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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10대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경제성장을 1순위로 내세웠다. 이번 공약에서는 그동안 이 후보의 대표 브랜드였던 기본소득·기본사회 공약이 빠진 대신,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을 통한 ‘경제강국’ 실현에 방점이 찍혔다.
이를 두고 소비 부양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는 결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며 경제 성장의 근본 동력은 ‘자유로운 경제 활동 속 혁신과 규제 개혁에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제출한 10대 공약에서 △경제강국 △민주주의 강국 △공정경제 △외교안보 강국 △국민 생명·안전보호 △지역균형발전 △노동존중 △생활안정 △저출산·고령화 극복 △기후위기 대응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AI 산업에 100조원을 투자하고, 문화·콘텐츠 산업과 방위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기업·정부·연기금이 참여하는 전략산업 펀드 조성·국내 생산 촉진세제 도입 등도 포함됐다.
기본소득·기본사회 정책은 이번 10대 공약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은 “경제 회복과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동 분야에서는 포괄임금제 금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이른바 ‘노란봉투법’) 추진 등 친노동 공약이 대거 반영됐다.
이 후보는 “자영업자·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공정한 노동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의무화·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 등 이른바 ‘이재명표’ 지역화폐 정책도 재추진된다. 민주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다시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표(票)퓰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10대 공약은 경제성장에 방점을 두면서도, 친노동·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일부 유지해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경국 강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후보의 이 같은 정책 공약 기조에 대해 스카이데일리에 “소비 부양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는 결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며 “경제 성장은 그저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화폐나 온누리 상품권 발행 등을 이른바 ‘퍼주기’식 정책으로 본 민 교수는 “이러한 정책들은 소비 수요를 늘리려는 목적이지만, 공돈이 들어왔을 때 사람들이 그 돈을 국내 소비에만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오히려 저축을 하거나 해외여행, 혹은 외래품 구매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국내 생산이나 일자리 창출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고 돈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소비 중심 정책은 생산 능력 증대나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아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규제 개혁’과 ‘기술 혁신’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혁신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며 “생산 측면에 초점을 맞춰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노동 시장의 경직성과 친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그는 “현재 대기업 노조 중심의 노동 시장은 유연성이 극히 떨어져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친노동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조의 힘을 키워주는 것은 결국 노임 인상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고, 일자리 안정화나 창출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일자리 안정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공약에서 이러한 ‘규제 혁파’나 ‘생산·혁신 중심 성장’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민 교수는 “진정한 경제 성장은 자유로운 시장 환경에서 기업의 혁신과 투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소비 부양이나 단기적인 현금 살포 정책으로는 실업만 늘리고 국가 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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