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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동이는 예의바르고 장수하는 군자의 나라’

중화인들의 지상낙원이나 다름없었던 동이, 오랑캐 번역은 오류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4-06 11:10:40

▲ 성헌식 역사 칼럼니스트(고구리역사저널 편집인)
공자의 6대손 공빈(孔斌)이 쓴 <동이열전(東夷列傳)>의 후반부는 다음과 같다. 
 
“그 나라는 비록 컸으나 스스로 교만하지 않고, 그 군대는 비록 강했으나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는다. 풍속이 순박하고 후하여 행인들은 서로 길을 양보하고 식사하면서는 서로 권하고, 남녀는 거처를 달리해 동석하지 않으니 가히 동방의 예의바른 군자(君子)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은나라 태사 기자(箕子)가 주나라의 신하가 되지 않고 동이로 가서 살았고, 나의 선조(공자)께서도 동이에서 살고 싶어 하셨다. 나의 벗 노중련 역시 동해로 가려고 하며 나 역시 동이에서 살고 싶다. 일전에 동이에서 온 사절단을 보니 그 예의와 용모가 대국인답게 절도가 있었다.
 
동이는 약 1000여년 이래로 우리 중화와 서로 우방으로 의리가 있어 사람들이 서로 오가며 사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 내 선조께서 동이를 미천하게 여기지 않은 것은 그 뜻이 역시 여기에 있었던 것이고 그래서 나 역시 느낀 대로 사실을 기록해 후세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위(魏) 안리왕 10년(B.C 268)에 곡부(曲阜)에서 공빈이 쓰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사항은 동이는 중화와는 별개의 나라로 서로 오가며 살 정도로 아주 가까운 이웃이었다는 사실이다. 맹자의 말대로 중화는 하·은·주의 전성기에도 그 땅이 천리를 넘지 못했으니 동이족의 분포도 역시 한반도와 만주가 아닌 대륙 깊숙이 중원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렇듯 공빈의 표현대로 대국이었던 동이가 어찌 미개한 오랑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중화 주변 사이(四夷)들의 특성인 이·융·만·적(夷戎蠻狄)이 현재 한자사전에서 모두 오랑캐로 해석되는 것은 공자 때문일까. 아니면 사대주의에 도취된 소중화 후학들의 장난일까. 필자는 후자로 본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오랑캐로 해석되고 있는 이(夷)에 대해 허신이 쓴 한자사전인 <설문>에는 “동방에 사는 사람을 의미하는 夷는 '大(클 대)'와 '弓(활 궁)'에서 유래했다. (중략) 오직 동이만이 大를 따르는 大人들이다. 동이인의 풍속은 어질고 장수하므로 동이는 ‘죽지 않는 군자의 나라(君子不死之國)’이다. 생각건대, 하늘과 땅 사람 모두 크고 존귀한 것이다. 그를 나타내는 大자는 사람의 형상을 본뜬 것이다. 夷자의 옛 글자는 大자에서 유래됐다. 이렇듯이 군자는 동이인을 말하는 것이고 동이인처럼 행동하면 복을 받는다. 진리를 뜻하는 易(역)자는 夷자에서 나온 같은 뜻의 글자다. 동이인들이 진리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고 설명돼 있다.
 
▲ 허신의 설문에는 夷자의 뜻에 오랑캐라는 해설은 없다. [사진=필자 제공]
 
또한 <후한서 동이열전> 서문에도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왕제(王制)에 이르기를 ‘동방을 이(夷)로 한다’고 했다. ‘이(夷)’란 근본(根本)을 말하는 것이다. 이가 어질어서 생명을 좋아하므로 만물이 땅에 근본하여 산출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는 천성이 유순해 도리(道理)로써 다스리기 쉽기에 군자국(君子國)과 불사국(不死國)이라고까지 불린다.
 
이에는 아홉 종류가 있으니 견(畎)·우(于)·방(方)·황(黃)·백(白)·적(赤)이·현(玄)·풍(風)·양(陽) 등이 그것이다. 옛날에 공자(孔子)도 구이에서 살고 싶어 했다.(故孔子欲居九夷也) (중략) 동이는 거의 모두 토착민으로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좋아하고 고깔 관(冠)을 쓰고 비단옷을 입으며 제기(祭器)같은 나무그릇을 사용했다.
 
이른바 중원에서 예(禮)를 잃으면 사이(四夷)에게서 구했다. 이·융·만·적(夷戎蠻狄)을 사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을 제후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미개한 오랑캐가 어찌 군자불사지국이 될 수 있으며 <설문>의 설명대로 중화의 사상적 지주인 공자가 “(여기에선)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뗏목을 타고가 군자불사지국 구이에서 살고 싶다”고 했던 동이가 어찌 오랑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공자의 말을 현대적 비유로 풀이하자면 당시 동이는 중화인들의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과 같은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지상낙원이 아니었겠는가. 그럼에도 현재 오랑캐로 번역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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