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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미래 담론보다 정상적 국가 시스템 복원 급하다

제왕적 대통령으론 문제 해결 불가능...민주적 리더십 필요

절대권력 절대 부패...시대정신 이끄는 새 지도자 옹립할 때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8-02 13:10:48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열리고 있는 도쿄하계올림픽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불안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고 있는 지구촌의 축제가 성황리에 종료될 수 있기를 바란다. 관중이 없어 분위기가 다소 썰렁하긴 하지만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기량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다.
 
오륜기가 상징하듯이 국경을 초월해 인류가 하나로 통합하는 올림픽 정신은 인종과 이념, 빈부와 세대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한다. 승자와 패자는 있기 마련이지만 서로 격려하고 포옹하는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듯이 국내 공영 방송사가 개막식 실황 중계를 하면서 참가국 소개와 관련해 비하하는 듯한 사진과 자막을 올려 입방아에 올랐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외신들이 이를 보도하면서 망신살이 뻗쳤다. 한술 더 떠 지상파 중계진이 경기를 중계하면서 한국 선수나 상대 국가 선수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시대착오적이면서 안하무인 격 태도에서 비롯되고 있는 현상들이다.
 
지난 70여년 동안 우리는 앞만 보고 줄기차게 달려왔다. 숱한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면서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 대해서 자타가 인정한다. 그 과정에 많은 괄시와 서러움을 맛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반전돼 남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돼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한다. 우리의 경제 발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보다 많은 파이를 획득함으로 인해 가능했다.
 
그만큼 한국 기업 혹은 한국인들이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미담이 더 많았지만, 근년 들어서는 현지에서의 크고 작은 마찰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도 심심찮게 들린다. 국내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도 설익은 산업화와 민주화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마치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허영과 허세를 부리고,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이 비일비재하다. 바깥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안에서 지지고 볶으면서 갖은 분탕질을 한다.
 
대선 정국으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여느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권을 잡아보겠다는 주자들이 역대 최대로 득실거리지만 누가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선견지명과 혜안을 가진 유권자들은 벌써 다음 5년을 걱정한다. 그 의문은 과연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인가와 삶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인가로 모인다. 현 정권 들어서 지난 5년 가까이 적폐 청산을 빌미로 과거를 들쑤셔놓으면서 미래에 대한 문을 꽁꽁 잠가놓았기 때문이다. 이루어놓은 것은 없고, 전반적으로 상황이 나빠졌거나 후퇴하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진영 논리와 이에서 비롯된 편 가르기식의 포퓰리즘은 정치를 파행시키고, 단추를 잘못 끼운 반(反)시장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피폐 시키고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회는 지역에 더해 세대 혹은 남녀 간의 갈등으로 사분오열돼 사회적 자본이 최악으로 고갈된 상태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여기서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액셀을 더 밟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곳곳에 감지된다. 국가 아젠다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절대권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국가 정책 작동…사회 부조리와 비정상 근절의 실마리 
 
이제는 미래 담론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한다고 하더라도 성과가 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그 주변에 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기려는 무리가 가까이에 포진해 있는 한 국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최고 권력자를 제왕으로 만들어 놓고, 그의 눈과 귀를 막아 국가의 방향을 오도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절대권력이 헌법과 법률, 원칙과 상식에 맞추어 제왕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탐욕적인 주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정확한 상황 인식에 더해 국가 경영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과 정책 비전에 대한 혜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는 대통령 자신이다. 어렵게 보이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며, 단번에 끊을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이는 엄중한 시대적 요구이며, 지금이 바로 거대한 전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적기다.
 
절대권력이 바로 서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자리를 잡은 부작용과 비효율이 제거되면서 국가의 활력이 살아난다.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거들먹거리고 특권을 누리려는 가식적인 행위들이 없어지고 경제주체의 사기가 진작된다. 특히 보여주기식의 전시행정이 사라지고, 실사구시로의 변화가 생겨난다. 무슨 행사가 있으면 수혜자는 도외시하고, 개막(회)식 참석 VIP에 대한 의전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의 진을 빼놓는다. 행사장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는 인사들의 몰염치한 추태는 더 가관이다. 
 
제대로 된 나라들에서 이미 실종된 이런 모습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남들은 우리를 선진국이라고 한다는데 발상이나 행동을 보면 아직 거리가 멀다. 지나치다 보니 희화화되고, 지도자나 국가의 품격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 긴장감은 없고 무사안일하며, 공공의 이익보다는 기회를 틈타 한몫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자들로 넘쳐난다. 공은 위에서 차지하고 책임은 아래로 전가된다. 일관성과 지속성은 찾아볼 수 없고, 겉치레와 임기응변으로 사회적 비용만 증가한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지도자 한 사람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국가들의 사례가 적지 않다. 불행하게도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는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지도자를 만나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재임 기간에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퇴임 후에는 영어의 몸이 되거나 불행한 최후로 인생을 마감한다. 그렇다 보니 누가 대권을 잡더라도 별로 나아질 것이 없다는 절망과 포기,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분노와 저주가 난무하고, 불신과 불만으로 분열만 가속화된다.
 
이제 이 무거운 질곡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가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리더십 탄생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대내외적으로 처하고 있는 국가적 상황이 절대 만만치 않다. 경쟁자들은 우리를 짓밟고 올라서려는 가속 페달을 세게 밟고 있다. 당연히 미래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하지만 국가 시스템이 복원되지 않으면 결국 허장성세로 끝난다. 우리에게 절실한 권력은 움켜쥐려는 제왕이 아니라 민심에 실질적으로 반응하는 겸손한 지도자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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