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인종차별 파문… 외교 문제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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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가대표 비니시우스 무차별 공격받자 강력 항의
스페인축구協, 관중석 부분 폐쇄 및 제재금 부과 진화 나서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4 11:10:17

▲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낸 발렌시아 관중석을 향해 항의하는 비니시우스. AFP=연합뉴스

스페인 프로 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브라질 국가 대표 비니시우스 주니어(22)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이 스페인에서 계속 되자 브라질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자칫 양국간에 외교 문제로 번질 조짐이다.

앞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와의 리그 경기 도중 브라질 출신인 비니시우스가 관람객들로부터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했다.

이날 발렌시아의 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모노(원숭이)’라고 반복적으로 외쳤고, 이에 비니시우스가 항의·반발했으나 경기는 계속됐다. 이후에도 격앙된 인종차별적 공격이 반복되자 약 10분간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 막판 발렌시아 선수들과 몸싸움 과정에서 퇴장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발렌시아에 0-1로 패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제까지 자신이 당했던 인종 혐오 공격 사례 모음을 게시하며 처벌을 요구했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는 인종 차별이 일상화됐다”라고 격분했다. 그는 “라리그 스폰서들은 왜 가만히 있는 건가. 방송사들은 주말마다 이런 야만적인 상황을 내보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라며 관련 기관들의 대응도 요구했다.

이후 브라질에서는 비니시우스가 겪고 있는 인종 차별 폭력에 대한 분노가 전국으로 퍼졌다. 심지어 23일엔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까지 나서 “파시즘과 인종차별이 전 세계의 축구 경기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플라비우 지누 브라질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스페인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치외법권"을 이용해 용의자들에 대해 브라질 형법을 적용하는 것까지 고려중”이라고 강경 방침을 밝혔다. G1, CNN 브라질 등 브라질 언론은 스페인 경찰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의 여러 경기장에서 조직적인 인종 차별 행위의 표적이 되어 왔다. 기록으로 남은 것만 최소 10건이다.

1월 말에는 마드리드의 어느 다리 위에서 비니시우스의 모형 인형을 만들어 목을 매다는 행위를 벌이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경찰은 관련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22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브라질의 대표 상징물인 예수상의 조명을 꺼 ‘검고 당당한 예수’를 상징하며 비니시우스와의 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