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발전 중인 수술용 로봇 기술이 몇 년 내 인간 의사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망했다.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그는 전날 올린 글에서 "로봇이 몇년 내 우수한 인간 외과 의사들을 뛰어넘어, 5년 내 최고의 인간 외과의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 특유의 과장법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인공지능(AI) 의료의 실현이 부쩍 가까워진 것을 실감하게 해 준다.
머스크는 이어 자신이 설립해 운영 중인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언급했다. "뉴럴링크 두뇌-컴퓨터 전극 삽입에 로봇을 이용해야 했다. 인간이 (이 수술에) 요구되는 속도와 정밀함을 달성하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수술용 로봇 제품이 100여 차례의 실제 수술 시험에서 의사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소개한 엑스 이용자의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 머스크의 이런 예측에 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마이크 리(유타)가 "인간 승리"라며 환영했다.
뉴럴링크 홈페이지엔 수술용 로봇 관련해 "이식용 실이 너무나 가늘어서 인간 손으로 삽입하긴 불가능하다. 우리의 수술용 로봇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이 실을 필요한 곳에 정확히 삽입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돼 있다. 전날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칩을 뇌에 심어 의사소통에 성공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일명 '루게릭병') 사지마비 환자의 사례를 엑스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뉴럴링크 칩 이식수술을 받은 3번째 사지마비 환자이자 첫 ALS 환자 사례다.
뉴럴링크는 작년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 연결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를 사지마비 환자의 두뇌에 심어 이들이 BCI 장치를 통해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해왔다. 22일 테슬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선 머스크가 휴먼 로봇 옵티머스의 미래를 전망하며 "올해 말 수천대를 만들기 시작해 4년 내 연간 100만 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장담함으로써 사람 모습을 한 AI 의사의 등장을 상상하게 했다.
3월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개발한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받은 첫 환자의 1년 후 근황이 전해졌다. 당시 영국 BBC은 뉴럴링크의 첫 뇌 임플란트 사례인 놀런드 아르보(30)가 수술 이후 생각만으로 체스와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칩을 사용하는 능력이 점점 발전한다고 보도했다.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 신체가 마비된 지 8년 만이던 2024년 1월 뉴럴링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 ‘텔레파시’를 뇌에 이식받은 지 1년 여 지난 시점에서 아르보는 “게임을 하며 친구들을 이긴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BCI 칩이란 뇌파를 전기 신호로 바꿔 전자 기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 장치다. 그해 3월 뉴럴링크가 휠체어에 앉아 손발을 그대로 둔 채 노트북 스크린의 마우스 커서를 조작해 체스를 두는 아르보 영상을 공개했다. BCI 장치를 두개골에 이식해 미세한 전극으로 신경세포(뉴런)와 신호를 주고받음으로써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르보는 수술을 결심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잘된다면 뉴럴링크 참여자로서 도움이 된 것이고 끔찍한 일이면 그것대로 배울 점이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칩과 뇌 사이의 연결이 끊겨 컴퓨터 조작도 불가능해지는 등 고비도 있었다. 이후 이 문제는 뉴럴링크가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면서 해결됐다. 다만 이 기술이 인간의 내밀한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도 제기됐다. 신경과학자인 애닐 세스 서섹스대 교수가 BBC에 “두뇌 활동의 추출이란 우리의 생각·믿음·감정까지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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