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는 일본의 자폐적 국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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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는 일본의 자폐적 국수주의

스카이 뉴스팀 기자페이지 + 입력 2013-08-15 22:40:14

일본의 우경화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나치식(式) 개헌추진’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사용 공식화 추진’ ‘이즈모 진수식’ ‘독도 영유권 주장’ ‘신사참배’ 등등… 최근 일본이 잇따라 벌이고 있는 우경화 망동이다.

산케이 신문은 최근 “한국이 ‘전범기’로 단정, 적대시하는 욱일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욱일기는 일장기와 함께 일본을 상징하는 깃발로 자위대도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적’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얘기다.

깃발 한가운데에 태양을 상징하는 붉은 원이 있고 그 원에서 사방으로 뻗어간 16개의 빗살로 구성된 욱일기는 1870년 일본 육군의 군기로 공식 제정된 후 아시아 각국 침략 및 ‘대동아전쟁’에 동원된 군함마다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며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잔인한 침략’의 깃발이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 깃발과 같은 것이다. 일본에겐 욱일기가 자랑스러운 깃발인지 몰라도 국제사회, 특히 일제의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겐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戰犯旗)일 뿐이다. 그런 ‘침략의 깃발’을 만방에 흔들어 대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또 어떤 의도를 갖고 했는지 몰라도 하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68주년인 지난 6일 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이즈모’ 진수식을 가졌다. 이즈모는 독도를 부속도서라고 주장하는 시마네현의 옛 지명이자 과거 중국을 포격했던 일본 최초 순양함의 명칭이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국민감정을 건드리고도 남는다. 일본은 당초 호위함 명칭을 ‘나가토’로 지으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이름이 진주만 공격을 진두지휘했던 군함 이름으로 미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은 미국과 유럽의 눈치는 보면서 한국과 중국의 국민감정은 마구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말 아소 다로 부총리는 “나치 독일의 바이마르헌법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었다.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망언을 한 뒤 미국과 프랑스는 물론 독일까지 ‘나치식 개헌 추진’을 비판하고 나서자 ‘잘못된 발언’이라며 슬그머니 물러섰다.

일본의 우경화는 전적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주도하고 있다. 아베는 지난 5월초 번호가 ‘731’인 항공자위대 비행기를 타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포즈를 취해 2차대전 때 생체실험을 했던 일본 731부대를 연상시켰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도쿄돔 야구선수 시상식에서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평화헌법 96조를 개정하자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아베는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유다”라고 주장, 각료들의 참배를 사실상 허용했다. 최근 한-일축구 응원전과 관련해 “그 나라의 민도가 문제가 된다”고 한국민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우리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을 비롯해 행정과학상 등 각료 3~4명이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 같은 일본의 우경화는 국민들의 여론까지 조작하고 있다. 일본은 이달초 ‘일본 국민 61%가 독도를 일본영토로 생각한다’는 정부주도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여론조사를 위장해 남의 나라 땅을 놓고 자국민에게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으니 기막힌 노릇이다.

이처럼 아베 정권이 들어선 후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독도 영유권 망언을 쏟아내는 등 일본의 극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의 자폐적 국수주의 망상을 깨도록 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일본의 우경화가 반역사적 퇴행임을 가르쳐야 한다. 우경화 행보를 멈추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뿐 아니라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걸 경고해야 한다.

일본은 1993년 8월4일 당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 등 군국주의의 잘못을 인정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국제사회에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고노담화’가 발표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사를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등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은 지금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후유증으로 유출된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늑장 처리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과거사까지 부정하며 이웃나라인 한국과 중국을 무시하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외교전략은 그들의 선택이지만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고, 이웃에 외면당하는 나라는 세계의 일등국민은 커녕 지역의 리더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도 8·15 광복절을 맞아 자꾸만 우경화돼가는 일본을 생각하며 역사의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뉴시스/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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