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품격 차원서 다뤄야 할 ‘김남국 의원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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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어 민주당도 뒤늦게 윤리위에 제소
윤리위는 피소 의원에 면죄부만 발부 ‘불신’ 자초
부적절한 발언·행동에 대한 징계 더욱 강화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9 00:02:01

대한민국 국회가 퇴보하고 있다.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정당이 국회를 지배하면서 정치가 사라졌다. 막말과 색깔 공세·고성·야유 그리고 연설 도중 집단 퇴장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개개인의 폭력사태·부정부패·특권 남용·사생활 문제와 같은 비윤리적인 행태가 난무하고 있다.

21대 국회는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 151명이 초선이어서 큰 변화를 기대했지만 국회의 품격은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 국회는 1991년 다섯 가지 윤리강령과 품위유지·직권남용금지·청렴의무·겸직금지 등 15개의 세부 윤리실천규범을 만들었다. 별도의 기구인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견책·시정·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는 헌법 제64조 제2항(국회는 의원의 자격을 심사하며, 의원을 징계할 수 있다), 국회법 제46조(윤리특별위원회) 및 제46조의 2(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근거하여 의원의 자격심사·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한 윤리특위를 두고 있으며, 심사 전에 외부위원으로 구성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윤리특위가 설치된 이후 가장 많이 제기되어 온 비판은 의원윤리심사기구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21대 국회에 접수된 징계안 39건 가운데 실제 징계가 내려진 사례는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입법 당시 위원장석을 점거해 30일 국회 출석 정지 처분을 받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유일하다. 징계안 38건이 아직도 계류 중이다. 징계안 중 막말이 22건, 괴담과 선동이 8건, 국회의원 내부 정부 이용 재산 증식과 직권 남용이 5건으로 많았다.

이런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기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5일 첫 보도가 나온 이후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진상조사와 징계를 미적댄 데 이어 김 의원의 탈당까지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열이틀 만에야 뒷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자산 관련 의정활동을 해 공정성을 의심받는 행위를 했고, 2023년 3월경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시간에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등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징계 사유다.

관건은 민주당의 진정성이다. 이미 김 의원 징계안을 제출한 국민의힘은 국민이 공분하고 있는 만큼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최대 60일) 절차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바로 제명안을 올리고 숙려 기간 20일도 건너뛰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시급하다고 절차를 뛰어넘을 순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절차 합의’를 거치더라도 두 당은 징계 수위를 두고 옥신각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 4가지다.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 국회 윤리위가 솜방망이 처벌, 미가동으로 국회의원의 일탈 행위에 면죄부만 발부해 국회 불신의 원인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겨우 4%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국회 평가가 최악으로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국회가 품격을 잃고 저질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회 품격’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자명하다. 실효성 있는 의원윤리심사제도는 국회의 품격을 높이고 의회 운영 및 의정활동 성과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필수적인 장치이다. 김남국 의원에 대한 엄중한 조치는 바로미터임을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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