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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 공약’ 유명무실, 구호에 불과
MB정부가 집권 말기에 접어들어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국민들에게 이른바 ‘747 공약’(7.0%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내세우며 표 몰이에 성공, 정권을 잡았지만 치솟는 물가와 전세대란, 청년실업, 양극화 심화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기간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수치는 참여정부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4.3%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대선 때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장담했던 현 정부에게는 초라한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국내외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경제성장률 평균은 3.0%~3.3%로 추정된다.
▲ 2007년에 실시한 ‘747 공약’ 선포식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경제성장률은 2.2%, 2009년 0.2%, 지난해 6.2%, 올해 상반기 3.8%를 보였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공약대로 7.0%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내년에 20%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과연 무능함을 보이고 있는 현 정부가 내년도에 20%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겠는냐”며 “불가능한 얘기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현 정부의 ‘747 공약’ 또한 사실상 폐기된 것”이라며 “임기 4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1%, 1인당 국민소득은 1인당 2만579달러 경제규모는 세계 15위로, ‘747 공약’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실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 4.5%보다 하향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10년내에 국민소득을 4만 달러로 올려놓고, 연간 60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실업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는 공약 등 수많은 약속이 그야말로 공약(空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난 4년 내내 강조한 것이 일자리였건만 일용직 근로자와 단기 청년인턴 같은 조악한 일자리의 양산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연쇄적 측근 비리, 출범 이후 1400여건
이런 총제적 국정 실패는 비단 경제뿐만이 아니다. 집권 4년차에 들어서면서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권력형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 MB정부의 연쇄 비리도를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연쇄적 비리가 정부 출범 이후 14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 도덕적으로 깨끗함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10일 밝힌 대통령 측근 비리현황에 따르면 올해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었을 당시 지인인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와 연루돼 재판정에 섰고, 지난 2월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서울시장 시절 경영기획실장)과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대통령 후보시절 경제공약 설계자)도 구속됐다.
6월에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00만원의 금품을,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 1비서관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중에 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원을,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또한 같은 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중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기중 측근 비리는 없다”고 단언했던 이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할 뿐이다.
노 대표는 “임재현 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곽승준 현 미래기획위원장 등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스폰서를 받은 의혹이 일고 있다”며 “장관급 인사들은 누구보다 도덕성은 물론, 준법의식에서 모범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에서는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는 인사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며 “집권 4년차가 되면 정부는 공직자 기강 확립을 강조하고 사정기관은 사정의 칼을 벼르기 시작하지만 공직사회 뒤쪽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은 딴판이다”고 말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현 정부의 부실함은 내게 물어보지 않아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니냐”며 “겉으로는 깨끗하다며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속은 이미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국민 정책 및 노동계, 불교계와도 마찰
이밖에 이 대통령의 각계 국정운영 또한 많은 불만을 샀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현 정부가 갓 출범한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으로 인한 ‘광우병 파동’이 일면서 수많은 국민들이 각처에서 수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과잉진압 논란과 함께 시위대가 청와대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트를 치는 등 정부와 국민 간에 마찰이 지속됐다.
이 대통령은 들불처럼 들고 일어난 촛불시위를 보면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시위대가 밤새 부르는 ‘아침이슬’ 노랫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데서 알 수 있다. 출범하자마자 거대한 반정부∙대통령 탄핵운동에 맞닥뜨린 것이다.
기약없는 대북정책, 남북관계 사실상 단절
대북정책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김대중 정부에서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열어놓은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단절되고 개성공단 또한 사실상 폐지된 상태다.
게다가 실제 지난해의 천안함 사건∙백령도 포격과 올해 연평도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를 한층 냉각시켰고, 정부는 이렇다 할 시원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 연평도 포격 사건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 신문은 “한국의 대북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 보도했고 “지금까지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 결과는 다른 불만 요인들과 함께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패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르 몽드 신문은 한국의 중도좌파 전 정권(1998~2008)이 펴 온 ‘햇볕정책’이 북한에 너무 유화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스스로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 질서 속으로 점진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지하경제의 발달로 어려워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와 노동계와의 갈등도 심화됐다. 정부가 비즈니스 프랜들리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 오면서 노동계와의 대화는 단절됐고, 노동계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친여 성향을 보여 왔던 한국노총마저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정책연대의 끈을 놓았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그만큼 노동자들을 압박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 범불교도대회 장면
여기에 더해 2008년 7월 경찰이 조계사로 진입하던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차량을 과잉 검문하며, 불교계의 여론은 악화일로에 치달았다.
결국 불교계는 같은 해 8월 27일 정부의 종교 편향에 항의하는 사상 초유의 ‘범불교도대회’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했다.
이어진 템플스테이 예산삭감 논란 또한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정치권과도 소통부재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인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왕 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재오∙정두언 의원 등은 대선 직후 현 정부의 첫 조각(組閣)과 청와대 참모진 구성,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싸고 극심한 헤게모니 다툼을 벌였다.
그 결과 이 대통령 취임 불과 1개월 만에 이상득 의원의 18대 총선 공천에 반대하는 ‘55인 반란’이 일어났다.
▲ 이상득 의원
취임 4개월이 지난 즈음에는 친이(이명박)계 핵심 정 의원이 이상득 의원과 이 의원의 측근인 박 전 지경부 차관(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대해 ‘권력 사유화’ 라고 주장하며 직격탄을 날려 여권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후, 이재오 현 특임장관의 자의반 타의반 미국행, 이상득 의원의 정치 2선 후퇴 선언, 박 전 차관을 겨냥한 영포게이트 파동 등 이상득∙이재오∙정두언 간 서로 물고 물리는 권력투쟁은 계속됐다.
친이계는 집권 4년차를 맞은 올해 들어 구심력을 잃고 자멸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실제 4·27 재·보선, 6·5 원내대표 경선, 7·4 전당대회에서 친이계는 전패했다.
청와대의 정무기능의 부실은 정치권과의 소통 단절로 이어졌고,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 조차 “소통강화를 위해 정무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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