 분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분양가는 33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10년 간 소유하다 해당 호실을 지난해 7월 30일 이상현 씨에게 증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호실과 같은 면적 호실은 지난해 4월 35억5000만원, 지난해 9월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5개월 만에 5억원이 올랐다. 시가를 기준으로 증여세가 책정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 전에 증여하는 것이 절세측면에서 유리하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는 “단순 증여로 보여진다”며 “증여세를 부담할 수 없는 경우, 증여세액까지도 증여가액에 포함되는데 그럴 경우 이 주택의 시가를 40억원으로 봤을 때 55억을 증여한 셈이 된다”며 “다만 등기부등본 상 증여를 받아 현재 소유하고 있는 분이 증여 이후 납세담보제공 계약을 통해 근저당권을 설정했기 때문에 증여세를 자녀가 분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무사는 “증여는 미리 상속하는 개념으로 본인 의지는 알 수 없지만 다자녀의 경우 지분을 나눠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남 단독 증여를 두고 관련 업계 안팎에선 최근 이상현 씨가 2세 승계에 한 발 짝 다가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1993년 생인 장남 이상현 씨는 지난달 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대리로 에스피지에 입사했다. 특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해 11월 공개된 분기보고서에선 9.64%의 지분을 소유했으나 입사 이후 공시된 자료엔 10.69%로 영향력이 확대됐다.

반면 해당 호실을 함께 증여받지 못한 장녀 이은지 씨는 같은 기간 4.68%에서 4.59%로 영향력이 줄었다. 그는 2017년 6월 CCTV를 제조하는 계열사 세모콘 대표이사에 올랐다. 다만 해당 회사는 2017년까지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2018년 파산 절차에 들어가 지난해 11월 종결했다. 실책을 범한 것이다. 이은지 씨는 지난해 7월 음식물처리기를 만드는 계열사 스마트카라(자산총계 243억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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