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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하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끈 핵심 요인은 식료품과 가공식품을 포함한 ‘식탁 물가’로 나타났다. 특히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폭염 여파로 채소류 가격도 일부 반등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5월을 제외하고 줄곧 2%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번 물가 상승의 중심에는 먹거리 가격이 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축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3.5% 올랐고, 수산물은 7.3% 급등했다. 가공식품도 4.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외식 물가 역시 3.2% 오르며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세부 품목별로는 △고등어(12.6%) △달걀(7.5%) △햄·베이컨(7.1%) △쌀(7.6%) △빵(6.4%) 등 주요 식료품이 큰 폭으로 올랐다. 커피는 15.9%나 뛰었고, 외식 항목에서도 생선회(6.3%)와 커피(4.1%)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전반적인 식재료비 상승과 수입 물가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도 식품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7월 폭염일수는 14.5일로 지난해 7월(4.3일)의 3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열에 민감한 채소류인 △시금치(13.6%) △열무(10.1%) △깻잎(9.5%) 등은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은 “기록적인 폭염이 농산물 생육에 악영향을 주며 공급 불안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과일류는 지난해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배(-37.3%) △사과(-11.0%) △당근(-41.3%) △상추(-12.3%) 등 주요 품목이 전년보다 저렴해졌다. 이에 따라 전체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0.1% 하락했지만, 전달(-1.8%)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크게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세는 소비자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식용유, 즉석식품, 커피류 등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는 품목들의 원가 인상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외식 대신 가정식 수요를 택한 소비자들도 물가 상승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7월 하순부터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일부 외식 가격에 영향을 미쳤지만, 물가 반영 시점이 늦어 7월 전체 물가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소고기 외식(1.6%)과 돼지갈비 외식(2.3%)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며 향후 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근원물가도 여전히 상승세다. OECD 기준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2.0%, 국내 기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으며, 이 중 식품은 3.2%, 비식품은 2.0% 상승했다.
정부는 기상 여건 악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민생 밀접 품목의 수급과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비축 물량 방출이나 수입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압박이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욱 민감해졌다”며 “향후 식료품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체감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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