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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이순신

[신간]사뭇 딱딱한 우리 역사,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

이순신·세종대왕 혼령 간 대화 통해 역사 소개…엊그제 일어난 일상인 듯 친근하게 전달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9-09 18: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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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재, 인베스트링크, 1만5000원.
16세기 말, 조선은 지도상에서 사라질 뻔한 위기를 겪었다. 바로 ‘임진왜란’ 때문이다. 조선은 그 위기를 어렵게 극복해 냈다.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위기는 조선만의 위기가 아니다. 하마터면 동아시아 전체 지도가 바뀌고 나아가 세계지도마저 바뀔 수 있는 일대격동이었다. 수백 년 전부터 전 여러 아시아 국가의 해안과 내륙을 약탈해오던 일본은 히데요시에 의해 전국 통일을 이루었다. 이에 조직화된 군사력을 갖추게 된 일본은 중국, 동남아, 인도를 정벌해 대제국을 건설하려는 야망을 품게 됐다. 그 첫걸음으로 일본은 조선을 침략했다.
 
준비가 없었던 조선은 순식간에 영토의 대부분을 점령당하고 전쟁은 대륙으로 번질 급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선의 수군 명장 이순신이 일본군의 해상 병참선을 차단하면서 전쟁의 화마는 점차 진압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전쟁으로부터 자유롭게 됐다.
 
이에 임진왜란은 조선과 일본의 일대일 전쟁이 아니다. 16세기판 대동아 전쟁의 미수편이다. 이러한 대재앙을 직접 막아낸 공로자는 조선, 그 전쟁의 중심에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있다.
 
‘1592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우리나라의 내재적 접근법에서 조금 벗어난 각도에서 조명함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고난 극복의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재인식시키려는 의도를 강력히 표현한 작품이다.
 
첫 페이지를 펼쳐 들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에서 밤마다 혼령이 깨어나 서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레전드의 대화’라는 창의적 기법을 통해 보다 쉽고 친근하게 역사를 소개하고 설명하면서 먼 옛날의 화석화된 역사가 아니라 엊그제 일어난 주변의 일상처럼 독자에게 전달된다.
 
또 현실적으로 알기 어렵고 말할 수 없는 당시의 역사를 혼령을 통해 기탄없이 지적하고 평가하면서 독자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계기를 선사한다. 이는 단순한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일본과 명나라 3국의 정치, 사회,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조감하는 저자의 독창적인 안목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하겠다.
 
‘1592 이순신’은 한·중·일 삼국의 오랜 운명적 갈등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함에 있어 매우 유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이 적은 사람이나 종이 책을 잘 접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필독을 권한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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