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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日 수출규제 1년 평가, 기업 현실과 ‘괴리감’

국내 소부장 기업, 일본 수입 지속…“소부장 경쟁력, 아직 미흡”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30 14: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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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으로부터 소재·부품·장비 등을 수입하는 주요기업들은 우리 소부장 경쟁력이 지난해 7월 89.6에서 올해 6월 91.6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는 일본. ⓒ스카이데일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한지 1년이 됐다”며 지난 1년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지만 현실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비금융 업종 2019년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일본과의 수입거래가 있는 우리기업 149개사를 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 1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변화’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일본으로부터 소재·부품·장비 등을 수입하는 주요기업들은 우리 소부장 경쟁력이 지난해 7월 89.6에서 올해 6월 91.6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일본 소부장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결과다. 아직은 소부장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요업종별로 일본 대비 경쟁력 변화를 살펴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이 92.7에서98.7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7월초 3대 품목(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수출규제 이후 이들 품목에 대한 경쟁력 강화 노력이 가장 컸음을 알 수 있다. 이어 △1차금속 제조업 88.1→92.5 △식료품 제조업 91.9→96.3 △기타기계 및 장비 제조업 97.0→101.0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96.1→97.8 등으로 경쟁력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이 소부장 경쟁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 1년 우리는 기습적인 일본의 조치에 흔들리지 않고 정면 돌파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1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하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다만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가와 기업들이 체감 수준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를 겨냥한 일본의 일방적 조치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맞지 않았고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생산차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핵심품목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국산화와 공급처 다변화 등으로 지난 1년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그런데 기업 대다수는 소부장 공급선을 여전히 일본에 두고 있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실제 소부장 수입엔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전경련이 일본 수출규제(지난해 7월) 및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제외조치(지난해 8월) 이후 일본으로부터 소부장 수입에 실질적 어려움을 겪은 경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질적 어려움이 없었다(45.6%)’는 응답이 ‘어려움이 있었다(23.5%)’는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조치가 실제 수출규제로 이어진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을 반증하는 결과다.
 
조사대상 기업 중 68.5%는 수출규제 이후에도 소부장 수입선을 국내 또는 제3국으로 대체하지 않고 종전과 같이 일본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1.5% 기업이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국산화 등 공급선 변화를 도모했고 평균 3.35%를 일본 이외 공급선으로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또 문 대통령이 “민과 관이 혼연일체가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요기업과 공급기업들 사이에 힘을 모아 협력한 것이 위기극복의 결정적 원동력이 됐다”며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역량을 결집하면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고 말한 것과 달리 기업 대다수는 일본 수출규제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타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경련 조사 결과 기업대응과 관련해 일본 거래기업 절반 이상이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제외조치에 별도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별도 대응하지 않음’이라는 응답이 57.1%로 가장 높았다. △‘일본 외 대체 수입선 확보(18.8%)’ △‘국내 거래선 확보(17.4%)’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그 외 △‘부품소재 자체제작(4.0%)’ △‘생산품목 등 제품 포트폴리오 변경(2.7%)’ 등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기업들은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을 한 기업이 66.4%(매우필요16.1%+다소필요50.3%)로 ‘개선 불필요하다’고 응답(3.4%)한 기업들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기업들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한일 정부간 외교적 타협(66.4%)’을 가장 높게 응답했다. 이어 △‘WTO 등 국제중재수단 활용(11.4%)’ △‘미국의 한일간 중재(7.4%) 등을 꼽았다. 한일 양국 정부간 외교적 타협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전경련이 지난해 7월 실시한 설문에서 ‘한일 정부간 외교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40.5%) 대비 25.9% 가량 높아져 기업들이 양국의 외교적 노력을 통한 관계회복에 대해 갖는 기대가 보다 높아졌음을 나타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 실장은 “일본 수출규제 1년 동안 우리 소부장 경쟁력이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다소 상승했지만 단기간에 소부장 경쟁력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양국 정부도 수출규제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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