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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피플] 작곡가 겸 라디오 DJ 래피(본명 김동효)

“랩으로 사람들을 해피하게 만드는 ‘래피’죠”

20년간 래퍼·작사·작곡, 라디오DJ, 강연, 책 집필까지 다양한 활동하는 뮤지션

정동현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19 0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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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피(사진)씨는 2000년 ‘엠넷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음악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저작권에 등록된 곡이 210곡을 가지고 있는 작곡가이면서 래퍼, 라디오DJ, 책을 쓰는 작가, 강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최원우 기자] ⓒ스카이데일리
 
“제가 음악 활동을 하는 목적은 저의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제가 ‘래피’라는 예명을 쓰고 있는데 ‘래피’는 ‘랩’으로 사람들을 ‘해피’하게 만든다는 뜻을 가지고 만들었죠. 음악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지금의 활동 이름을 짓게 됐어요. 이후에는 또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겠다는 욕심도 생겨서 책도 쓰고 강연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라디오도 진행하게 됐죠.”
 
11월 깊어가는 어느 가을날 오후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전망 좋은 카페에서 만난 작곡가겸 라디오DJ 래피(본명 김동효) 씨(46)를 만났다. 래피 씨는 밝은 미소를 보이며 스카이데일리 기자일행과 인사를 나눈 후 이어진 2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 책, 라디오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들려줬다. 래피 씨는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음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진주고등학교 2학년 시절에 록 음악에 한참 빠져있을 때였어요. 저와 친구들 그리고 선배님들과 록 밴드 ‘비 갠 오후’라는 이름을 만들어서 활동했는데 연습할 만한 곳이 마땅히 없었죠. 그래서 당시 초전동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빌려서 밴드 연습을 했어요. 그땐 거기가 전부 논밭이었거든요. ‘DNC’라는 밴드와 함께 연습을 했었는데 밤새도록 연습해도 피곤하지 않았죠.”
 
래피 씨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 아버지의 반대가 너무 심했다. 그래서 꿈을 반대하는 아버지로부터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능까지 1년이 남은 고2 여름방학 때 친구와 함께 아침 5시반부터 도서관에 가서 입시 준비를 했고, 그 결과 경희대학교 섬유공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오로지 음악을 위해 서울에 입성한 그는 대학에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 당시 대학교에 있는 록 밴드 동아리 ‘탈무드’에 지원했는데 탈락해서 굉장히 좌절이 컸어요. 그런데 떨어진 이유를 친구에게 들었는데 충격이었죠.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떨어졌다는 거예요. 이후 1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하기 전에 고향 진주의 ‘매드월드’에서 DJ 알바를 했어요. 이때 음악의 다양한 세계를 알게 된 기회가 됐죠. 해외 최신 음악을 들으며 록 외의 음악에도 마음을 열었고 그 당시 힙합음악을 들으면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군 제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외국 랩을 따라 부르고 시작했는데 Snow의 ‘Informer’라는 곡을 달달 외우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1998년에 복학 후 경희대 최초 힙합동아리 ‘래빈’을 만들었어요. 최자, 개코, 스컬 등이 이때 연합회에서 함께 활동했죠.”
 
“그 무렵엔 학업에도 열심이었어요. 제가 음악을 계속 하기 위해선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 거죠. 학업에 매진한 결과 전액 성적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리고 아버지께 ‘장학금도 받았으니 이젠 (음악하는 것) 봐주이소’라고 당당히 말씀을 드렸죠. 성적이 우수해서 교수님들이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기도 했었어요.”
 
2000년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 우승 차지… 210곡 저작권 보유
 
 
 
▲래피 씨(사진)는 음악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2004년부터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평소에 관심있던 동양철학에 대한 책을 저술하면서 작가와 강연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래피 씨는 2000년에 랩을 직접 만들어서 ‘엠넷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이후 프리스타일 랩 배틀 코너도 진행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2001년 3인조 혼성그룹 ‘셰익스피어’로 데뷔했으나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후에는 작사, 작곡을 하게 되면서 꾸준히 음악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210곡이 넘는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작곡가인데 그 중 특히 애정이 가는 곡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사과하십쇼’ ‘너만 없어 고양이’ ‘쿵 하면 짝’ ‘치킨이 닭’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방향으로’를 열거했다.
 
“그 당시에 홍대여신 요조가 같은 팀 래퍼 겸 보컬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생각처럼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됐죠. 최근 유튜브에서 57만건 조회 수로 높은 인기를 끌기도 한 화제 곡인 ‘사과하십쇼’는 충주 사과를 테마로 한 이 곡의 탄생과정이 재미있어요. 제가 아는 분 중에 충주 출신이 계셨는데 곡 제안을 해서 만들게 됐죠. 기장 군수의 ‘사과하십쇼’라는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나오는 멘트를 샘플링해 EDM과 접목시킨 것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것 같아요. 그야말로 대박이 났던 곡이었어요. 그리고 ‘너만 없어 고양이’는 제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이기도 해서 만들게 됐어요. 재즈 뮤지션 남예지 씨와 협업으로 만들어낸 곡으로 경쾌한 스윙 리듬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곡이죠.”
 
래피 씨가 작곡한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방향으로’라는 곡은 인생이 정답이라는 것이 없는데 남들이 뭐라 하든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인생은 다 각자의 스토리텔링이 있고 한편의 영화이며 한 곡의 노래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묵묵히 자신의 길을 밟아나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치킨이닭’은 배틀그라운드 게임 방송 때 쓰려고 만들었던 곡인데 이후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NC다이노스 야구단에서 응원가로 쓰이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으로 인해 이 노래를 부른 한민관과 함께 NC다이노스 홈구장에서 시구, 시타를 하기도 했었다고 래피 씨는 자랑했다. 또한 유튜브에서 공개된 김호중의 곡 ‘살아’를 작곡하기도 했다. 성악과 랩이 합쳐진 노래는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곡이기도 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잘 나갔던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기도 했다. 2000년 우승을 하고 데뷔 초창기였던 2001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0년에 프리스타일 우승하고 여러 가지 앨범을 내놓는 기회들이 생기면서 음악활동을 하게 됐는데 당시 3인조 혼성 그룹인 ‘셰익스피어’로 데뷔를 했지만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 이후에 작사‧작곡을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라디오의 게스트로 나오는 기회가 생겼어요. 2004년에 ‘철이와 미애’로 활동한 가수이자 라디오 DJ로 활동한 철이 선배가 저에게 고마운 스승 같은 분이시죠. 그때 저를 진행하시는 라디오의 게스트로 불러주면서 그때부터 라디오와 인연이 시작됐어요. 저는 트로트를 리믹스해 거기에 랩을 집어넣는 작업을 했고 한 코너를 맡으면서 라디오를 시작했죠. 보통 라디오 프로 코너 게스트들은 피디가 바뀌거나 진행자가 그만두면 하차하는데 제 경우는 운이 좋았던지 방송에서 계속 기회가 주어졌고 2007년에는 ‘김창열의 올드스쿨’에서 고정게스트로 활동하면서 2018년까지 활동했었죠. 이후에 라디오DJ를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십 수년간 라디오 게스트를 하면서 진행자를 꿈꾸기도 했었는데 마침내 꿈이 이뤄진 거죠.”
 
▲래피 씨(사진)는 현재 SBS러브FM 토·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는 라디오 ‘DJ래피의 드라이브 뮤직’을 2년이 넘게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십년간 라디오 게스트 출연하면서 라디오 진행자를 꿈꿔왔던 그에게 라디오 진행은 최고의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DJ래피 제공]
 
래피 씨는 2018년 9월부터 SBS러브FM에서 ‘DJ래피의 드라이브 뮤직’을 진행하고 있다. 주말 아침 9시부터 생방송으로 2시간 이어지는 방송이다. 이 프로그램의 1시간은 DJ래피가 리믹스한 곡들을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청취자들이 보내주는 사연과 신청곡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청취율이 꽤 높은 편이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랩 가수이자 작곡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면서 랩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제 인생에서 랩은 인간의 리듬을 보호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노래라고 생각해요. 랩은 생명체 속에 흐르고 있는 리듬을 확인하면서 발산시키는 역할을 하죠. 이는 결국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주고 랩은 잠자던 생체가 리듬을 회복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죠. 랩에는 저만의 철학을 녹여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랩 가사 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사만 잘 쓰면 랩은 최고의 반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죠.”
 
래피 씨는 음악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범위를 넓혀 나갔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고 평소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아 음악활동 이외에는 책도 많이 읽으면서 책을 쓰기도 한다. 평소에 이동하면서 남는 자투리 시간에는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독서광이기도 하다. 그는 매월 50~70권 정도 읽는다고 밝혔다. 운전을 할 때도 오디오북을 듣고 집에 TV가 없어서 하루 종일 책을 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물으니 래피 씨는 쑹훙빙의 ‘화폐전쟁’, 셸리 케이건의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추천했다. 그는 2018년에 ‘래피의 사색’이라는 에세이집, ‘내 인생의 주역’이라는 한글로 해석한 주역 입문서, 그리고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꾼다’ 저서를 발간했다. 노래하는 가수가 글을 잘 쓰는 비법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은 안 했었지만 평소 활자 중독이 있을 정도로 책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책을 많이 읽으니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 지에 대한 저만의 감각이 생겼어요. 지난달에는 책을 57권 정도 읽었어요. 바쁠 때는 30~40권 보기도 하고 시간 있을 때는 60~70권 읽죠. 2018년 12월25일에 나왔던 책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꾼다’는 제가 고민하면서 정리한 좋은 삶을 만드는 요소를 담은 책이죠.”
 
끝으로 래피 씨는 독자와 방송 청취자를 향해 우리가 살면서 합격, 연애, 승진, 선발, 우정, 명예, 존경 등을 바라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부딪쳤을 때 용기를 내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쌓아온 것이 있다면 이는 모두 실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패가 성공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몸으로 겪었기에 실패에 좌절하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네고 싶다고 했다.
 
“실패로 치면 저는 대한민국 탑3에 들 정도였죠. 정말로 수많은 시도를 했고 그 중에 많은 실패를 경험했어요. 지금도 실패는 계속 진행 중이죠. 그런데 실패는 모든 성공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라고 봐요. 야구도 제 아무리 잘 쳐봤자 3할이고 호랑이와 사자의 사냥 성공률도 10~20%밖에 안 되죠. 실패는 기본 값이라는 말이죠.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내가 항상 실패하는 것도 아니에요. 실패를 경험 삼으면 발상의 전환이 된다고 봐요. 저의 책 ‘세상은 됐고 나를 바꾼다’는 일이 성사되지 않을 때 ‘아 그렇게 됐구나’ 하고 흘려보내면 삶이 좀 더 여유로워질 거라고 위로하는 책이에요. 저의 경험에서 우러난 위로가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라요.”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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