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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생활명상 즐기기

나는 왜, 있는 그대로 보는 일에 서툴까

자기 질문과 반복 질문이 핵심을 보게 한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8-28 09:41:51

 
▲김성수 작가·마음과학연구소 대표
 의사가 환자에게 물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환자가 말했다. 감기 걸려서요. 약 좀 처방해주세요. 의사가 다시 물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환자가 대답했다. 기침이 나고 열이 나니까 감기약 좀 처방해주세요. 의사가 세 번째로 똑 같이 물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환자는 의사의 눈을 찌를 듯이 쳐다본다. 얼굴이 붉어진 환자가 말했다. 이보쇼! 내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를 사람 같소? 이 양반이 보자보자 하니까!
 
주변에서 가끔 있을 법한 일이다. 어쩌면 당신도 오늘 이와 같은 대화를 했었는지도 모른다. 미안하지만, 여기까지 읽어오는 동안 의사가 어떤 의도로 질문한 것인지도 모를 수 있다. 다시 의사의 질문을 되돌려보자. 어디가 아프세요? 의사는 환자의 아픈 부위를 물었다. 환자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답하면 된다. 머리가 아픕니다. 머리, 어느 쪽이 아픕니까? 왼쪽 상부하고 가끔 뒤통수 왼쪽이 딩딩거리는 듯합니다. 통증이 어떻게 있나요? 쿡쿡 찌르는 때도 있고, 지끈거리기도 합니다. 다른 부위는 아픈 데가 없나요? 목 안이 아픕니다. 목 안은 어떻게 아프나요? 칼칼하고 가끔 뭔가로 그어대는 듯이 아플 때도 있어요. 침 뱉으면 피가 나오기도 합니까? 아니요. 피는 안 나옵니다.
 
위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서 ‘있는 그대로’ 듣고 말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감기 걸린 사람이 감기 걸렸다고 하는 거지 뭐! 달리 할 말이 있겠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긴, 듣자하니 환자는 감기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은 상태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 환자의 오류는 명백하다. 그는 의사의 질문을 일단 무시하고 있다. 의사는 다른 말을 묻지 않았다. ‘어디가 아프십니까’ 라고 물었다. 환자는 그 ‘어디’를 말하면 된다. 대화의 결렬은 대체로 이런 사소한 간극에서 시작하기 일쑤다.
 
내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자신을 관찰하는 기술’ 소위, 명상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내·외면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각(알아차림)하면 되는 일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물었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감정적으로 평정 상태인 사람으로서는 딱히 답할 말이 없기도 하다.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질문자가 다시 물었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답변자가 말했다. 같은 질문을 두 번 받으니 기분이 좀 나빠지려 하는군요. 질문자는 다시 물었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답변자가 말했다, 좋지 않습니다. 같은 질문에도 답변자의 내적 상황 변화에 따라서 다른 답변이 나오는 게 정상이다.
 
살다보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는 경우는 드물다. 반복적인 질문은 인간관계에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여간해서는 반복 질문을 하지 않다보니 대화 이후에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안하지만, 다시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이 말을 하는 것이 실례일까. 다시 묻는 그 마음은 대개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기 위한 존중의 태도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당신이 어느 수행터에서 스승을 만난다면 단순하고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게 될 수도 있다. 스승의 질문은 대체로 수행자가 잡다한 생각을 거두고, 자신의 몸과 마음 쪽으로 관심의 방향을 돌리게 한다. 반복 질문은 관심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힘이 있다. 지금 뭐 하고 싶어? 이 질문을 자신을 향해서 반복해보라. 참을성 있게 반복하다보면 당신은 의식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욕구를 알게 될 수도 있다.
 
《네가지 질문》의 저자 ‘바이런 케이티’는 이런 질문의 속성을 활용하여 ‘있는 그대로’의 삶을 만나게 해주는 ‘작업’ 전문가다. 그녀는 어떤 불행한 사태나 인생의 과제거리에 노출된 사람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삶의 과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 그게 진실인가요?
2. 당신은 그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까?
3. 그 생각을 생각할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합니까?
4. 그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누구일까요?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반복 질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누구인가’이다. 내 의식의 방향을 ‘나 자신’에게로 전환시킨 후, 나라고 하는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게 하는 질문이다. 끊임없는 반복 질문과 답변을 통해 ‘내가 갖고 있고, 나로 알고 있고, 내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털려나가게 된다. 이 작업을 성실하게만 진행한다면 나라고 하는 존재의 관념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한꺼풀씩 벗겨지는 자신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있는 그대로’를 보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관계를 잘 하기 위해서이다. 앞에서 전개된 의사와 환자의 질의응답처럼 ‘감기에 걸렸다는 자신의 생각’에 갇혀 의사의 질문을 ‘있는 그대로’ 듣지 못하는 상황은 삶 속에서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타인들은 의사처럼 당신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해주지’ 않는다. 당신이 그를 의사나 스승으로 여기지도 않는데 왜, 그런 불편한 일을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당신에게 ‘있는 그대로’ 듣고 보고 말해 줄 것을 요구한다. ‘있는 그대로’가 아닌 당신의 ‘생각’이나 ‘감정’이 붙은 말과 태도를 예리하게 읽어내고 거부한다. 본인의 생각·감정이라는 쇠파리는 잘 알지 못하면서 타인의 언어에 붙어 있는 해충은 왜 그렇게 잘 밝혀낼까. 그것은 ‘내외 동일성의 원리’로 설명이 된다. 타 존재의 상황을 보고 당신이 감정적 격변을 일으킨다면, 그 상황이 당신 내면에 잠재해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 의미다. 부처에게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에게는 돼지가 보이는 원리다.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말하는 행위는 지금 만나고 있는 나와 그를 돕는 일이다. 무엇보다 상대의 언행에 대한 집중과 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어디가 아프세요?”라는 질문에 “머리가 아픕니다”와 “감기에 걸렸습니다”처럼 작은 차이지만 이 차이가 내 인연과 삶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_()_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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