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찰 풍선에 미제 장비 사용돼… 러에는 기술 유출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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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풍선’ 내부서 미국산 촬영 부품 다수 발견
美 IT 기업, 러시아 S-400 방공 미사일 제작 관여 정황
동맹국엔 ‘제재 압박’ 내부 관리 소홀 비판 일듯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7-03 00:03:00

▲ 2월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중국을 방문 예정이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방중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EPA=연합뉴스

2월 미국 본토 상공을 떠다니다 미군에 의해 격추된 중국의 ‘스파이 풍선’에서 미국산 장비가 발견됐다.

중국의 정찰용 감시 기구에 미국산 장비가 사용된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 IT 기업이 러시아 방공 무기 제작에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다. 동맹국을 대상으로 대중‧러 첨단 장비 수출 금지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정작 내부 관리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6월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연방수사국(FBI)과 국방 및 정보기관이 작성한 ‘스파이 풍선’ 예비 조사 결과를 인용해 ‘스파이 풍선’이 사진, 영상 및 기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된 장비가 미국산이라는 사실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풍선 내부에 장착된 핵심 부품 중 상당수가 미국산이었다. 이 중 일부는 온라인에서 손쉽게 판매되고 있는 상업용 부품으로 미국이 첨단 부품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장비들은 일부 중국산 장비와 함께 상공에서 수집한 사진 및 영상 자료를 중국에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WSJ는 미중 양국이 풍선 사건으로 외교 관계에 한 차례 폭풍을 맞았던 만큼 관계 개선 차원에서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반도체 등 자국 첨단 부품 및 기술을 중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려해 엄격한 수출 규제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고성능을 보유한 엔비디아의 A100 메모리칩 등의 대중 수출은 전면적으로 금지됐었다.

이에 엔비디아가 성능을 낮춘 중국 시장 전용 A800 메모리칩 등을 개발해 거래를 지속해 왔지만 이마저도 당국이 추가 규제를 시사하며 판매 중단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 같은 미국의 조치에 중국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사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전격적으로 금지했다. 미국은 이에 반발했고 한국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지 말라”며 대중 반도체 규제에 동참할 것을 종용했다.

미국 방산 기술이 러시아에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8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IT 기업인 익스트림 네트웍스가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러시아에서의 모든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음에도 최고 경영진이 대러 사업을 비밀리에 지속해 오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익스트림의 IT 장비와 기술은 러시아 방공 무기인 S-400 미사일 제작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산 장비와 첨단 기술이 중국과 러시아에 유입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 당국이 규제에 상응하는 단속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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