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는 자세가 건강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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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눕는 자세가 건강을 좌우한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몸의 진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25 09:00:22

누우면 잘 쉰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바르게 누워야만 진정한 휴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르게 눕기는 평생의 건강을 위한 ‘필수 과목’이다. 잘 쉬고, 잘 잘 수 있는 눕기 자세를 취하면 재충전과 자연치유를 위한 최고의 명약이 된다.

‘바르게 누운 자세’란 인체의 기본 구조에 맞게 눕는 것을 말한다. 즉 뼈와 관절, 힘줄, 인대가 비틀리거나 혈관과 신경이 장시간 눌리지 않는 상태다. 그러므로 밤잠을 잘 때 자세가 나쁘면 곤란하다. 최소 5시간에서 8시간씩 매일 몸에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가 전통에서도 누운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요가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로 꼽는 것이 바로 송장처럼 가만히 누워 있는 사바사나(Savasana)자세다. 요가 수련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이 송장 자세로 온전히 이완된 몸을 만드는 것이다.

자기돌봄 프로그램에서 수강생들에게 “누워보세요”라고 하면 각양각색의 자세가 나온다. 몸의 주인은 모르지만 몸은 그들이 편하지 않다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평소의 잘못된 자세가 만든 신체 불균형과 심리적 긴장이 누운 자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누운 자세는 그 사람의 건강에 관한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어깨와 등이 굽은 정도, 골반 불균형, 요통과 같은 척추 문제, 심지어 스트레스의 경중까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자주 긴장하는 사람은 누워서도 자신도 모르게 팔다리를 뻣뻣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손과 발을 가볍게 터치해 주며 “힘을 빼세요”라고 일러주면 그제서야 알아차리고 긴장을 푼다.

신체적으로는 누웠을 때 턱이 위쪽으로 들리고, 손등이 천정 쪽을 향하는 게 편하다면 윗등과 어깨가 많이 굽었다는 뜻이다. 골반의 상태는 발에서 체크가 된다. 발을 어깨너비 간격으로 벌리고 힘을 뺐을 때, 양 발끝이 바닥을 향해 옆으로 기운 각도가 각각 45도 정도를 넘어간다면 고관절의 회전 반경이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본다. 또 이때 좌우 발의 기울어진 정도가 다르다면 골반이 틀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종아리 근육이 많이 짧아져 있는 사람은 마치 스트레칭을 하는 듯 발등이 펴진 채 누워있다. 뒷부분인 종아리가 짧아지면 앞의 정강이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정강이와 연결되어 있는 발등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팔을 ‘만세 자세’로 하고 누워있는 게 편한 사람도 있다. 이는 구부정하게 오래 앉아 있어서 가슴 구역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가슴 근육은 짧아지고 윗등은 늘어진 상태로 굳어지게 된다.

이때 팔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근육의 상태가 반대가 되어서 어깨와 윗등, 가슴에서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만세 자세로 오래 누워있거나 잠을 자면 안 된다. 어깨 관절의 힘줄과 혈관, 신경이 장시간 비틀리고 눌리기 때문이다.

휴식과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바르게 눕기 요령

어떻게 하면 바른 자세로 누울 수 있을까. 바른 자세로 누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먼저다. 상체에 문제가 있다면 틈틈이, 또는 잠자리에 누워 폼롤러(원통형 모양의 근육근막이완 도구)나 경침(반원 모양의 나무 베개)을 등에 대고 굴리거나 지압해준다. 그래야 웅크렸던 가슴이 펴지고 굳은 등이 풀리면서 만세를 하지 않고도 편하게 잘 수 있다.

짧아진 종아리는 자주 주물러 주고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 습관으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골반 불균형이 심하면 전문가의 지도 아래 운동 요법을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

누울 때마다 다음 사항을 체크해보자. 누웠을 때 턱 끝이 아래로 향한다면 베개가 너무 높다는 뜻이다. 그러면 목이 꺾인 상태가 된다. 턱이 이마와 수평이 되도록 베개 높이를 낮춰야 한다. 수건이나 담요를 말아서 목 베개로 쓰면 목뼈의 C자 곡선을 잡아준다. 요통이 있는 사람은 무릎 밑에다 베개를 대고 받쳐주어야 허리가 편하다.

양 팔은 몸 옆에 조금 떨어뜨려 놓고 손바닥은 천정을 향한다. 반대로 손등이 위를 향하면 어깨는 앞으로 말리는 구조가 되고 팔꿈치 바로 아래에 있는 두 개의 뼈는 꼬인 상태가 된다. 이 뼈들이 나란히 놓여야 팔 근육이 쉬게 된다.

발은 어깨 너비 정도로 벌린다. 다리 사이를 붙이거나 너무 많이 벌리면 허리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 발을 안팎으로 힘차게 대여섯 번 정도 흔들다가 놓아주면 하체 전반의 긴장이 풀린다.

바르게 눕기가 건강을 좌우한다. 그 시작은 먼저 내가 어떻게 누워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바른 자세를 위한 몸을 만들고, 끝으로 턱과 손의 위치, 발의 간격 등을 점검하자. 이 과정에서 심리적 긴장도 풀리고 휴식과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그러면 비로소 건강 전반에 초록불이 켜지게 된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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