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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탈세계화·보호무역·큰 정부 시대 온다

한은, 잠재성장률 하락 가속·소득분배 악화 우려…디지털 경제 전환이 관건

한원석기자(wshan@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6-29 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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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국내외 경제의 환경·구조적 변화로 경제 주체가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게 어려워졌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탈세계화, 디지털 경제 전환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 소득분배 악화,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주체의 행태가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졌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29일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주요 환경 변화로 ‘경제주체 행태변화’, ‘탈세계화’, ‘디지털 경제 가속화’, ‘보호무역 강화’ 등이 전망됐다.
 
먼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가계는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돼 저축을 늘리려고 할 것이고, 기업은 효율성 외에 복원력·유연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정부는 자국이익 우선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추구할 전망이다. 특히 각국 정부는 디지털·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투자 등으로 재정지출 증가세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위기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됨에 따라 자국우선주의 확대로 보호무역주의 강화·지역주의 확산·인적교류 약화 등 탈세계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비대면 접촉을 통한 경제·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디지털경제 성장을 위해 정부가 ICT 인프라 및 관련 산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다.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이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변화가 전염병의 팬데믹(전세계적 유행)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근무 증가 등의 디지털경제 가속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인적교류 제한 등의 탈세계화는 운송서비스 수요 감소 등을 통해 저탄소경제 전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위기 이후 경제환경 및 구조에 나타날 이와 같은 변화는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업·노동 구조 변화와 글로벌 교역 둔화로 생산요소 투입이 부진해지면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압력이 증대될 수 있지만, ICT 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산업구조도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제조업의 스마트화와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업, 친환경·저탄소·바이오 헬스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될 전망이다. 반도체, 통신장비 등 ICT 상품교역 확대는 탈세계화가 교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노동시장에서는 숙박·음식, 도소매, 판매직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직업군의 고용이 감소하는 반면 비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돼 신기술과 신규 일자리에 대한 구인-구직간 미스매치가 커지고 부문간 고용·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지 않은 저학력 일자리 등 취약부문의 고용이 더디게 회복되면서 소득분배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저소득층은 더 가난해지고,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어 소득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가는 예비적 저축 유인 증대, 디지털경제 가속화에 따른 하방압력으로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 누증, 글로벌 공급망 약화로 인한 상승압력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는 진행 중이던 탈세계화, 디지털경제 확산, 저탄소경제 전환과 같은 주요 트렌드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화의 진행속도, 방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지만 코로나 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계·기업·정부의 행태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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