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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세 및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세워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일 년째 오르며 전세 품귀
주거 수요 변화 직시해 주거 정책 세우는 게 시급
시장 혼란 야기 임대차법 폐지나 합리적 개선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2 00:02:01
서민 주거난이 갈수록 태산이다. 미증유의 전세 대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째 오르며 일부 단지는 전세 품귀 조짐마저 보인다. 빌라·다세대를 기피하는 게 대세라 서민들도 아파트 전세부터 찾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보다 0.03% 오르며 지난해 7월 넷째 주부터 44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무려 53주, 1년 내내 상승을 거듭했다.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매물 부족’을 꼽았다.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도 높은 단지 위주로 수요는 꾸준한데 매물 부족 탓에 전셋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집값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대비 80%를 이미 넘어섰다. 일부 지역에선 기존 고점의 90%에 이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3·4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보면 같은 단지에서 1·2월 체결된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54%에 달한다. 그만큼 상승 계약이 하락 계약보다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해도 이를 안정시킬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아닌 게 아니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303건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5.4% 급감했다. 연초와 비교해도 15.9%나 줄었다. 설상가상 2025년도 신규 입주 물량은 2만3000호로 올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더구나 2026년 입주 물량은 고작 3200호 정도에 그쳐 ‘공급 절벽’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세 불안의 주범 중 하나로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이 꼽힌다. 이 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2년 계약만료 후 계약갱신권을 보장(계약갱신청구권)받고 갱신 계약 때 5% 이내 인상한 가격이 적용(전·월세 상한제)된다. 올해 7월 이후 4년(2+2년) 계약만료 기간이 도래하는데 그동안 전셋값을 인상하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신규계약 때 한꺼번에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최근 “주택임대차법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밝힌 게 이런 사정을 잘 말해 주고 있다. 현행법은 전셋값 4년 치를 한꺼번에 올리게 된다든지, 전세 신규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게 하는 등의 문제가 있기에 이를 완화할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모색해야 한다. 4년 계약 만기 전세매물은 서울에서만 5만4000건에 달하는데 자칫 전셋값 폭등의 불씨가 될 소지가 크다. 서민 주거안정 취지로 도입된 임대차법이 오히려 서민의 시름과 고통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실상을 직시할 때다. 땜질식 대책의 부작용을 따져 보고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재개발·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 완화로 공급 물량을 파격적으로 확대하고 꽉 막힌 주택 거래도 활성화되게 해야 할 것이다.
 
국토부는 조만간 전세 대책 및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시장 혼란과 왜곡을 야기해 온 임대차법의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보고 적절한 시기에 폐지하거나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공공과 민간의 가용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곳에 양질의 임대주택을 서둘러 공급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동산시장은 단기 정책만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장·단기 안정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말 많고 탈 많은 임대차법부터 서둘러 보완하길 당부한다. 국토부와 지자체는 주택의 공급과 수요에 대해 양적으로 접근해 온 점을 개선해 이제는 주거 수요 변화와 다양화를 직시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공급이 이뤄지는 주거 정책을 세우는 게 급선무다. 전세 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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