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값 “후덜덜”… 무섭게 뛰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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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대비 41% 증가… 물가 상승률 추월
단말기 할부 연체 167만 명… 연체액 1조2000억 달해
삼성·애플 연달아 가격 인상… “소비자 선택지 늘려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1 18:10:31

▲ 최근 9년간 휴대전화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9년간 휴대전화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요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폰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완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가격은 87만3597원이었다. 이는 9년 전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박완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 단말기 할부 신용보험 지급 건수와 보험금 지급액’을 분석한 결과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과 통신사 마케팅 지원금을 제외한 실제 단말기 비용은 2014년(62만639원) 이후 연평균 4% 증가했다.

박완주 의원은 휴대전화 가격 상승률이 지난 10년간의 소비자 물가 평균 상승률인 1.62%보다 현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완주 의원이 서울보증보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단말기 할부 연체자가 약 167만 명에 달했으며 서울보증보험이 통신사에 대신 지급한 연체 금액도 무려 1조2000억 원에 달했다.

박완주 의원은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통신 요금 개편을 촉구했지만 정작 소도둑은 구매가가 41% 증가한 고가단말기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단말기 제조시장은 독점과 다를 바 없어 가격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외산 단말기 도입과 중·저가 단말기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을 확대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요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가격을 계속 올리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S23와 갤럭시 Z폴드·플립 5 가격을 각각 전작 대비 10만 원과 5만 원 올렸으며 애플 역시 이달 출시를 앞둔 아이폰 15시리즈의 가격을 100~200달러 가량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원인으로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 가격 인상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소비자의 63%는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34%가 애플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기타 기종은 3%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변화는 있었으나 이용자의 대부분이 삼성 또는 애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2021년 2분기까지는 LG가 1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LG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가 굳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휴대전화 가격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휴대전화 가격은 기업의 선택이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면서 생기는 R&D 비용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비싸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프리미엄 핸드폰이 대세가 되면서 고가의 모델들이 나오고 있지만 고사양 휴대전화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는 만큼 중저가 휴대전화 시장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과 애플이 아닌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 가격이 부담되는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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