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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사건’ 초동 수사를 지휘하며 군 내부의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 직할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연말 준장 진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21일부로 박 대령을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사본부 차장은 본부장에 이은 2인자 자리로, 통상 대령급 장교가 맡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보기관 조직개편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해 장기간 공석 중이던 차장 직위에 직무대리를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본부는 비상계엄 관련 사태 이후 본부장과 차장 모두 공석 상태다. 박헌수 전 조사본부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연루 혐의로 기소휴직 중이며, 김상용 차장도 같은 혐의로 직무가 배제돼 있다. 이에 육군 군사경찰실장이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겸임하고 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박 대령이 향후 조사본부장으로 임명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조사본부장은 장성급 장교가 맡는 자리로, 연말 장성 인사에서 박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할 경우 자연스럽게 본부장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 대령은 2023년 7월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수사단장으로서 초동 조사를 지휘했다. 그는 “사건을 민간경찰에 인계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수사를 이어가며, 소위 ‘VIP 격노설’로 불린 부당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군검찰로부터 항명 혐의로 기소됐으나, 올해 초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박정훈 대령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킨 공로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의 조사본부 차장 임명은 국방부의 조직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군 내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로 평가된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후 수사 외압 사건의 상징이었던 인물을 중용한 것은 군 수사기구 독립성 강화 신호”라는 해석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공존한다.
이번 인사로 박 대령은 다시 국방부 핵심 수사라인에 복귀하게 됐으며, 향후 군 사법체계 개혁 및 조사본부 정상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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