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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위선적 리버럴리스트 그룹을 비판하는 이 시리즈에서 오늘은 영화동네에서 명성을 쌓아 온 두 명을 도마에 올린다. 영화감독 임권택과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김동호 차례다. 양인은 한국 영화가 국가공동체를 파괴하는 장르로 변질·타락한 것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옳을 두 남자다.
이런 시각 자체가 이들에겐 적지 아니 당혹스러울 것이다. 한국 사회는 좌익 활동을 하거나 그 동네에 은연 중 봉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열린 태도’라며 눈먼 찬사를 보내 왔기 때문이다. 반면 그와 반대되는 시각은 매카시즘적 접근이니 안 된다며 와글댄다. 그런 시비를 밀쳐둔 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임권택(87)은 무엇보다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사람’이다.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 이후 전통미를 담아낸 ‘서편제’와 ‘춘향뎐’의 변화를 거쳐 드디어 ‘취화선’으로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거장이란 고정관념 자체가 허구다. 그 덕에 2002년 금관문화훈장까지 받았지만 한국문화가 그만큼 부박(浮薄)하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 당혹스러운 건 그가 연출한 120편은 왜 서로 연결되지 않는가란 대목이다.
오래 전부터 그는 자신이 만들었던 1970년대 반공영화를 “빌어먹고자 찍었던 작품들”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면서 1980년대 이후 한국 전통을 발견하고, 1990년대 분단 문제를 다룬 ‘태백산맥’을 연출한 걸 마치 무슨 굉장한 변화인 듯 포장하지만, 실은 그건 기회주의적 처신이었다. 조정래 원작의 ‘태백산맥’에 손댄 것 자체가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주사파 세상에 영합한 행위다.
더구나 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다. 그걸 임권택은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사람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는 휴머니즘을 앞세워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갔다. 막상 그런 그의 작가적 능력은 보잘 것 없다. “임권택은 괜찮은 조감독이 붙으면 봐 줄 만하지만, 안 그러면 졸작이 나온다”는 말이 왜 영화판에 나돌까? 결정적으로 ‘2류 연출자’에 다름 아닌 그는 한국 영화의 좌편향을 방조해 왔다.
지난 여름 영화배우 김지미는 “한국 영화는 난폭한 영화, 흥미나 끄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이 구조에선 좋은 배우가 존재할 수 없다”는 소신발언을 했다. 임권택에게선 그런 걸 전혀 기대 못 한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국가공동체를 파괴하는 장르로 타락한 것에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지낸 김동호(85)다.
보통은 그를 국민적 사랑을 받는 원로라고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으로 자유분방한 영화판으로 옮겨 가 한국 영화 수준을 이만큼 올려 놓은 분으로 추앙하지만 그 반대가 진실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영화진흥위원회 체제가 등장한 이후 한국 영화가 노골적 정치 편향을 향해 줄달음쳐 온 과정은 국민이 다 안다. 그 구조를 사실상 방조 내지 은폐해 온 게 김동호다.
즉 1990년대 말 문성근·명계남 주도로 좌파 영화 쿠데타가 일어났고, 이후 창작은 물론 투자와 배급의 산업 구조 자체가 저들 세력에 의해 장악됐다. 김동호는 이런 상황을 외면한 채 1995년 부산국제영화제란 배를 만들어 그곳에 올라탄다. 뭘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게 한국 영화를 살린 멋진 문화운동으로 포장됐던 것이다. 실상은 다르다.
조희문 전 영화진흥위원장의 지적처럼 부산국제영화제 자체가 독을 품은 복어와도 같다. 구체적으로 문성근으로 대표되는 범좌파 세력에게 그럴싸한 명분을 안겨 주는 효과만 있을 따름이다. 영화제 예산(올해 120억 원)의 대부분은 국고와 부산시의 돈이지만 막상 “간섭을 안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저희들끼리 속닥속닥 운영한다.
일테면 주최 측은 보수우파 정권을 비난한 ‘다이빙벨’ ‘천안함 프로젝트’ ‘부러진 화살’ 같은 영화를 “영화제이니까”라며 상영을 강행했다. 그래서 문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 해방구로 변질된 상황에서 김동호는 그저 바지사장 역할을 해 왔다. 이런 점에서 그는 한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위선적 리버럴리스트일 뿐이다.
우린 언제까지 김동호의 그런 활동을 두고 ‘문화에 열린 태도’라며 찬사를 보낼 것인가. 더욱이 그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영화계 내부에서 좌·우파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한 바 있다. 참담하다. 지난 가을 개봉했던 영화 ‘헌트’에서 보듯 한국 영화는 ‘현직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던진다. 김동호 눈에는 그런 게 안 보이는 모양이다.
그건 30여 년 봉직해 온 자신의 삶 그리고 대한민국적 가치에 대한 모독에 다름 아니다. 알다시피, 반(反)대한민국·친북 성향을 포함한 좌파적 가치는 한국 사회에서 헤게모니를 구축했다. 그게 결정적으로 영화 장르에서 무진장 구현되고 있다. 김동호는 그게 완성되는데 기여한 ‘쓸모 있는 바보’다. 생애 만년, 그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칼 뽑은 김에 다음 칼럼에서 한국 영화의 끔찍한 좌편향 구조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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