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재확산을 막고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2차 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이들의 고충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현금지원성 대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세재혜택, 경기활성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코로나 방역대책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소상공인 ‘폐업 또는 폐업예정’
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재확산 방지를 위해 같은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했다. 이 조치로 수도권 소재 음식점과 제과점 38만여곳, 실내체육시설 2만8000여곳, 학원 6만3000여곳 등이 영향을 받게 됐다.
일반·휴게음식점 및 제과점 등은 오후 9시 이후로 포장·배달만 할 수 있게 됐으며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이 기간 중 포장·배달만 허용됐다. PC방,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 12곳의 경우 시설운영 금지조치가 내려졌다.
사실상 통금령·폐쇄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고충은 날로 커져갔다. 오랜 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제적인 체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인해 숨통마저 끊길 위험에 직면했다.
실제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의 많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폐업을 했거나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321곳으로 집계됐다. 1분기 39만1499곳에 비해 2만1178곳이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음식업종 상가의 경우 2분기 12만4001곳으로 집계됐는데 1분기(13만4041개)와 비교해 1만40곳이 줄었다. 3개월간 감소한 상가 2만여 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음식 업종인 셈이다. 이어 편의점, 마트 등 은식 업종과 인쇄소, 미용실 등 생활서비스 업종에서도 직전 분기 대비 3000개 이상의 매장이 사라졌다.
관광·여가·오락 업종 역시 줄폐업 사태를 피해가진 못했다. 관광·여가·오락 업종은 1분기 1만1714곳에서 2분기 1만454곳으로 1260(10.8%)곳이나 감소했다.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제한하고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게 하면서 이용자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3415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인 50.6%가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두 번 울리는 국고탕진 외면한 빚잔치 보여주기 대책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고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집합금지 업종에 해당되는 업종 소상공인에게는 200만원을 지원하고 집합제한 업종에는 15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집합금지 업종이나 제한 업종에 해당이 되지 않더라도 매출 규모가 작고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면 1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투입을 시사했지만 정작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하다. 현실을 전혀 모르고 내놓은 정책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피해규모에 비해 지원금 규모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설령 지원금을 여유있게 준다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위기만 반복될 뿐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 자영업자는 국민 혈세를 가지고 정부가 생색을 내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격한 반응도 쏟아냈다.
서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송창근 씨는 “지난 2주 동안 입은 매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물론 200만원이 큰돈이기는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돈이다”고 말했다. 송 씨는 “우리 가게만 해도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부터 알바생을 줄여나갔고 이제는 나 혼자 있는 상황이다”며 “장사를 언제 접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임대료와 인건비다”며 “200만원으로는 임대료를 내거나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 씨는 “차라리 임대료 감면 정책이나 자영업자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임금 인하 등의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 소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은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손님들이 뚝 끊겼다”며 “더위와 비를 피하기 위해 카페를 많이 찾았지만 실내에서 취식이 금지되자 취식을 할 수 있는 동네 카페로 손님들이 갔다. 테이크아웃 손님도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200만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삶을 유지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돈이다”며 “효용성 없는 돈으로 정부가 생색을 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창업할 때 받았던 대출을 유예해 준다거나 임대료 감면 등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로 그나마 식당, 술집 등은 숨통을 띄울 수 있지만 여전히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하는 업종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더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림 씨는 “코인노래방이 고위험군으로 지정돼 장사를 하지 못한 것이 벌써 3번째다”며 “코인노래방 하나는 폐업을 했고 한 곳의 경우 계약 기간 때문에 폐업조차 못하고 있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게 문을 닫아도 월세 700만원에 전기세 등 지출과 대출 이자까지 합치면 1000만원이 고스란히 나간다”며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는 200만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아니 사실상 약 올리는 액수라 차라리 받지 않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잠깐 영업이 풀렸을 때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정말 보상을 해줄 것이라면 영업 금지기간 동안의 임대료, 저작권, 음원 업데이트 비용 등을 형평성에 맞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금성 지원 대책은 큰 효과 없는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서는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은 “정부 방역대책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500~1000만원정도 손해를 봤다고 한다”며 “200만원이란 금액은 있느나 마나 한 금액으로 오히려 원망만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경제활동을 열어주는 것이 정답이다”며 “경제활동을 닫아놓은 상태에서 현금 지원을 해봤자 결국 또 다시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국채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행위 자체도 심각한 문제다”며 “국채를 발행해 시설을 남기는 것이 아닌 다 소비하는 것은 결국 후세에게 빚만 물려주는 정책이다”고 꼬집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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