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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무책임한 재정투입 정책,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일자리 창출 방안 실효성 의문…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해 세수 부족 우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5-16 13:50:53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 <누가복음 15 : 4>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효과를 부풀려 수치에만 집착하는 모양새가 반복되고 있다. 정작 중요한 투자 활성화 등 민간의 고용회복세를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디지털 일자리 창출로 잡은 방향은 맞지만 질 낮은 일자리만 내놓아 내용이 부실한 게 아쉽다. 민간 디지털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 등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14일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경제 중대본)회의를 열고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한 이후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하는 목소리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란 지적이다.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보면 디지털 일자리 10만개를 공공 분야에서 창출하고 청년 디지털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최대 6개월간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게 주요 핵심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에 몰린 취약 계층에 감염병 방지 업무 같은 공공 일자리 30만개를 준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따른 재원은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마련키로 했다. 또한 임금근로자의 70%가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안정 자금을 지원하고, 근로자, 사업주 부담 분을 최대 90%까지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을 보면 완전 재탕이다. 세금을 축내면서 만들겠다는 일자리로,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하는 일은 강의실 불끄기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업자 수는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번듯한 일자리가 없는 노인 일자리 시즌2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겠다는 일자리 창출 대책에 초를 치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디지털 일자리 업무 내용을 자세히 보면 시설물 안전 점검, 진단결과 보고서나 연구 데이터 등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정도의 단순 작업에 불과하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공원 내 간격 유지, 병원에서 발열 체크 도와주기, 강의실 불끄기, 전통시장 화재 감시 같은 일도 포함돼 있다. 기존 노인 일자리와 내용, 숙련도면에서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부실하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이번 공공 일자리는 전 연령 대상의 비대면, 디지털 일자리 성격으로 노인 일자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애써 해명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궁색한 변명이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을 앞세웠지만, 나랏돈을 쏟아붓는 용돈 주기식 일자리로 본질은 노인 일자리 사업과 다르지 않다” 며 “단기 일자리 공급과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는 고용지표를 일시적으론 회복이 가능해도 그 효과는 결국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2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47만여명(전년대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랏돈을 쓴 단기 알바 공급 정책을 반복하면서 효과는 부풀렸던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내세운 154만3000개 일자리의 상당수는 하려다 못 한걸 재개하거나 앞서 발표했던 사업으로 덧칠을 한 것뿐이다.
 
공공 일자리 재개를 명목으로 한 94만5000개의 사업은 이미 정부가 발표한 내용으로 예산까지 잡혀있는 사업이다. 공무원 및 공공기관 채용(4만8000명)도 마찬가지다. 100만개에 가까운 일자리가 실상은 기존 대책으로 나왔던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경제 학자는 “우리의 강점은 우수한 청년들의 인력이다. 동기부여가 잘되어 있고 대체로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기를 원하는 사회가 되면 미래가 없다.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국민 인식도 잘못됐다. 정부주도 경제성장에 익숙해 있기에 인식의 전환이 쉽지 않다. 경제는 민간이 주도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사회 복지 차원의 해결책은 될 수 있어도 국가 경제 성장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전기를 더 생산하지 않고 집 안에 콘센트만 더 만들어 놓는다고 전기를 충분하게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축구 시합을 해야 하는 데 선수 육성에 투자하기보다  모두 다 감독이나 직원이 되기를 원한다면 선수로 뛰는 사람은 누가 되고 어떻게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고 한탄의 목소리를 냈다.
 
각 지역자치 단체에서 생활지원 자금에 이어 국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주는 재난지원금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그 돈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파산으로 인한 대량 실업을 막는데 써야 더 효과적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다. 재난 지원금은 복지 정책과 구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은 일회성이어서 재난으로 직접 피해를 본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해야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일본 등의 경험을 보면 국민 전체에게 일회성으로 주는 현금 살포는 상대적으로 그 효과가 별로 크지 않았다. 돈이 없어 추가 소득을 모두 소비로 쓸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과 달리, 중산층 이상은 받은 현금이나 쿠폰을 이용해 소비하더라도 다른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소득분배가 악화 될수록 현금 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는 앞으로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현금 살포를 주장하는 정치인을 국민이 원하고, 또 국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임시적 지원으로 재정을 축내는 정치인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원금과 관련, 공무원들의 기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말로는 자진해서 기부를 하라는 것처럼 들리지만 눈치가 보여 기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들도 어려운 사람 많다”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대통령의 60만원 기부 기사도 웃음거리가 됐다. 완전 코미디라는 것이다. 한 국민은 “배우 신영균 같은 분이나 연예인들은 수 천 만원을 기부하면서도 생색을 내지 않았다. 하물며 대통령이 겨우 60만원을 기부하면서 이를 보도하는 건 웃기는 일이다”며 “차라리 솔선수범으로 연봉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라며 냉소를 지어보였다.
 
올해 1분기 재정적자(통합재정수지)가 45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여권에서는 GDP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60%가 되도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재정이 악화됐다. 앞서도 기재부에서 우려감을 표시한 바 있지만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 40%는 이제 마지노선처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60%도 문제될 게 없으니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자는 여권 견해는 경제를 잘 모르지만 심히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로 현 수준의 복지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GDP대비 세수비율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경우 국가부채 비율이 2040년 60%를 넘어서고 2050년 100%에 이르게 된다. 재정여력이 있으니 지금 당장 더 지출을 늘리자는 건 미래의 후손들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견해다.
 
국가부채 비율 60%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20년 내 우리에게 다가올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고령화를 대비,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 건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정지출을 늘릴 경우 앞으로 피할 수 없는 저소득층과 고령자에 대한 복지 지출이 선별적 지출로 되어야 하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복지지출을 확대 할 수 있는 재정지원을 위한 세수를 늘리는 방안을 지금부터라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도 ‘먹을 것을 주는 것보다는 양식을 만드는 교육’을 먼저 가르치라고 했다. 제 살 제가 베어 먹다보면 결국 모두 죽음뿐이다. 국민도 역시 거저 주는 돈을 받으며 좋아만 할 때가 아니다. 정부에 고마워하지도 말아야 한다. 결국은 내 후손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정치도 정책도 바뀌지 않는다. 방심하다보면 남는 건 파멸(破滅)이다.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시편 34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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