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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 이상 지났음에도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 있는 PC방에서 일부 손님들이 흡연을 하며 PC방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행정당국에선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13일 본보 취재진이 서울시 강남구 논현1동 인근 PC방에 방문했을 땐 흡연실이 갖춰져 있음에도 PC앞 앉은 자리에서 흡연을 하는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오후 2시께 PC방을 방문했을 땐 입장하는 손님들마다 재떨이 대용으로 사용할 일회용 종이컵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도나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고 금세 실내는 담배 연기로 자욱해졌다.
인근에 다른 PC방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근무자는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말없이 재떨이 대신 사용된 종이컵을 치울 뿐이었다. 근처에 있는 PC방 서너 곳을 더 방문했지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PC방은 2013년부터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흡연실이나 흡연 부스를 따로 구비하고 이곳에서만 흡연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해진 곳 외에서 흡연하다 적발될 경우 당사자는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에 해당 PC방에는 다들 ‘흡연 시 강제퇴실 됩니다’ ‘금연 구역’ ‘적발 시 10만 원의 과태료 부과’ 등의 스티커가 곳곳에 부착돼 있었지만 대부분 흡연을 묵인하는 눈치였다.
해당 PC방에서 근무 중이던 30대 남성 A씨는 불법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금연으로 운영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인근 PC방들이 다들 실내에서 흡연하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금연으로 운영하면 손님들이 다 떠나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단속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무리 주의를 줘도 기존 손님들이 흡연하던 대로 계속 흡연하기 때문에 사실상 내려놓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용객들도 단속을 피할 방법을 구상해두고 있어 해당 PC방들은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하며 게임 중이던 한 이용객 B씨는 “흡연을 하고 있다가 적발되는 것이 아닌 이상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어렵고, 자리에 있는 꽁초들도 내가 핀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속 관할 기관인 강남구 보건소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적발·단속하는 것도 절차가 복잡하다. CCTV 공개를 업장에서 거부하면 확인할 수 없는 데다, 구내 관제센터와 경찰을 통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만 CCTV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강남구 보건소 측은 인력이 모자라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강남구 내에 금연구역이 3만 여개 있는데 단속하는 총원은 6명이라 모든 곳을 단속할 수 없는 만큼 민원신고가 들어오는 곳 위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해당 PC방들은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속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단속 시간대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등 개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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