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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업 재점화? 대선공약에 흔들리는 유통업계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 입장
민주당은 대형마트 규제 강화
업계는 의무휴업 제도 실효성 의문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1 10:47:03

6.3 대선을 앞두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폐지 여부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 주자들의 유통 관련 정책이 극명하게 상반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활력 경제’ 방안의 하나로 “침체된 K-유통을 다시 살리겠다”며 대형마트 규제 전면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공정경쟁 촉진을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자율화와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단계적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규제를 풀어 유통업계의 숨통을 틔우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밝혔다. 손님이 더 많이 몰릴 수 있는 공휴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당 차원에서도 대형마트 휴업일을 공휴일로 의무화하는 개정안, 대형마트가 지역 협력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내놓으며 규제 강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2012년 처음 도입됐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매달 2회, 주로 격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영업도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만 할 수 있다. 자정 이후에는 금지돼 이 시간대에는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할 수도 없다.

반면 온라인 채널은 영업일과 시간 모두 제한되지 않아 24시간 운영은 물론 주말 배송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온라인 플랫폼과의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소매 유통에서 온라인 비중은 50.4%로 이미 오프라인을 앞질렀다. 온라인 플랫폼 강자로 자리 잡은 쿠팡이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갱신하는 동안 대형마트 3사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또 대형마트는 2019년 423개였던 매장 수가 작년 5월 기준 372개로 줄며 업황 악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1500가구의 일평균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액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기준 610만 원으로 오히려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일요일(630만 원)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몰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식료품 구매액이 평균 8770만 원으로 그렇지 않은 일요일보다 130만 원 많았고, 슈퍼마켓은 1920만 원으로 110만 원 많았다. 또 온라인몰 구매액은 2015년 180만 원에서 2022년 8770만 원으로 48.7배가 됐다.

업계는 의무휴업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무휴업 제도가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냐는 물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대형마트만 주말 영업을 제한받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형마트가 온라인 플랫폼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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