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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대만이 ‘대만 유사시’를 상정해 대만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정보 공유 각서를 체결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여러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일본과 대만 외교 관계 창구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작년 12월18일 ‘출입국 관리 관련 사항에 관한 정보 공유 협력 각서’ 체결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대만 유사시’란 중국의 무력 침공을 의미하며 이것이 ‘일본 유사시’이기도 하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2021년 12월 대만의 한 싱크탱크 포럼에서 아베 신조(1954~2022) 전 총리가 “대만 유사시란 ‘일본 유사시’이자 ‘일·미 동맹의 유사시’”라고 말했을 때 거의 비판이 없었다.
해당 각서에 의거해 일본은 대만발(發) 일본 입국 희망자에 대한 정보를 대만 측으로부터 제공받게 된다. 이 각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에 중국 공작원이나 테러리스트들이 혼란을 틈타 일본으로 들어오는 것을 저지하고 일본 내 파괴 공작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라고 요미우리가 해설했다. 이어 신문은 작년 10월 기준 대만엔 약 2만1700명의 일본인이 있으며, 대만 유사시 많은 일본인이 대피하고 현지 대만인과 외국인들도 일본에 올 수 있어 입국자 급증으로 정보 관리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측 관계자가 요미우리에 “중국 공작원이 대만인과 뒤섞여 일본에 입국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불법 체류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뉴질랜드 등과 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나, 유사시 일본인 대피 등을 고려해 각서를 작성한 과거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에선 “일본과 대만 당국이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각서를 체결한 것도 이례적”이라며 “일본은 대만과 일본인 대피를 위한 협력을 심화하고 미국 등과도 연계해 대만 유사시 대응을 강화할 방침”라고 전했다.
대만은 1895년 청일전쟁을 통해 일본에 할양됐으며 식민지 역사에 긍정적인 편이다. 중국 고문헌에선 현 일본 오키나와의 옛 이름인 류큐(流球)로 표기돼 있는데, 16세기 포르투갈인들이 포모사(아름다운 섬)로 이름 붙여 세계사에 등장한 이래 스페인과 네델란드가 힘을 뻗힌 바 있다. 17세기 초 명·청교체기에 대륙의 유민들이 건너가긴 했으나 중앙 권력의 관심 안으로 들어온 것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일이다. ‘중화민국 망명정부의 땅’ 이미지보다 대만인들의 독자적 정체성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정부가 대만 사안을 중국 측 레드라인으로 강조하면서 동북아시아의 뜨거운 사안이 됐다. ‘하나의 중국’ 입장은 1970년대 일본·미국이 각각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할 때 이미 천명된 사실이지만 미·중 밀월시기엔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중국은 고도 성장 속에 불거진 내부 모순을 대외적 강성 이미지와 ‘애국’ 감성의 진작을 통해 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현상이 미·중 대결 구도 속에 한층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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