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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전이 막을 올렸지만 후보 기업들이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해운 업계 호황기가 지나가며 HMM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만큼 HMM의 새 주인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HMM 최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일 ‘HMM 주식회사 주식 매각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 대상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다. 지분율은 38.9%이며 매각 대상 주식 시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하면 매각가는 약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해운 업계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2011년부터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동량이 증가와 해운 운임 증가 등으로 해운 업계 대호황이 찾아왔다.
2019년 영업손실 2996억 원을 기록했던 HMM은 2020년 영업이익 980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2021년에는 7조3775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황금기를 누렸다. 2022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져 영업이익 9조951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HMM의 호황은 코로나19 이후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것이고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라 다시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랐다.
한국관세물류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2022년 1월7일 5109.60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타며 2023년 3월10일 기준 906.55까지 하락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다시 반등해 7월21일 기준 966.45까지 회복했으나 이전과 같은 드라마틱한 운임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HMM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조 원으로 전 분기(3조5238억 원)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4분기 1조264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069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더해 증권가에서는 해운 업계의 성수기인 2분기와 3분기에도 1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020년 초 기준 1주당 3000원대에 거래되던 HMM 주식은 해운 업계 황금기를 타고 2021년 5월28일 기준 1주당 4만96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주가가 점차 하락하며 24일 10시30분 기준 1주당 1만7800원에 거래 중이다.
HMM의 실적과 주가가 동반 하락함에 따라 HMM 인수전도 미지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HMM 인수 후보로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등 굵직한 이름이 거론됐으나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SM그룹 하나다.
여기에 SM그룹은 국일제지와 대우조선해양건설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HMM을 인수하기보다는 SM그룹이 기존에 보유한 HMM 주가 방어를 위한 ‘흥행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가 전환권 및 신구인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HMM의 시가총액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수에 필요한 비용은 4조 원 늘어나 8조~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M그룹이 인수 자금으로 책정한 4조5000억 원과는 금액 차이가 크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 행사 결정에도 SM그룹의 인수 의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주 상장일 시가총액 상승이라는 공식은 맞으나 현재 시점에서 무조건적인 상승은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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