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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수의 전지적 시점

카자크 병사의 노래

노예로 팔려가 오스만 제국 첫 황후 된 록셀라나는 우크라 출신

용맹무쌍한 전사의 후예 우크라이나 사람 기상 고구려인 닮아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14 10:50:43

▲ 박혜수 시인·번역작가
 
지난해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애잔하고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에 홀려 보게 된 드라마가 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인기를 끈 터키의 대하사극 위대한 세기였다. 16세기 오스만제국을 배경으로 화려하고 눈부신 하렘(남자의 출입이 금지된 금단의 장소)의 여인들,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목숨을 건 음모와 암투, 그에 곁들여지는 몇몇 로맨스로 구성된 이 드라마에는 실존인물인 슐레이만 1세의 황후 록셀라나(휘렘 술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타타르인들에게 납치당해 졸지에 오스만제국 궁궐의 하렘에 노예로 팔려온 록셀라나는 절망과 분노를 누르고 결국 살아남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무도 못 말릴 엄청난 투지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하렘의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마침내 오스만제국 최초의 황후가 된다.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의 무기는 아름다운 외모와 지성, 그리고 무조건 굴종하지 않는 당당한 패기였다. 사랑 앞에서는 황제든 노예든 평등해야 할 것을 그녀는 요구했다.
 
슐레이만 1세 옆에서 정치에 개입하여 전성기를 누리던 오스만제국을 쇠락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생존게임의 승리자였다. 록셀라나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용맹하기로 이름난 카자크족의 피가 흐르는 여자였다. 더 멀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녀는 인류 최초의 역사서로 불리는 헤로도토스의 역사(Historiae)’에 언급된 전설의 기마 전사인 스키타이의 자손, 트로이전쟁에서 아킬레우스와 싸운 아마조네스의 여왕 펜테실레이아의 후예였다.
 
우크라이나는 그런 나라다. 헤로도토스가 어떤 적도 그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고, 그들이 피하고자 하면 아무도 그들을 잡을 수 없다고 한 스키타이족, 스키타이족 전설의 여전사인 아마조네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용감무쌍한 카자크족이 우크라이나의 조상이다. 그런 그들이 쉽게 무너질 리가 없다. 싸움에 져서 망해 버릴 수는 있어도 항복은 하지 않는 사람들. 그래서 우크라이나 쯤 단숨에 무릎 꿇리고 괴뢰정부를 세워 놓고 와야지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의 계획이 어긋나 버려 러시아는 여기저기 폭탄을 쏟아 부으며 체면을 구기고 욕을 먹고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아무도 못 말리는 용맹무쌍한 전사의 피가 흐르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수나라와 당나라의 100만 대군을 물리친 우리 고구려인의 기상을 닮았다. 고구려를 침략했던 수나라는 무리한 원정으로 국력이 쇠했고, 그 뒤를 이어 건국한 당나라 또한 안시성 전투에서 태종 이세민이 양만춘 장군의 화살에 한 쪽 눈을 잃고 돌아간 뒤로 서서히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고구려의 명장들이 그랬던 것처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당당하고 침착하게 적군에 맞서 국민을 이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 또한 폭격을 맞아 무참히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등지고 애국가를 연주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나서고 있다.
 
잔을 채우자, 형제여/ 칼과 총알이 우리를 비켜가도록/ 크리스탈 잔으로/ 우크라이나는 울지 않을 지어니/ 우리의 영광, 카자크의 영광은/ 시들지 않는 꽃이 되리니/ 칼과 도끼에 피가 넘쳐/ 눈물로 씻겨 나간다 해도/ 노래하자, 형제여/ 우리는 여전히 강건하고/ 태양은 지지 않을 지어니/ 진군의 나팔소리 멈추고/ 적들은 잠들었으니/ 잔을 들어라, 형제여” (카자크 병사의 노래).
 
기질이란, 민족성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다르지만 몸과 마음에 깃든 어떤 공통된 특질, 동질성이 하나가 되게 하고 잠자고 있던 용기를 깨어나게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단합된 힘과 용감함이 기적을 불러오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용감한 항전이 기적과도 같은 승리로 보답받게 되기를 수많은 사람이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터키의 옛 제국 오스만투르크 시절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위대한 세기’ 포스터. 크림반도에서 노예로 팔려간 휘렘이 황제의 후궁을 거쳐 황후가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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