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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이 눈앞이다. 범보수 진영이 살 길은 명확하다. 지금은 누군가를 밀어낼 때가 아니라, 반(反)이재명 세력 모두를 보듬고 끌어안아 하나로 뭉쳐야 할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캠프가 최근 보여준 행보는 방향은 맞되, 속도와 방식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
김문수 캠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뜻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를 두려는 ‘윤석열 단절’의 시도이자 이준석·안철수·홍준표 등 각기 다른 노선을 가진 보수 인사들을 아우르는 ‘빅텐트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과연 이 방식이 ‘덧셈의 정치’인지 ‘뺄셈의 정치’인지 김 후보는 돌아봐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선택해야 할 방식은 통합이지 단절이 아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 당 안팎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라는 ‘결별 선언’ 요구까지 번지는 것은 명백한 ‘뺄셈의 프레임’이다. 중도층을 향한 손짓은 ‘덧셈’일 수 있어도, 기존 지지층을 버리는 식의 전략은 정치적 자해에 가깝다.
김문수라는 이름이 보수 진영에서 갖는 상징성은 가볍지 않다. 12.3 비상계엄 이후 벌어진 혼란 속에서도 “헌정 파괴를 막아야 한다”며 끝까지 탄핵 반대를 외쳤던 500만 시민의 함성을 잊지 않은 인물이다. 이런 원칙과 일관성을 국민은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 김 후보 캠프에서 선거 전략 차원에서 보여주는 ‘윤석열 지우기’ 시도는 다소 무리하고 억지스러워 보인다.
지금 김문수 캠프에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전통 보수, 이준석 개혁신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 보수, 그리고 황교안·구주와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까지 두루 끌어안는 ‘정치적 덧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보수 유권자들은 지금 단일화와 연대, 빅텐트 구성에 대해 강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누가 되든 하나로 뭉치자’는 바람은 이미 바닥 민심이다. 그럼에도 각 캠프에서는 출당이니 결별이니 하며 누군가를 배척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 눈에는 국가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 아닌 대선 후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이기심으로 비쳐질 뿐이다.
지금은 한 치의 틈도 허용할 수 없는 시간이다. 김문수 후보는 한때 좌파 노동운동에서 보수 우파로 전향한 인물로, 스스로의 궤적 자체가 ‘덧셈과 통합’의 정치다.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사들은 물론, 캠프 외곽의 보수인사들과도 끈질기게 소통해야 한다. 반문(反文) 연대의 열망과 그 초석 위에서 치러진 2022년 대선의 승리를 상기해 보라. 이는 ‘내가 옳다’는 자만이 아니라 ‘함께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적을 만드는 정치가 아니다. 김문수 캠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라는 요구를 받는 상황이라고 해서 그것이 철저한 단절이나 출당이라는 방식으로 구체화되어선 안 된다. 어떤 정치 세력도 완전무결하지 않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진정성과 태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보수 세력을 향해 ‘문을 여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보수 진영은 지금 분열할 여유가 없다. 탄핵 정국의 와중에 김문수라는 인물이 지켜 낸 원칙과 양심의 자세는 보수의 자산으로 남았다. 그렇다면 지금 김문수가 보여줘야 할 태도는 단절과 출당이 아닌, 그 소중한 원칙 위에 세우는 통합과 연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빼기’가 아닌 ‘더하기’다.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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