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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건설업계 포트폴리오 확장

‘미래 먹거리’ 찾아 발 넓히는 건설업계… 탈현장·소형모듈원전 사업 속도 ↑

OSC, 공기 단축·환경보호·안전성·인력난 해소 등 장점… 미래 이끌 신기술로

택소노미 분류·친원전 정책 등 원전 재주목… 안전성 등 확보한 SMR 관심↑

수익성·기술성장력 갖춘 미래 먹거리 산업들… ESG 경영과도 맞닿아 있어

기사입력 2022-08-05 00:07:00

▲ 2017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준공된 국내 첫 모듈러 행복주택 ‘라이품’.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건설업계에서 탈현장 건설(OSC·Off-Site Construction)과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사업이 동시에 급부상하고 있다. 두 사업은 전혀 결이 다르지만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건설경기 속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를 책임질 주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왜 OSC와 SMR 시장을 택했으며,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어떤 것인지 톺아봤다.
 
‘선제작 후조립’ OSC, 3D 업종 편견 깨고 건설업 ‘게임체인저’로
 
탈현장 건설(OSC) 방식은 정부 지원과 맞물려 최근 건설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현장 공사가 아닌 ‘공장 사전제작→현장 조립’으로 시공되는 OSC는 단일세대의 기본 골조와 전기배선, 부엌, 욕실, 베란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모듈러 공법과, PC(Precast Concrete·사전제작 콘크리트) 공법으로 세분화 돼 있다.
 
OSC 방식은 동시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일을 2배 가까이 단축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기존 현장공사 방식보다 인력이 덜 투입되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안전관리 강화 등 이점이 있다. 소음, 분진, 폐기물 등을 줄이고 재설치·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BIM(공사정보를 담은 3차원 입체 모델) 기술 등을 통해 과거 대비 조립에 필요한 제작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OSC 시장에 선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기업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초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앨리먼츠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을 공고히 했다. 유럽시장이 높은 수준의 모듈러 공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모듈러 강자로 자리잡아 국내에 ‘역진입’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국내 최초 13층 규모 경기행복주택사업의 착공(올해 1월)을 모듈러 공법으로 진행 중이다. 모듈러 공법으로 제작된 주요 구조부는 철근콘크리트(RC)가 아닌 강재(Steel)여서 13층 이상 건물에 적용되는 내화 기준(화재에 견디는 정도로 12층 이하 2시간·13층 이상 3시간)을 충족하려면 사업비가 증가하거나 실내 면적이 축소되는 등 이유로 그동안 12층이 한계층수로 여겨져 왔는데 이같은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것이다.
   
▲ 국내 최초 중고층 모듈러 주택 실증사업인 ‘용인영덕 중고층 모듈러 주택 실증사업’ 견본주택 유닛.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한편 모듈러 주택 토탈 솔루션을 개발한 DL이앤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포스코건설은 전남 광양제철소 기숙사 ‘기가타운’ 2개동을 각각 RC공법과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 비교함으로써 신기술의 우수함을 입증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2030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통해 OSC 공공주택 발주물량을 내년 1000호로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사들의 OSC 시장 진입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진성 서울주택도시공사(SH) 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약 10년 전부터 모듈러 산업이 정부 지원하에 정책실현 수단으로서 조금씩 발전해왔다”면서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 생산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꾼다는 점, 공사기일 단축으로 빠르게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 생산여건 개선을 통한 현장의 위험성과 인력난까지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자동차가 전기차·자율주행 단계로 넘어가듯 건설업계도 현장이 아니라 고품질을 위한 공장화·자동화로 점차 바뀌어가는 것”이라며 “고층화 등 기술개발이 더 필요한 만큼 정부 주도하에 관련 법 마련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업계와 꾸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다.
 
택소노미·친원전 정부 맞물려 원전 시장 진입 확대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을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로 분류하고 윤석열정부가 친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건설업계는 그간 억눌려 있던 원전사업에 대한 시장진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단순히 원전 관련 시공을 넘어 원전 해체와 함께, 차세대 원전모델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SMR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기기를 일체화한 소형원자로로, 대형 원전(1000~1500MWh)급의 3분의 1 또는 5분의 1 규모다. 여러 개의 모듈 전원을 개별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출력 조절에 유연성이 높고, 자연 대류를 통해 냉각재를 순환해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까지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 DL이앤씨와 최근 업무협약을 맺은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의 차세대 SMR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 발전소 조감도. [사진제공=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월 미국 원자력전문기업 USNC300억원대 지분투자 계약을 맺고 초소형모듈원전(MMR)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독점권을 확보, 이를 토대로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작년 2000만달러와 올해 5000만달러 등 총 70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면서 글로벌 SMR사업에 진출하려 하고 있으며, DL이앤씨 역시 최근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SMR 개발 및 EPC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SMR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외 한국형 대형 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한 원전부문 강자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사업 동반 진출 협약, 원전 해체 협력 협약 등을 맺었으며, 4월 국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SMR, 원자력 수소 생산, 원전 해체 기술개발 등에 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현대건설은 올 5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형 대형 원전(AP1000모델) 사업에도 참여키로 했다.
 
기술력 발달 따른 사업 다각화, 결국 ESG와 맞닿아 있다
 
건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러한 사업은 현재 업황에 기인한 수익성 다변화, 기술력 성장에 따른 미래 시장 선점, 여기에 친환경 경영의 우위까지 확보하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장과도 맞닿아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ESG 관점에서 보더라도 폐기물이 적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 의미가 있고, MMR(초소형모듈원전)이나 SMR(소형모듈원전) 역시 부피가 작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소단위 전력공급이라는 에너지 분야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규 분양시장 활황으로 건설사들이 수익을 내왔지만, 분양시장 침체기에 대비해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신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건설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들로, 스마트 건설 역시 단순히 생산성·수익성 향상뿐 아니라 환경, 근로자 안전·위생 등 여러 요소들이 ESG 실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위험성, 인력난 등 기존 건설현장과 업계가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모듈러 등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ESG 중에서도 특히 S(사회)에 대한 요구·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재민 기자 / jm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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