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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항(67) 중앙입양원장은 나이 60세가 다 된 지난 2005년 새로운 자식이 생겼다. 흔히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표현하는 입양을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 막내가 생기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따랐다. 환갑이 된 나이에 두 명의 아들을 모두 키운 뒤 스무살 가량 어린 막내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신 원장은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에서 입양을 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육원에서 우리 막내를 보는 순간 눈에 딱 띄었습니다. 막내가 보육원에서 자라게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입양을 하게 됐죠. 그런데 이게 좋은 일이기 이전에 내가 행복한 일이더라구요” 막내에 대한 애틋한 아버지의 정(情)이 물씬 묻어났다. 더불어 강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세상의 풍파에 파수꾼이 돼 주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입양된 막내 아들 옆에 있는 듯 했다. 신 원장은 지금 중앙입양원 초대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막내에 대한 부정(父情)을 실천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중양입양원장 직위의 진정성이 보였다. 앞서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신 원장은 보건복지부 사무관 시절이던 1981년 서울역 인근 동자동에 있는 한 영아원을 방문했었다. 영유아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예산을 편성하기에 앞서 실제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의 현실을 보고 처음으로 입양에 대해 아내와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 한다. 이후 20년 넘게 지나 입양을 하면서 그때 나눈 대화가 입양의 단초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제 신 원장은 입양아동들의 인권과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언항 중앙입양원장을 만나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 주는 애틋한 사랑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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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언항 원장(중앙입양원) ⓒ스카이데일리
신언항(67) 중앙입양원장은 나이 60세가 다 된 지난 2005년 새로운 자식이 생겼다. 흔히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표현하는 입양을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 막내가 생기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따랐다. 60이 다 된 나이에 두 명의 아들을 다 키운 뒤 스무살 가량 어린 막내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 원장은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에서 입양을 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육원에서 우리 막내를 보는 순간 눈에 딱 띄었습니다. 막내가 보육원에서 자라게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입양을 하게 됐죠. 그런데 이게 좋은 일이기 이전에 내가 행복한 일이더라구요”
막내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신 원장의 말에서 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막내에 대한 생각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한 듯 했다.
신 원장이 처음 입양에 대해 접하게 된 것은 벌써 30년 전이다. 우연히 아내와 입양을 해볼까 대화를 나눈 것이 말이 씨가 됐다고 회고했다.
30년전 아내와 나눈 대화가 입양의 씨앗 돼
신 원장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국가에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에 공직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신 원장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한 평생을 보내게 됐다.
사무관 시절이던 1981년, 신 원장은 서울역 인근 동자동에 있는 한 영아원을 방문했다. 영유아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예산을 편성하기에 앞서 실제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입양아동 발달에 관한 종단연구 결과발표 세미나에서 발언중인 신 원장. <사진=중앙입양원>
“적산가옥이라고 하죠. 일본인이 버리고 간 집을 개조해서 영아원을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화재에도 취약했고 환경이 어려워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이 모습을 본 신 원장은 아내와 “우리도 입양을 해볼까”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바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24년이 지난 2005년 막내를 가족으로 맞이하면서 신 원장은 “그때 나눈 대화가 씨가 됐구나”라고 느꼈다.
줄곳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한 신 원장은 1999년 대통령비서실 복지노동수석실 보건복지비서관을 거쳐 2002년 제9대 보건복지부 차관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건강보험 통합추진기획단 공동단장도 맡았다. 같은 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원장을 맡아 2006년까지 재임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건양대 석좌교수와 보건복지대학원장을 지냈다. 틈틈이 쉬지 않고 공부해 연세대학교대학원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은 덕이다. 신 원장은 “모시던 상관들이 공부하기를 수시로 권했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강단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참석한 입양관련 기관 연찬회 모습. <사진=중앙입양원>
올해 1월에는 재단법인인 중앙입양원의 원장에 취임했다. 직접 막내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신 원장이 입양원장의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중앙입양원은 2009년 보건복지부가 설립한 중양입양정보원이 지난해 개편을 통해 설립된 기관이다.
입양아동 관련 데이터베이스 운영, 입양정책 및 서비스 관련 연구, 국제 협력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신 원장은 지난 5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네덜란드에서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을 서명하는 자리에 함께 하기도 했다. 헤이그 협약은 1993년 체결된 국제아동 관련 협약으로 총 90개국이 가입해 있다. 한국은 주요 입양국임에도 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가입 요구를 받아왔다.
신 원장은 “헤이그 협약의 기본정신도 아이를 가정에서 기르게 하는 것이다. 미혼모 같은 경우도 백안시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할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 엄마가 아이를 기를 수 있게끔 경제적, 사회적인 지원을 우리 공동체에서 해야 한다. 이것을 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신 원장은 국제협력 업무 등 입양과 관련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중앙입양원>
하지만 한국은 아직 입양문화가 널리 확산되지 않았다. 신 원장은 이에 대해 “혈통중심 문화도 있다. 또 서양은 18세가 되면 독립하는데 한국은 대학과 군대, 결혼까지 장기간 아이를 키워야 한다. 상대적으로 힘든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식을 키운 뒤 장성하면 뭔가 보상을 받으려고 하는 문화도 있다. 그런데 입양한 아이는 결국 남의 아이니 은혜를 모를 것이라는 식의 정서도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이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이기에 행복하게 길러줄 사회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차별 받지 않게 하는 노력을 정부가 해야하는데 한국은 그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최근 입양에 대한 인식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명 연예인인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입양에 적극 나서면서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 주는 사랑과 행복이 어떤 것인지가 점점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평생을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며 아동복지에 관심을 기울여온 신 원장이 계속해서 강조한 말은 “아이는 존중받아야 할 존엄성이 있는 존재”라는 말이었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 왔는지를 반성하고 미래를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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