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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100세 시대, 얼마나 준비됐나(上-노년층의 여가활동)
‘제2의 삶’ 노년의 여가활동… 복지 프로그램 도시편중·농촌소외
노년층 취미활동 증가세, 구매력 강해 중요 고객으로… 양질의 ‘제2의 인생’ 추구
지자체, 키오스크·메타버스 등 최신 커리큘럼 적극 도입… “젊은이보다 더 젊게”
노인 교육 증대 따른 이색 동아리도… “노인 비중 높은 지방과 도심 편차는 극복해야”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0 00:07:00
100세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년기에 임하는 노년층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노후를 대비한다는 개념으로 살아왔던 과거 세대와 다르게 현재의 노년층은 지금을 즐기고 여전히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반면 여전히 혼자 사는 노인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고독사·우울증 문제 등과 함께 사회에 퍼진 노인 혐오 등 세대 갈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주 이슈포커스는 100세 시대를 앞두고 우리 사회가 노년의 삶에 얼마나 대비돼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노년층 취미활동 참가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서 메타버스 교육을 수료한 이른바 ‘금빛스타강사(왼쪽)’가 복지관 내 메타버스체험관에서 체험자들을 돕고 있다.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제공)
 
[특별취재팀=임진영 팀장|김재민·김나윤·노태하 기자] 
노년기에 접어든 현대사회 노인들의 삶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은퇴를 목적으로 노후 설계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동시에 자신만의 취미 또는 여가를 즐기는 형태가 보편화 됐다. 백세시대 속 노년기에 대한 인식이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2의 삶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년층 취미의 영역과 범위 또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지역별·지자체별 노년층 취미활동 등 복지의 수준 차이도 있어 모든 노인이 양질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완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음악·등산 등 노년층 취미활동 참여·범위 크게 증가
 
노년층 취미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음악 중에서도 트로트 장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의 중심에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불리는 노년층이 있다.
 
과거 TV 시청을 주로 하던 노년층과 달리 현재의 노년층은 인터넷·스마트기기 등을 적극 활용하며 여가 문화 활동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6만 명이 넘는 팬클럽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팬층은 중장년에 해당하는 50대 이상이 70%로 가장 많지만, 노년층에 해당하는 60대 이상도 25%로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전자기기에 능숙한 자녀들 도움을 받아 응원하는 가수의 음원 순위를 올리기 위해 스트리밍에 시간을 할애하거나, 강한 구매력을 토대로 음원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잡았다.
 
써클차트의 지난해 내수 음반 판매량 통계 분석 결과 10위권 내에 트로트 가수 3명이 포진해 있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1월 스타 브랜드 평판 순위에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2위에 안착해 저력을 보여줬다.
 
노년층 대표 취미로 여겨지는 등산이나 악기 등 부분에서 노인 참가율과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산림청이 지난해 등산 및 숲길 체험에 대한 국민 의식 실태조사를 위해 전국 만 19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0대 이상 응답자의 91%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숲길을 체험한다고 답변했다. 20대 59% 대비 1.5배가 넘는 참여율이다.
  
▲ 노년층 대표 취미인 등산의 60대 이상 참여율이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경기도가 2020년 집계한 도내 50개 산 누적 방문객 통계(201938205만 명2020477만 명)에서도 60대 이상 노년층이 같은 기간 6341만 명에서 7502만 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18%)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6조 원대로, 아웃도어 의류 전성기였던 2010년 수준을 회복했다. 업계에선 이 중 절반 이상이 구매력이 높은 50~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등산 동호회에 소속돼 꾸준히 등산 활동을 하고 있는 일반인 A(64)소속 연령대를 보면 요즘 60대는 상대적으로 어린 편에 속한다”며 단순히 건강 목적뿐만 아니라 취미활동이라는 명목으로 등산을 하려는 회원들이 많고 이들은 과거 대비 장비·패션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표 취미인 악기 연주 동호회에 소속된 B(60) 역시 하모니카나 색소폰 등 취미로서 잘 알려진 악기들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타악기와 건반악기 등 다양한 연주를 배우고 또 이들이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해 간단한 연주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노인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지역별 편차는 숙제
 
지자체별 노인 교육 프로그램 또한 진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노인종합복지관 내 평생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컴퓨터활용 및 스마트폰 교육은 물론 유튜브 영상제작SNS메타버스 등 현대사회에 발맞춘 교육과정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 필라테스캘리그라피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취미활동들도 배울 수 있다.
 
강남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어르신들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고 이에 기반해 컴퓨터스마트폰키오스크메타버스 등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19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며 한 강좌당 정원 대비 2,3배의 인원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좋고 주로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배우시거나, 배운 것을 토대로 가이드 활동 등 자원봉사를 하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노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운동·요가와 컴퓨터 및 악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포켓볼신디사이저(전자 소리합성기)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경험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취미 등 관련 교육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북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어른영상제작 기초교육을 수료한 뒤 약 20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만든 영상제작 동호회 재미동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과 편집까지 하며 영화를 제작해오고 있다.
  
▲ 전북 익산 어른영상제작 동아리 ‘재미동’ 영화 촬영 현장.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제공)
 
회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를 토대로 재미동은 서울노인영화제 서울시장상, 전북마을공동체미디어 우수 콘텐츠 공모전 최우수상, 전북사랑 영상공모전 특별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관계자는 어르신 교육과 재미동 활동은 어르신들이 주체적인 영상제작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노인문화를 다양하게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미디어에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노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다른 세대와의 교류·지역사회와의 소통 등을 위해 노인들의 미디어 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노년층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인복지법상 노인 여가·복지서비스 종합시설 역할을 하는 노인복지관이 대부분 도시에 치중돼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강원도 소재 인구 3만의 소도시에 거주하는 C(68)복합문화센터에서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그중 노인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지만, 수도권만큼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특성상 센터에 인력을 온전히 집중하기도 어렵고 일손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라살림연구소가 공개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1년 광역시도별 노인복지관 현황 및 관련 조례 점검브리핑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노인복지관은 398개로 서울 83·경기 62·부산 32 순의 분포를 보였다.
 
노인복지관 전체의 36.4%가 서울·경기 지역에 밀집한 가운데, 정작 농촌 비중이 높은 경남·강원·경북 등 시·군엔 1곳도 설치되지 않은 사례도 있어 대조를 보였다.
 
특히 전남 지역의 경우 전체 노인여가복지시설 9179곳 중 노인복지관이 29곳에 불과해 대부분의 시설이 장소만 제공하는 경로당·노인교실 체계 정도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법 개정으로 기존 노인회관 또는 노인복지회관을 노인복지관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하지만 노인복지사업이 지자체별 사무로 운영되는 데다 지역에 대한 접근성 문제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현재까지 관련 조례를 개정해 노인복지관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은 주로 도시 지방자치단체로 나타났다.
 
전남도 소재 인구 10만 안팎의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인 D(43)공공문화센터에서 1주에 1,2회씩 경로당에 직원들을 보내 (부모님께서) 몇 가지 교육을 받고 있다”며 이곳보다 더 외곽에 있는 지역의 경우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이마저도 일부 제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대비 소도시에선 관련 인력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도 곳곳에서 노력하시는 분이 많지만, 좀 더 양질의 인력 양성 인프라가 형성돼 특히 노년층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지방 소도시의 교육 및 여가활동 여건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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