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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사설

마침내 시대적 부름 앞에 선 ‘정치인 윤석열’

김형석·윤희숙·전준영·현충원·이회영기념관

상징적 인물·장소·메시지 통해 국가관 노출

훼손된 법치·제도화된 범죄와의 ‘一戰’ 기대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11 00:02:02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당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자청해 참석하며 마침내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3월 초 사퇴 이후 첫 공개 일정이다. 우당 증손자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친구라는 사적 인연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우당 일가의 삶에 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생생한 상징”이라며, “한 국가의 존재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드러난다”는 발언은 특기할 만하다. 가치체계로서의 국가정체성이 적시된 대목이다.
 
‘6·25 전범’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치켜세우고, 반국가조직 통혁당 주모자 ‘간첩’ 신영복을 존경한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교돼 인상적이다. 신영복은 김일성 소원대로 북송됐으면 한때의 영웅 김원봉·박헌영처럼 비참한 말로를 맞았을 걸, 대한민국에서 20년 복역 후 ‘사상가’로 추앙되며 30년 가까이 우아하게 살다 갔다.
 
윤 전 총장은 금후의 정치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염려를 잘 안다. 지켜봐 달라”고 했다. 5일 현충원 참배 시 “조국에 헌신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방명록 문안,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과의 만남 역시 국가관을 짐작케 한다.
 
직을 내려놓은 지 한 달 만에 처음 만난 사람은 101세의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였다. 뜻밖으로 여겨졌으나 한국근현대사의 증인·월남자 김 교수에게 조언을 구한 함의는 뚜렷하다. 이 나라의 지난 100년을 존중하는 역사관의 증거다. 김 교수의 답은 명쾌했다. “애국심 있는 사람, 그릇이 큰 사람, 국민을 위해 뭔가를 남기겠다는 사람은 누구나 정치를 해도 괜찮다. 당신은 애국심이 투철하고 헌법에 충실하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 같다.”
 
‘자영업이 살아야 한국 경제가 산다’를 읽고 저자를 만난 일 또한 상징적이다.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중이 높다. 외식 등 일상의 다양한 편의가 있는 대신, 경기나 정책에 민생이 쉽게 흔들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소득주도성장’ 기조로 충분한 타격을 입었다. 자영업에 대한 관심은 ‘민생정치’를 구상하는 진정성이다.
 
정계 원로를 찾아다니지 않음은 기존 정치풍토와 선을 긋는 의지로 읽힌다. ‘정치인 이상형’으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을 지목한 것도 그 연장이다. 경제학자 윤 의원은 초선이지만 존재감이 빛난다. 저서 ‘정책의 배신’에서 약자를 위하는 착한 정책들의 역설적 현실을 파헤치고, 여권 인사들의 주장을 전문가적 식견으로 정확히 꼬집을 줄 안다. 화제가 된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 국가비전과 참신한 레토릭의 메시지 발신 능력, “함께 정치하자”는 윤 전 총장 러브콜에 “입당부터 하시라”는 세련된 대응 등 보수 정계에 드문 매력이다.
 
그간 언행을 보면 ‘보수주의자 윤석열’인데, 보수진영 내 호오(好惡)가 갈린다. 검사 이력이 족쇄로 작용하는 측면은 분명 있다. 다만 시의적절하게 ‘헌법’과 ‘법치’를 언급한 고위공직자,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탄압에 버팀으로써 현 정권의 실체를 드러낸 공은 크다. 더구나 법치 훼손, 제도화된 범죄가 판치는 비상 상황이다.
 
민족해방(NL)파 운동권 세력이 주요 시민단체들을 거점으로 행정·입법·사법계에 두로 진출했다. 온갖 합법적 세금 갈취가 수월해졌다. 서민층 생계 현장이나 건설·금융 등 배후 세력에 얽힌 국내외 폭력조직, 그 안팎에서 크고 작은 도박·매춘·돈세탁 등 불법이 횡행한다. ‘범죄와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적어도 차기 대통령에겐 강직한 일류 검사의 감각과 뚝심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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