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닉스 실현한 SK하이닉스 AI 메모리 왕좌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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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HBM3E 양산… HBM4도 하반기 선제 투입
AI GPU 기업과 독점 공급망 구축… 시장 강화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5 12:16:23

▲ 정우석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인텔 인공지능(AI) 서밋 서울'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메모리 경쟁에서 기술과 수출 양면의 초격차를 입증하며 ‘30만닉스’ 신화를 썼다. HBM3E 세계 최초 양산에 이어 하반기 HBM4 선제 투입을 예고하며 AI 반도체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3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곽노정 대표이사가 지난해 CES 2024에서 언급했던 시가총액 200조 원 목표를 1년 반 만에 초과 달성한 셈이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218조4000억 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중심에는 단연 HBM(High Bandwidth Memory)이 있다. HBM은 기존DRAM 대비 수십 배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갖춘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로 AI와 머신러닝, 데이터센터, 고해상도 그래픽 처리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핵심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본격적인 HBM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HBM2E HBM3에 이어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HBM3E를 양산하며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HBM3E는 36GB 용량, 초당 1.2TB 이상의 데이터 처리, AI 가속기 GPU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엔비디아의 ‘H200’ 및 AMD의 차세대 GPU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HBM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SK하이닉스는 2025년 하반기 HBM4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HBM4는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AI 반도체의 학습 처리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부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출 확대를 위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천·청주(대한민국)에서는 HBM3E를 양산 △중국 우시·다롄·충칭에서는 DRAM 및 NAND 라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 거점은 범용 메모리의 양산팹 역할을 한다. 미국 인디애나주에는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8년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엔비디아는 물론 AMD, 브로드컴 등 미국·유럽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 본격 공급 중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GPU 블랙웰(Blackwell)과 호퍼(Hopper)에 HBM3E를 주력 납품하고 있다. AMD와 브로드컴에도 커스터마이즈된 제품을 통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차세대 제품인 HBM4는 아직 공식 출시 전 단계로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Rubin) 등에 소량의 샘플을 선제 공급하며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현세대 HBM3와 비교해 대역폭, 용량, 전력 효율성 모두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우선 HBM4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가늠하는 대역폭에서 기존 제품 대비 우위를 점한

다.

HBM3는 최대 약 819GBps 수준인 반면 HBM4는 최대 1TBps 이상을 제공할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됐다. AI 모델의 대규모 학습과 추론, 고성능컴퓨팅(HPC) 등에 최적화된 속도다.

용량 역시 확대됐다. HBM3는 스택당 최대 24GB 용량을 지원했으나, HBM4는 스택당 36GB 이상까지 수용할 수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AI와 HPC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효율성도 향상됐다. HBM4는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설계를 채택해,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력 사용량이 중요한 환경에서 더욱 효과적인 메모리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2조4314억 원의 매출, 2조8945억 원의 영업이익, 1조924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HBM과 DDR5를 중심으로 한 DRAM 부문은 8조5100억 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9% 급증했으며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이 같은 성과가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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