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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김학민 서강잡스 대표
“기계 넘어 사람의 마음까지 고치는 새터민이죠”
북에서 온 꼬마수리공 ‘서강잡스’…모든 제품 고치는 기업만들 것
박형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5 00:04:37
▲ ‘서강잡스’ 김학민 대표(33)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11년 탈북한 새터민 출신이다. 함격북도 온성에서 태어난 어린 소년은 엔지니어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전자기기에 많은 관심과 재능이 있어 ‘꼬마 수리공’으로 이름을 날렸다. 생각의 자유조차 없는 북한을 떠나 한국에 오는 꿈을 이뤘지만 한국에서의 삶이 불행했던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재능을 살려 애플 제품을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은 누구에게나 자신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달란트(talent)를 주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그 달란트를 찾아가는 길이며, 그 달란트를 이용해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일지 모른다. 서강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서강잡스’로 불리는 김학민 씨(남33)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지금까지 굳건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가는 사람이다. 
 
서강잡스로 불리는 그는 함경북도 온성이 고향인 새터민이다. 어릴 적 그의 별명은 ‘사고뭉치’였다. 함경북도 온성에 살던 그는 전자제품을 만지기 좋아했으며 한번은 배터리가 폭발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 늘 그를 칭찬해주셨으며 수입 전자제품을 수리하며 꼬마 수리공’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북한에서 보기 힘든 수입 전자제품을 수리하며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으며 남한 땅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11년 김학민 씨는 25세의 나이에 탈북을 감행했다. 그는 생각하는 자유조차 빼앗긴 땅에서 벗어나, 자신의 호기심을 채워줄 자유의 땅, 남한으로 가고 싶었다.
 
새터민인 그가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는 한 차례 대학진학에 실패하며 우울증이 겪었으며 긴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김학민 씨에게 영감을 준 것은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에 관한 자서전이었다.
 
그는 부모에게 버려져 입양되는 아픔을 겪은 잡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고난과 역경은 필연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또한 이를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에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꿈을 갖게 되었으며 2014년 서강대학교 전자과에 입학했다.
 
그가 서강잡스’란 별명을 얻게 된 것은 학우들의 아이폰을 고쳐주면서부터다. 서강잡스’는 그의 사업체 상호명이자, 김학민 대표(남33)의 별명이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김학민 대표는 서울 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아이폰 수리의 전설이다. 
 
탈북 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우울증에 걸려 시달리기도
 
“8살 때인가, 스피커에서 사람 말소리가 나오기에 안에 사람이 있는가 싶어 뜯어 봤어요. 이런 습관이 쌓이면서 전 친구네 집 시계를 학용품과 바꿔 뜯어보고 수리를 했죠. 그게 계기가 돼 동네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꼬마 시계수리공이란 별명을 얻게 됐어요
 
제가 시계수리공으로 알려졌을 땐 고난의 행군시기였어요. 모든 배급이 중단돼, 자급자족을 해야 살아갈 수 있었어요. 산을 개간해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렵게 되자, 하나 둘 사람들이 죽어나기 시작했죠. 철길에 시체가 발견되는가 하면, 역 대기실에서 사람시체가 나오기도 했죠. 삶 자체가 죽음 그 공포였어요
    
불행은 김 대표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16살 되던 해 아버지를 잃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김 대표는 살아가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분인 전자제품 수리로 북에서 10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다.
 
▲ 시키는대로만 무지하게 살아야하는 북한을 벗어나 자신의 행복과 운명을 찾아가고 있는 김 대표는 신촌 일대는 물론 서울 지역 대학생들 및 시민들에게 유명한 새터민 출신 ‘애플 수리의 전설’ 이다. ⓒ스카이데일리
  
북한은 방송채널이 중앙방송하나 밖에 없는데, 라디오를 수리해 주파수 대역을 바꾸다보니 남한방송이 나오더군요. 제가 듣고 교육받았던 남한의 삶과는 너무나 다르기에 처음엔 무척 놀랐죠. 남한 드라마를 하루에 몇 편씩 보기도 하고 화질이 좋지 않으면 전자증폭 장치를 이용해 밤에 몰래 보곤 했죠. 어려운 사람들의 사랑스토리와 20대 청년의 삶에 관한 드라마를 보며 남한에 대한 동경이 시작됐죠. 저에게 남한은 언제든 꼭 가야하는 곳, 저의 이상향인 셈이죠"
 
김 대표는 북한사회에서더 이상 호기심을 추구하며 살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고 죽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는 여자 친구와 함께 중국과 태국을 거쳐, 2011년 한국에 도착했다.
 
하지만 남한에서의 삶은 북한에서보다 더 힘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국민혈세를 축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으며 문화차이로 인해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남한사회는 다른 사회에서 온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사회는 아니더군요. 우울증에 걸려 아무것도 못하고 1년간 고시원에 처박혀 보냈어요. 탈북 후 여자친구와 3개월 만에 헤어지고 그때의 아픔이 가장 힘들었죠
 
하지만 그는 어려움을 겪는 것을 숙명으로 생각했다. 김 대표는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저에겐 동기부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그동안 수많은 죽음의 고비들을 어떻게 넘겼으며 그 일들이 어떻게 연결돼있나 생각했죠. 그래서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가만히 연구했죠. 저를 도와주신 종교인과 저에게 이타적이던 형님을 비롯해 성공한 인물들이 떠올렸죠. 그때 3년 전 먼저 탈북한 친한 여동생이 책 한권을 선물해주었어요. 그 책이 바로 스티브잡스 자서전이었죠
 
스티브잡스 자서전통해 영감 얻어나만의 길찾아 창업 성공한 탈북청년
 
김 대표는 책 표지에 적힌 오빠 이 책 천천히 잘 읽으시고 스티브잡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세요라는 메모에 꼼꼼히 책을 읽기 시작했고 감동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잡스도 입양돼 살았지만 불행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을 믿었어요. 전 그를 보며 너는 너답게 살아야한다라는 메시지를 얻었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엄청난 느낌을 받았고 대학을 가야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하루에 영어 단어를 100개씩 외우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죠. 결국 2년간의 노력 끝에 서강대학교에 입학하게 됐어요
 
 
 
▲김학민 대표는 수리업 이외에 전문기술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이폰을 수리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이 따로 없어 직접 수리기술을 가르치고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기술분야에 없던 새로운 파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진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중인 김학민 대표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대학생활도 녹록치 않았다. 그가 10년간 전자제품 만들 때, 학생들은 공부만 했으니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학생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정체성에대한 혼돈을 겪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어요. 수리가 필요한 아이폰을 몇 번 고쳐줬더니 학생들이 이를 서강대학교 커뮤니티에 올린 거예요. 서강대 전자과에 아이폰을 잘 고쳐주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에 댓글이 달리면서 서강잡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예기치 않게 아이폰을 수리하며 사업을 시작하게 됐지만, ‘서강 잡스는 김학민 대표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물질적인 부분에서 성공한 것도 있지만 주변에 따라온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과 예전엔 의존적인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독립해 자기혼자를 바로 설 수 있다는 점이 제가 사업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선물이에요
 
때문에 서강잡스의 슬로건은 사람의 마음을 수리합니다이다. 이는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고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장 난 기기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고통의 기록은 돈으로 고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기계를 고치는 것을 너머 새터민의 마음까지 고쳐주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 메인인 수리업 외에 교육사업을 추진하려고 해요. 전자기기를 수리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기술자가 없다는 거예요. 아이폰을 수리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기관이 없어 전 교육사업을 통해 인적 자원을 늘릴 계획이에요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사업은 완제품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사업이다. 첨단기술이 발달할수록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리를 하는 일도 단수하지 않고 복잡하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그는 교육사업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제품을 고치는 유일한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박형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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