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백신·디스플레이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 ‘2차 메가 프로젝트’의 윤곽이 드러났다.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가치는 이어가되 대규모 자금 수혈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과 함께 ‘5년간 50조 지원’이라는 투자 방안이 구체화됐다. 민관합동펀드로 35조를 메우고, 직접투자로 15조를 투입하면서 자금이 닿지 않던 투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14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2차 메가프로젝트 검토’와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 민관공동위원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등 전략위원회 위원 19명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메가프로젝트의 조기 지원 의결이 마무리를 앞두면서 추가 사업을 검토해왔고, 유동성 공급이 긴요한 2차 메가프로젝트 발굴에 합의했다. “에너지 전쟁 속 대규모 자금 지원을 통해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한다. 긴박한 자금 수요에 한발 앞서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게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 발표에 대한 제언이다.
2차 메가프로젝트 사업은 크게 6가지다. △바이오·백신 △디스플레이 △모빌리티·방산 △인공지능(AI) △에너지 △새만금 첨단벨트가 주력 분야다.
우선 차세대 바이오 백신 설비 구축 및 R&D 지원을 통해 임상 3상 신약개발을 위한 설비 투자에 집중한다. 상업화를 앞둔 마지막 단계에 대한 자금 투입으로, 직접투자 및 대출을 통해 유망 신약 개발과 상용화를 견인한다.
디스플레이 OLED 초격차 확보를 위한 대출도 지원한다. 고부가가치 OLED 분야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규모 설비 구축을 앞당겨 후발국의 추격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방산에 대한 대출로 무인기 R&D센터 및 생산·정비공장 구축도 지원한다. 무인기 동체, 전자장비 및 동력 체계의 연구·제작과 양산 지원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방위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창출한다.
데이터 주권을 지키고 AI 시장 내 기술자립을 이뤄나기 위해 소버린 AI 생태계도 확장한다. 소버린 구축 지원 및 민간 AI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콘텐츠 산업 전체에 파급도 노린다. 이를 확장해 LLM(대형 언어 모델)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확보, 게임 등 콘텐츠 산업의 세계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원은 직접투자와 인프라 투융자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1차 메가프로젝트 ‘K-엔비디아’ 사업이 AI 반도체(NPU) 중심이었다면, 소버린 AI 경쟁력 강화 사업은 AI 생태계의 전방위적 밸류체인(반도체→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 모델개발→응용서비스 개발)에 역점을 둔다.
아울러 지역 최대 태양광 발전소와 육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한편, 현대차 등이 대규모 투자안을 발표한 새만금 국가산단 일대에 로봇·수소·데이터센터 등 신개념 수소 도시를 조성해 지방경제 활성화도 조준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차 메가프로젝트는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지방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지역 경제 활력 제고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는 메가프로젝트 정기 발표 일정과 별도로 기업의 시급한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 투자 및 기금운용 심의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해 적기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방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 ‘패스트트랙(Fast-track)’형 신속 지원 체계를 적용한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등과 협의를 통해 향후 5년간 50조 원을 국민성장펀드의 직·간접투자 및 대출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35조 원에 달하는 민관합동펀드로 투자 공백을 메우고 15조 원의 직접투자로 대규모 시설 자금을 수혈한다는 설계다.
우선 간접투자 방식의 민관합동펀드는 신규 자금뿐 아니라 회수시장·M&A, 코스닥 시장 지원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민간전문운용사의 선구안을 활용해 민간투자 사각지대를 없애는 설계로, 35조 원을 20여개 자펀드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가능한 ‘초장기 기술투자 펀드’와 수백억 단위의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신설하는 한편 지방 특화도 주도한다. 매년 2000억 이상의 지역전용펀드를 조성하고 지방 소재 기업에 60% 이상 의무 투자하도록 했다. 지방 사정에 밝은 지역 운용사에는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성장 전략도 강구한다.
15조 직접투자는 글로벌 경쟁을 앞두고 수천억 원 단위의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인내 자본으로 쓰인다. 현장의 VC(벤처투자)나 부처가 키워낸 유망 기업을 직접 추천받는 ‘이어달리기’식 지원 체계로 기술력은 우수하나 재무제표가 부실한 기업들의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저리 대출로 중소·중견기업의 문턱도 낮춘다. 대기업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거나 SPC를 만드는 방식, 대기업에 대한 저리 대출 시 특별 금융지원 프로그램 명목으로 출연하는 방안 등을 활용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지역 기업들이 겪는 자금 갈증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국은 금일 발표된 안건에 따라 2분기 중 운용사 선발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올 연말 본격적인 투자에 돌입한다. 직접투자와 저리 대출은 산업계 수요에 따라 상시 집행하며, 앞으로도 메가프로젝트의 주기적 발표와 현장 수요에 맞춘 적기 지원을 병행해 정책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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