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 무너지는 ‘불패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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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꿋꿋하던 84㎡이하 최근들어 하락의 길
60㎡초과~85㎡이하 매매가 작년 7월보다 9.9%p↓

신성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6 10:01:41

▲ KB부동산의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대형보다 중형과 중소형의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홈페이지 화면 캡쳐.

아파트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단순히 잠만 자는 ‘집’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집의 규모가 곧 재산으로 이어지는 만큼 어떤 형태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그 사람의 삶의 질을 나타낸다고 표현할 수 있다.

흔히 ‘큰 집’에 사는 사람을 대게 부자라고 표현하며 큰 평형의 집은 돈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만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이용해 대부분 단지에서는 특수 평형으로 분류해 다른 평형보다 비교적 적은 평수를 분양하기도 한다.

‘큰 집’을 사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주로 중소형 평형의 아파트를 거래한다. 일반적인 평형으로 여겨지는 중소형·국민주택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 이하의 유형은 ‘불황에도 강하다’라는 평을 받았다. 그만큼 소비자층이 두터워 불황에도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렇듯 주거의 실속소비를 상징하던 ‘중소형’ 아파트가 최근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16일 KB부동산의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7월 101.15로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4월 기준 96.33으로 4.76%p 하락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전국 중형(전용면적 85㎡ 초과~120㎡ 이하)과 중소형(60㎡ 초과~85㎡ 이하)의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지난해 7월 100.53과 100.57이었다. 중형은 4월 기준으로 90.48로 10.00%p 하락했고 중소형은 90.57로 9.94%p 하락했다.

대형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동산 재테크 대상으로 여겨지던 중소형 아파트가 하락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업계는 젊은 층의 집중을 꼽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젊은 층의 ‘영끌’과 ‘빚투’ 등의 도전적인 투자에 따라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젊은 세대가 돈을 최대한 모으더라도 비교적 적은 돈으로 투자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대안은 중소형 아파트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부동산 하락기에 부동산 재테크 룰이 깨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 감소는 중대형 아파트 가격 방어의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입주 물량이 적으면 외부 충격에도 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덜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평형의 입주는 전체의 5.4%로 1990년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기록이다. 최고치는 2010년의 33.7%였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28.3%의 큰 차이를 보인다.

신성수 기자 ssshi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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