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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尹정부, 여론 조사 무시하고 시대정신에 충실하라

집무실 이전은 시대적 요구,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환골탈태해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04 13:20:18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현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은 사상 초유의 여론 조사가 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0.7%p 차의 승리라고는 하지만 당선인 본인이 득표한 비율보다 지지율이 낮은 의외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선거 과정이 비호감으로 일관하다 보니 기대보다는 냉소가 저변에 깔린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소위 정권 흔들기가 벌써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민생 문제를 외면하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에 올인하고 있는 점이 표면적으로 가장 많이 지적된다. 
 
정치 양극화를 깰 수 있는 통합과 화합의 포용적 메시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기도 한다.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고 싶지 않은 반대 진영의 저항이 매우 강하다. 대안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와 흠집 내기가 점입가경이다. 분열과 갈등, 편 가르기가 출발선에 서 있는 경쟁 주자의 발목잡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5년 전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 80% 이상의 지지율로 상당수 보수 진영까지 지지를 보태준 것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정권이 높은 기대감으로 출발하면 좋겠지만 낮다고 해서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니다. 기대가 실망과 우려로 반전되면 오히려 상실감이 크겠지만 잘만하면 지속해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반대 진영과 일일이 대치하면서 극단적인 소모전을 벌이기보다 오로지 국민만 보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중도층부터 시작해 맞은 편에 있는 사람들도 지지층으로 바뀐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10위권 내에 고정적으로 들어가 있는 인물이 로널드 레이건이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으로 취임 초 지지율이 51%에 불과했지만 퇴임 시에는 63%까지 끌어 올렸다. ‘소통과 설득’의 리더십으로 강한 미국을 대내외에 표방하면서 미국 경제의 재건과 냉전 종식을 끌어냈다. 특히 ‘레이거노믹스’는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 미국 경제를 작은 정부로 시장 개입을 줄이고 시장의 자유를 확대하는 공급 중심의 경제로 유명하다.
 
윤석열 정권이 성공적 출범 첫 단추로 제왕적 대통령의 청산에 맞춘 것은 충분히 동의할만하다. 청와대에 일단 들어가면 구중궁궐에 갇혀 결국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지론도 수긍이 간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국가의 지도자라면 구시대의 권위주의를 탈피해 선진국형 리더십으로 전환하는 것은 필연적 시대 요구다. 대통령 집무실 문고리 권력의 숫자와 권한을 대폭 줄여야 한다. 
 
대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은 인(人)의 장벽을 최대한 높여 대통령 눈과 귀를 막아야 그들이 휘두를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경험이 일천하고 어설픈 지식을 가진 자들이 완장을 차고 무소불위의 국정을 주무른다면 실패한 정부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실시간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이 목격하고 확인할 수 있으면 안도감과 신뢰감이 높아진다. 이러한 적폐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가 자기를 낮추고 소탈해져야 한다. 역대 정권이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은 구태의 나락으로 빠진 것은 이런 고질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 구조의 하드웨어 재정비가 중요한 것이다.
 
엄격한 공사(公私) 구분, 시대 요구 부응 인재 발굴·등용으로 추진 동력을 살려내야
 
다음으로 권력을 가진 자들이 가져야 할 가치와 덕목은 공(公)과 사(私)의 구별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장 큰 차이는 이에서 비롯된다. 흔히들 우리에 대한 평가를 선진국이라고 얘기 하다가도 이런 부문을 꺼내 보면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평가에 수긍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위가 썩으면 아래가 썩기 마련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부정과 부패의 유혹에 약하고 탐욕적이다. 이를 익히 알고 있어 선진국에서는 이를 추상같이 경계하고,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사회적 불문율이 돼 있기도 하다. 권력자들의 사생활도 일반인과 같이 평범하고 자유롭게 누린다. 반면 우리 내부에는 쥐꼬리만한 힘을 가진 자까지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마음껏 지위를 누린다. 주중과 주말 관계없이 금전은 물론이고 공적 자산까지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데 눈치를 보지 않는다. 오죽하면 잘 만들어놓은 김영란법까지 허울 좋은 핑계로 허물어 놓았겠나. 최근 시끄러운 영부인의 옷값 논란도 과유불급이 원인이다. 결국 권력에 정점에 있는 자가 솔선수범해야 아래도 바뀐다.
 
정권 초기 인사 하마평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다. 당선인이 지역·성별·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전문적인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인선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원론적으로 맞지만, 시중에 돌아다니는 기류를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인사풀이 좁다는 것과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때가 되면 공공연히 정권의 파워엘리트 리스트들이 시중에 나돌아다닌다. 
 
시류에 민감한 자들은 줄을 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혹시나 낙하산이라도 하나 챙길 수 있을까 분주하게 움직인다. 조만간 인사 태풍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다. 논공행상으로 도덕적 해이와 공공 조직의 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 따라다닌다. 행정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선출 권력이 횡포를 부리다 보니 국정의 일관성과 지속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특정 지역에 연연하다 보니 지역 갈등은 더 심화하고, 균형을 맞춘다고 무리하게 짜맞추기를 하다 보면 액세서리 캐비닛(내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몰락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위정자의 오만과 기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정부 앞에 놓인 현안을 보면 첩첩산중 자체다. 여소야대 정국이 언제 풀릴 수 있을 지 미지수이고, 이로 인한 국정의 난맥상은 피할 방도가 없다. 당장 6월 지방 선거, 2년 후의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해야 그나마 엉킨 실타래가 점진적으로 풀린다. 그렇다고 승리가 그리 쉬워 보이지도 않는다.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불만과 요구 사항도 만만치 않다. 물가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몰려온다.
 
바깥세상은 강대국 간의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탈(脫)세계화와 공급망 재편이 가시적이다. 가치와 이익에 따른 편 가르기와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두고 종용을 받기도 한다. 국제 정세의 혼란을 틈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다. 정부가 모든 것을 일시에 해소할 만큼 전지전능하지도 않다. 과욕을 부리면 초반에 지쳐 추진 동력을 일시에 잃을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하고 기초를 다지면서 국력 분산을 막아야 한다. 그 첫걸음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팔을 걷어붙여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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