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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⑤] “주유소 200곳 해마다 폐업… 부지 복원비 지원 절실”
에너지 전환시대 고물가·고임금·가격 경쟁에 주유소들 ‘3중고’
알뜰주유소는 특혜 온상… 일반주유소 카드수수료 인하 혜택 줘야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대까지 맡아… 730만 자영업자 목소리 대변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2 00:03:00
▲ 유기준 회장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겸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한적한 국도에 녹슨 주유소 표지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주유기에는 더 이상 전원이 들어오지 않고 근처에는 기름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담긴 통이 방치되어 있다. 마지막 영업이 언제였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폐업하는 주유소가 매년 200개를 넘고 500개 이상이 휴업하는 상황이에요. 고유가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주유소들의 휴·폐업이 이렇게 줄을 잇고 있는 거예요. 현실이 이런데도 정부가 유가 안정 대책이라며 내놓는 것은 올해 수도권대도시에 알뜰주유소 40여 개를 추가 선정하겠다’는 거예요. 일반주유소는 다 고사시키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한국주유소협회는 전국 11000여 개 주유소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단체다. 주유소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 및 정부 건의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주유소 업계의 이슈는 단연 알뜰주유소이다. 오늘은 2004년부터 충북 청주에서 양궁장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겸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유기준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알뜰주유소 원점에서 재검토 필요
 
알뜰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류를 판매하는 것은 자체 경쟁력을 갖춰서가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특혜성 지원에 힘입은 것입니다. 시설 개선 지원금과 각종 세제금융 혜택에 연간 3000~4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모자라 석유공사가 개입해 일반주유소보다 리터()당 60~100원이나 싸게 공급하니 개별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일반 주유소는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어요.”
 
유 회장은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은 알뜰주유소 정책을 폐기하거나 전국 모든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변경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유소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제안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주유소업계의 숙원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주유소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지난해 주유소 카드수수료 인하 및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입법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속적인 유가 상승 상황에서 수익이 저하되는 주유소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해 유류세 최대 37% 인하를 관철시킨 것이 성과 가운데 하나다.
 
유류세 및 카드수수료 인하는 주유소의 비용 감소 효과로 이어집니다. 유가의 절반 이상이 유류세인 상황에서 주유소가 국가를 대신해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어요. 주유소 영업이익률은 1%대로 전체 도소매업종 중 최하위 수준이에요. 수익보다 높은 카드수수료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전 업종에서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졌지만, 주유소는 이미 낮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매번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개선된 주유소 마진의 일부는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해요.”
 
에너지 전환 시대 대비 노력
  
올해 초 국내에 등록된 하이브리드전기수소 등 친환경 승용차가 200만 대를 돌파했다. 전체 승용차 등록 대수의 9.5% 수준이다. 반대로 201811750곳이었던 전국 주유소 수는 올해 초 1979개로 줄었다. 친환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이면에는 주유소 운영자들의 한숨이 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해 전기차 충전시설 이격거리 기준을 완화했으며 정부 기관과 업계가 참여하는 주유소 혁신포럼을 발족해 주유소 경영합리화 방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논의해 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는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가 전기차 1대를 완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0분에서 1시간 내외이기 때문에 주유 시간이 빠른 내연기관차 대비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폐업 후 방치된 주유소 부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유소가 문을 닫는 것은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폐주유소 부지의 복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유소를 폐쇄하려면 오염물과 저장탱크 처리 등에 최소 15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수익 저하로 문을 닫는 주유소로선 그 정도의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는 타업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직접적인 폐업 지원을 도외시하고 있어요. 하지만 주유소 외에 어떤 업종이 트렌드 변화나 생태계 전환이 아닌 정부 정책 변화로 폐업의 위기를 맞이했고, 폐업하는 데 1억 넘게 비용이 발생합니까? 형평성도 중요하지만 업종별 폐업 비용의 차이도 고려하는, 균형감 있고 심도 있는 검토가 병행돼야 해요.”
 
소상공인의 대변자
 
▲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업종 회원 단체 및 지역 회원·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현장 소상공인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유기준 회장은 지난달 6일부터 회장이 사퇴한 소상공인연합회의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민생경제의 근간이며 대한민국 경제 주체의 95%를 차지하는 730만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은 소비 둔화에 따른 매출 저하 급변하는 경제생태계 금융 부담 증가 골목상권 생존에 불합리한 제도 등 어려움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갑작스레 막중한 역할을 맡아 당황스러운 점이 있어요. 하지만 2021년부터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며 연합회의 여러 현안과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다행히 빠른 시간에 안정을 찾아 가고 있어요. 기존에 해 왔던 대로 업종회원 단체 및 지역회원·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현장 소상공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켜 현안과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갈 계획이에요.”
 
22대 총선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갖가지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선거철마다 쏟아지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의견을 취합하고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수다. 소상공인 업계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이자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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