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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우연히 길거리 공연을 만나면 잠깐 자리에 서서 공연을 지켜보거나 눈을 한순간 떼지 못하면서 지나간 일을 누구나 한두번 이상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직접 접하는 문화공연들은 회색빛 도심생활 속에서 청량한 정서로 다가온다. 아마도 TV, 스마트폰 등 디지털문화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의 편안한 휴식에 자기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경향이라고 보여진다. 도시인들은 현재 외부로부터 접하는 정서를 혼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는 기회가 줄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생산과 소비활동에 지치고 소통이 메말라 가는 현실 속에서 음악과 공연은 잠시 여유를 찾고 서로를 돌아보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 공연장을 찾고 주제를 소통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원구 주민들이 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문화를 선도적으로 만들고 있고 주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 이 단체의 이름은 ‘노원놀이문화사랑회’다. 이 모임은 주민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동네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을 열고 있다. 아울러 지역축제가 열릴 때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탈놀이, 국악공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노원놀이문화사랑회’의 태동 및 성장과정과 주요 활동사항들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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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놀이문화사랑회 안진모 회장의 부인 김미경씨가 초창기부터 행사의 MC를 많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노원구청 CCTV관제센터에 일하고 있다. <사진=노원놀이문화사랑회>
노원구에 일부 주민들이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출연자들을 섭외해 근처 야외공연장 또는 지역축제 현장에서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당 단체는 ‘노원놀이문화사랑회’(이하·노원문화)다. 비영리인 이 단체는 1997년 중계동 주민들 7명이 모여 최초로 결성됐다.
공연 내용은 탈춤, 국악, 노래, 색소폰, 벨리댄스 등 장르 불문하고 장기가 있는 주민들은 누구나 행사에 참여해 무대를 꾸밀 수 있다.
노원문화 태동 당시 공장운영 사장, 음향기기 사업자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뜻을 모았고 현재까지 이들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문화소통 행사로 발전
▲ 정월대보름 노원구거리를 풍물패와 함께 쥐불놀이가 노원구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노원놀이문화사랑회>
‘노원놀이문화사랑회’ 회원들은 구청으로부터 일부 보조금을 지급받지만 아직도 회원들이 각자 사비를 들여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음향기기 대여 사업을 하는 회원은 저렴하게 엠프 등을 설치해주며, 각각의 회원들이 자신들의 위치에 맞게 출연자 섭외, 조명설치 등 궂은 일들을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안진모 회장(55)은 “동네 주민들끼리 모여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경기도 시화공단에서 베어링 아답타 공장을 15년간 운영하다 현재 노원구립장애인일자리센터에서 사업팀 팀장으로 근무하며 ‘노원놀이문화사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특히 안 회장의 아내 김미경씨는 97년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사회를 도맡으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씨는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소속으로 구청 CCTV 관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 정월대보름이면 노원놀이문화사랑회 주최로 새해 질병과 근심을 떨쳐버리는 세시풍속인 달집태우기가 진행된다. <사진=노원놀이문화사랑회>
처음 7명의 주민들이 뜻을 뭉쳐 시작한 ‘노원문화’는 16년이 지난 지금 다음카페 회원수는 200여명으로 증가했으며, 정기적으로 20~30명의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 공연을 기획하며 행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당초 의욕적으로 한달에 두 번씩 열기로 계획됐으나 출연료 지급, 시설비 등의 어려움으로 현재 1년에 6회 열고 있다.
안 회장은 “출연자들에게 출연비를 줄 수 없어 섭외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며 “따로 식사를 대접하거나 아니면 무료로 공연해줘 개인빚(마음의 빚)이 많다”고 출연자 섭외의 어려움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출연자들이 봉사자로 선순환 확장
▲ 청소년들이 중계근린공원 야외무대에서 갈고 닦은 춤 장기를 뽑내고 있다. <사진=노원놀이문화사랑회>
이렇게 16년간 활동이 이어지면서 출연자들 또한 마음을 보태 단체의 회원이 되는 등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중계동에만 한정돼 있던 회원들이 하계, 상계동 가릴 것 없이 노원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이웃간 문화공연을 함께 즐기자고 시작된 활동이 지자체 전역에 퍼진 것이다.
주요 행사를 보면 2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행사를 하고 5월 5일 어린이 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마련한다. 이어 6월에는 단오행사에 참여한다.
7월은 중계근린공원에서 영화상영을 한다. 8월에는 청소년을 위한 공연을 마련해 오다가 올해부터는 당현천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물놀이 마당을 꾸미고 있다.
9월에는 그동안 공연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모아 장기자랑 등 다양한 공연을 마련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같은 공연은 지난 1997년부터 올해 119회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 야외공연장에는 해금 등 전통공연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인식돼 가고 있다. <사진=노원놀이문화사랑회>
‘노원문화’의 활동이 오랜기간 꾸준히 이어지며 다양한 해프닝도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야외공연 소음민원 때문에 관계자가 몇 번이나 파출소로 끌려간 일이 있다.
안 회장은 “구청에 얘기하고 음악 공연을 저녁때 하게 되면 소음민원으로 파출소에서 그만하라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민들을 위해 공연을 마련하지만 파출소에 불려가 해명까지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민원은 계속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보하는 것도 많이 어려웠고 저희가 나름 현수막도 제작해서 걸고, 걷어 오곤 했다”며 “지금은 많이 알려져 주변에서 도움도 주고 홍보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원문화의 활동은 구청과도 연계되면서 오는 10월 구민의날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단체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노원문화’는 10월 12일 문화의 거리에서 국악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내년 2월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집태우기에 쓰일 볓짚을 벌써부터 나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안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좀 더 노원구에 기여를 많이 해 봉사도 많이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그런 단체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회원모두가 바쁜 와중에 쉽지않을텐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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