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K-푸드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국민 브랜드’로 불리던 오뚜기는 최근 몇 년간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라면과 카레, 즉석밥 등 핵심 제품군을 앞세워 동남아, 미국, 유럽 시장에서 고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공격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수치를 보면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꾸준히 10%선을 유지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해외 매출은 약 3265억 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10.3%를 차지했고, 2023년에는 3325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비중은 9.6%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36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7% 성장했고, 매출 비중 역시 10.2%로 회복됐다.
올해 들어 성장세는 더욱 뚜렷하다. 2025년 상반기 해외 매출은 1962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10.8%로 다시 한번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오뚜기가 수치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미국 법인 투자와 현지 생산 확대
해외 사업은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 4개 법인을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미국 법인의 존재감이 크다.
미국 법인은 전체 해외 매출의 23.7%를 차지하며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2025년 1분기 미국 법인 매출은 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3억 원으로 1.3% 감소했다. 이는 현지 마케팅 강화와 물류 비용 증가에 따른 단기적 수익성 하락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뚜기는 미국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미국 법인에 565억 원 규모의 현금 출자를 단행했고, 캘리포니아주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로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도 오뚜기의 주요 성장 축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할랄 인증 제품을 선보이며 신뢰를 확보했고, 매운맛 강도를 조절한 맞춤형 라면으로 현지 입맛을 사로잡았다.
일본 시장에서는 카레 제품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오뚜기 카레’는 현지 프리미엄 카레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즉석밥과 소스류의 간편성이 주효해 판매가 늘고 있으며,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오뚜기 제품은 약 60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농심과 삼양식품이 각각 100여 개국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확장 여지가 크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 성장 전략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점은 분명한 과제다. 2024년 기준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77%에 달하고 농심도 35%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오뚜기는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오뚜기는 내수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확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는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시장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지 소비자 맞춤형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힘을 쏟고 있으며, 해외 현지 인력을 적극 채용해 각국 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물류 인프라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에는 연면적 1만5100㎡ 규모의 글로벌 물류센터를 226억 원을 투입해 건립 중이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수출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해외 매출 증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2028년까지 해외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확대 개편해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품질관리와 ESG 경영도 해외 시장 신뢰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에서도 본사와 동일한 기준의 품질 검증 시스템을 적용해 ‘믿을 수 있는 한국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친환경 포장재 확대와 지속 가능한 원재료 사용, 해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고, 미국 공장 설립과 물류망 확장은 앞으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아직 경쟁사 대비 점유율은 낮지만 내수와 해외를 아우르는 균형 성장 구조를 만든다면 종합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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