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헤드라인 뉴스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슈진단] - 택배 노동자 과로사 위험

과로사 내몰린 택배기사, 업계 1위 CJ대한통운 ‘나몰라라’

본업 아닌 분류 작업에 시간 허비…노동 강도·업무 과중 심화 우려

새벽 출근·늦은 밤 퇴근…촉박한 배송시간에 끼니조차 거르기 일쑤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21 00:05:19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택배 물량 폭증으로 택배 노동자의 업무는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분류·배달 등을 위한 인력은 충원되지 않고 있어 택배 노동자의 업무가 크게 과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분류 작업 중인 택배 노동자들.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택배 종사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급기야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택배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택배 종사자들의 인력은 충원되지 않으면서 장시간 고된 업무에 내몰리다보니 과로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소속인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택배 종사자들의 거듭된 죽음에도 불구하고 근무 처우 개선 및 인력 충원 등 과로사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 71.3시간 육박…주 40시간 기준 최저임금도 미달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택배 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 종사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무려 71.3시간이다.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짧은 월요일과 토요일의 경우에도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현행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르면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 혹은 정신질환이 발생할 경우 인정되는 노동시간은 주당 60시간이다”며 “이는 현재 택배 노동자 모두가 업무상 질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기준이다”고 말했다.
 
택배 종사자들은 코로나 이후 업무량이 30% 정도 늘었다고 응답했다. 이 중 택배 분류 작업은 35.8%나 증가했다. 당초 택배 노동자들은 배송 업무만을 담당했지만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대리점의 요구에 따라 택배 분류 작업까지 도맡으면서 업무가 크게 과중됐다. 분류 작업은 실제 수수료가 지급되는 업무가 아니다. 엄청난 노동을 요하는 해당 작업을 공짜로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택배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장시간의 노동에도 택배 종사자의 소득 수준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당 70시간 가량을 일한 택배 종사자들은 월 평균 458만7000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각종 수수료와 차량 관리비, 물품 사고비 등 고정 지출을 제하고 나면 이들은 절반 수준인 234만6000원에 그친다.
 
한 사무처장은 “주 70시간을 일하는데다 심야 노동까지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274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얻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이를 주 40시간 기준으로 바꿔 계산하면 월 157만원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올해 주 40시간 기준 최저임급 월급 179만5310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고 꼬집었다.
 
새벽 출근·늦은 밤 퇴근에 저녁 있는 삶 ‘언강생심’…처우 개선·인력 충원 절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택배 배송 일을 하고 있는 홍 씨는 매일 새벽 6시면 서둘러 물류단지로 향한다. 물류단지에는 성인 남성의 키보다 높이 쌓인 이른바 택배탑들이 작업 공간을 한가득 메우고 있다.
 
홍 씨는 “택배 업체들이 매일 새벽 전국 각지에서 모인 택배를 이곳 물류단지로 가져와 서울 각 자치구별로 1차 분류해 택배 탑을 쌓아 둔다”며 “천장에 닿을 듯 쌓인 어마어마한 양의 택배 상자들을 각 동별로 분류하고 배송 차량에 나눠 싣는 작업까지 마쳐야 비로소 배송 준비가 완료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작업은 오롯이 택배 노동자 혼자만의 몫이다 보니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서둘러 분류 작업을 마치려 노력하지만 늘 정오 무렵은 돼야 마무리된다”고 덧붙였다.
 
홍 씨는 “자신이 맡은 지역의 택배 양에 따라 분류 작업 시간도 천차만별인데 코로나 이후로 택배 물량이 늘어 평소보다 한두 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것 같다”며 “분류 작업을 혼자 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데다 분류 작업 자체도 힘이 너무 많이 들어 고역이다”고 하소연했다.
 
분류 작업으로 흘린 땀을 겨우 식힌 홍 씨는 점심 먹을 시간도 없다고 했다. 아침 나절을 분류 작업하는데 사용하는 만큼 오히려 배송 시간은 줄어든 탓이다. 그는 보통 배송지로 택배를 나르는 길에 가까운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나 빵을 사서 배송 차량에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홍 씨는 “최근 들어 20~30% 정도 늘어난 택배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배송하려고 웬만해선 뛰어 다닌다”며 “하루 평균 400여 개의 택배를 전부 배송하고 나면 밤 9시는 훌쩍 넘긴다”고 했다.
 
이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면 일요일에는 녹초가 돼 여가·문화생활은커녕 하루 종일 쉬기도 바쁘다”며 “우리도 문재인 대통령이 누누이 얘기했던 저녁 있는 삶을 누려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장시간 노동이 거의 매일과 다름 없이 반복되면서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위험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택배 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인력 운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데일리
 
이는 비단 홍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택배 종사자들이 이른 아침에 출근한 뒤 분류 작업에 오랜 시간 매달린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본업인 배송을 시작하는 시간은 촉박하다. 이에 택배 노동자의 퇴근 시간은 다른 근로자의 퇴근 시간인 6~7시보다 한참 늦은 밤 9~10시가 당연시되고 있다. 심지어 자정에 가까워 퇴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시간 노동이 거의 매일 반복되면서 택배 종사자의 과로사 위험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에만 8명의 택배 종사자가 사망했는데 이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었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30~40대의 건강한 젊은 청년이었던 만큼 노동 강도와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택배 물량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 종사자의 노동 강도와 업무 과중이 심화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최대 택배 업체인 CJ대한통운의 경우 택배 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인력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책위는 “분류 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것만이 거의 유일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며 “1만5000여 명의 택배 노동자가 근무하는 CJ대한통운에 5명당 1명 꼴인 3000여 명의 분류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 노동자의 노동 시간을 조율하기 위해 배송 종료 시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일명 택배법이라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법을 즉각 이행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 좋아요
    0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의 집&빌딩

뮤지컬 배우이자 하이라이트에서 메인보컬을 맡고있는 가수 '양요섭'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서창진
한양대학교
양요섭
하이라이트
장중호
아이에스플러스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활동에 힘쓰고 있죠”
2017년 출범해 세미나·독서모임 꾸준한 행보… ...

미세먼지 (2020-11-27 03: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