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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업체인 서희건설의 전신은 1982년 설립된 운송 전문업체 영대운수다. 창업자 이봉관 회장은 평안남도 평양 출신으로 경희대를 거쳐 1970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공채 2기로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포스코에서 나와 영대운수를 설립했고, 1994년 업종을 건설업으로 바꾼 뒤 회사 이름도 서희건설로 변경하며 건설업에 본격 진출했다. 서희건설은 사업 초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토건정비 공사를 시작으로 조달청 발주공사, 지자체 발주공사 등을 따냈다. 이후 서희건설은 다른 건설회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교회, 학교, 병원, 교도소, 쓰레기 매립장 등의 건설을 따내며 사세를 확장시켜 나갔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특수시설의 건설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민원이 많이 발생해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공사수주를 꺼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이 회장의 틈새시장 공략은 상당한 노하우와 추진력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 회장의 판단은 적중해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갔다. 이후 2000년 회사 이름을 서희이엔씨로, 2003년 다시 서희건설로 변경했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을 주축으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중견 서희그룹을 일궈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서희건설이 속한 서희그룹은 총 27개(국내26개, 해외1개)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들 중 서희건설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희건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불어 닥친 건설업 불황의 여파를 겪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공사 매출비중이 85.22%를 차지해 내수 건설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희건설은 연결실적의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서희건설 계열사 중 적자규모가 큰 계열사의 지분을 타 계열사로 넘기는 등의 노력을 펼쳤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당기순손실(연결)이 3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실액이 크게 증가했다. 이봉관 회장은 ‘기업은 나라와 직원의 것이며 국민의 소유다’는 공익에 대한 신념과 사람을 중시하는 ‘인본주의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신념을 기반으로 ‘안 간길을 간다’는 특유의 승부수로 짦은 기간에 ‘건설 기린아’가 된 이 회장이 지금의 건설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위기의 건설업’ 시리즈 두 번째로 ‘서희건설’의 성장배경과 경영 상황 및 전망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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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82년 창업주인 이봉관 회장이 설립한 운송업체 영대운수가 전신인 서희건설은 1994년 건설업체로 첫 깃발을 올린 후 문화·복지 관련 시설과 병원·학교·교회·군부대·교도소 등의 분야에 눈을 돌려 빠른 성장세를 일궈낸 중견건설업체다. 사진은 양재동에 위치한 서희건설 서울사무소 전경. ⓒ스카이데일리
교회·병원·군부대 등 건설업 틈새시장 진출 후 승승장구
지난 1982년 창업주인 이봉관 회장이 설립한 운송업체 영대운수가 전신인 서희건설은 1994년 주력사업을 건설업으로 변경하며 건설업체로 첫 깃발을 올렸다. 서희건설은 다른 건설업체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현재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아울러 건설을 주축으로 한 서희그룹은 중견그룹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서희건설은 설립 초기부터 다른 건설사들이 꺼려하는 분야인 틈새시장에 진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건설업체들이 대체로 부동산 경기가 한창 호황을 누릴 때 아파트 사업으로 큰 수익을 냈지만 후발주자인 서희건설은 경쟁력이 약한 아파트 사업 보다는 문화·복지 관련 시설과 병원·학교·교회·군부대·교도소 등의 분야에 눈을 돌렸다. 서희건설은 나아가 ‘백년대계의 친환경공간 창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환경·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교회·학교·병원 등의 건축은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기피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교회 등 종교시설은 건축물 디자인이 독특하고 표준화가 어려워 상당히 높은 시공기술을 요할 뿐만 아니라 시공에 관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민원발생률이 높기 때문이다. 학교·병원 등의 건물도 대부분 순수 민간자본 사업이 아니라 교회 못지않게 건설과정이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봉관 회장은 기업의 인지도를 올리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과감히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와 관련, 이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파트는 미분양이 나면 공사비조차 회수하기 어려워 위험부담이 크다”며 “대신 교회, 병원 등의 틈새 건축시장에서는 고생한 만큼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 은행에서 큰 돈을 빌리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이 회장의 뚝심철학으로 교회 건축 분야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올리며 성장했다. 서희건설은 청운교회, 명성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성전, 광림교회, 삼일교회, 포항중앙교회 등 국내 내로라 하는 대형교회 대다수를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려대 구로병원, 서산중앙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분당 차병원 등 전국 각지의 유명 대학병원들의 건설을 맡았다. 경희대 경영대학관과 국제회관, 홍익대 디자인센터, 고려대 세종캠퍼스 종합운동장, 동국대 100주년 기념관 등도 서희건설에 의해 지어졌다.
▲ 건설업계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서희건설은 이후 휴게소운영, 폐기물발전처리, 해외플랜트 및 건설, 대학기숙사 운영 등에 진출하며 계열사들을 늘려 지난 9월 말 기준 총 27개의 계열사를 가진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분당에 위치한 서희건설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건설업계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서희건설은 이후 휴게소운영, 폐기물발전처리, 해외플랜트 및 건설, 대학기숙사 운영 등에 진출하며 계열사들을 늘렸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서희건설을 주축으로 한 서희그룹은 총 27개(국내26개, 해외1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희건설의 지분구조는 이봉관 회장(6.9%) 외 특수관계인이 7.7%, 서희그룹의 계열사인 유성티엔에스가 8.72%, 서희이엔비가 5.44%, 서희비엔씨가 1.82%, 애플트리디앤아이가 2.07% 등을 보이고 있다.
서희건설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 3곳(서희이엔비가·서희비엔씨·애플트리디앤아이)이 이봉관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유성티엔에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이 20.96%로 최대주주주임을 감안하면 이봉관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서희건설의 지배력은 실질적으로 25.75%에 달한다.
건설경기 불황, 국내 시장 의존도 높아 ‘휘청’
▲ 건설업 틈새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한 서희건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계 불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서희건설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건설업 틈새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승승장구한 서희건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계 불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로 교회, 병원 등 특수 건물의 신축 공사물량 자체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분양 시장 불황으로 재건축 아파트 등의 공사 발주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희건설은 다른 건설업체에 비해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아 국내 건설경기 불황을 피해가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매출비중은 △2011년 국내공사 100%, 해외공사 0%, 기타 1.7% △2012년 국내공사 86.68%, 해외공사 3.12%, 기타 10.19% △2013년 3분기 국내공사 85.22%, 해외공사 3.52%, 기타 10.9% 등으로 국내공사 비중이 85% 이상을 꾸준히 웃돌았다.
서희건설은 결국 국내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여파가 크게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서희건설은 지난 2010년 이후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는 평가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 계열사들마저 부진이 이어지면서 서희건설의 부채비율 관리가 관심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 후 서희건설의 실적(개별)은 △2010년 매출액 약 1조303억원, 영업이익 약 236억원, 당기순손실 약 105억원 △2011년 매출액 약 1조24억원, 영업이익 약 175억원, 당기순이익 약 81억원 △2012년 매출액 약 8595억원, 영업이익 약 71억원, 당기순손실 약 113억원 △2013년 3분기 말 매출액 약 5614억원, 영업이익 약 81억원, 당기순손실 약 257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최근 4년간의 순손익 현황을 보면 2011년 한 해만 빼고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1년 이익도 그 규모를 크게 볼 수 없다는 평가다. 2012년의 매출감소 또한 눈에 보이는 부분이다.
같은 기간 서희건설의 부채 재무현황(개별)은 △2010년 자본총액 약 2046억원, 부채총액 약 5462억원, 부채비율 약 266.95% △2011년 자본총액 약 2283억원, 부채총액 약 5523억원, 부채비율 약 241.91% △2012년 자본총액 약 2494억원, 부채총액 약 4619억원, 부채비율 약 185.20% △2013년 3분기 말 자본총액 약 2236억원, 부채총액 약 4318억원, 부채비율 약 193.11% 등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지분 넘겨 재무건전성 확보했지만 미봉책 지적
▲ 서희건설은 지표상으로만 보면 손실액이 높아진 가운데 부채비율은 다소 안정화 돼 가는 추이를 보이지만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으로 인해 연결 기준 실적 및 재무현황은 더욱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서희건설 본사 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희건설은 지표상으로만 보면 손실액이 높아진 가운데 부채비율은 다소 안정화 돼 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결 기준 실적 및 재무현황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손실액도 크고 부채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적개선’과 더불어 ‘부채비율 관리’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서희건설의 실적(연결)은 △2010년 매출액 약 1조182억원, 영업이익 약 219억원, 당기순손실 약 159억원 △2011년 매출액 약 9658억원, 영업이익 약 97억원, 당기순손실 약 53억원 △2012년 매출액 약 9192억원, 영업이익 약 72억원, 당기순손실 약 168억원 △2013년 3분기 말 매출액 약 6005억원, 영업이익 약 152억원, 당기순손실 약 359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같은 기간 서희건설의 재무현황(연결)은 △2010년 자본총액 약 1981억원, 부채총액 약 7454억원, 부채비율 약 376.27% △2011년 자본총액 약 2318억원, 부채총액 약 5544억원, 부채비율 약 239.17% △2012년 자본총액 약 2453억원, 부채총액 약 5446억원, 부채비율 약 222.01% △2013년 3분기 말 자본총액 약 2085억원, 부채총액 약 5712억원, 부채비율 약 273.95% 등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서희건설 부채비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부실 계열사 실적악화를 꼽고 있다. 그동안 서희건설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투자회사 지분을 계열사에 넘겨 연결대상에서 제외시키는 형태의 임시처방을 해 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서희건설 연결 실적은 지난 2010년 11개의 계열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후 부채비율이 급등하자 손실액이 큰 계열사의 지분을 다른 계열사에 넘겨 연결 실적에서 제외시켰다. 서희건설의 보유지분을 50% 이하로 떨어뜨린 것이다. 2011년 부채 규모가 큰 도브르하우징, 서희디벨로퍼 등의 시행사가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그 사례로 꼽힌다.
서희건설 연결실적 계열사 수는 2010년 11개, 2011년 6개, 2012년 5개, 2013년 3분기 말 6개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서희건설은 이 같은 방식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기는 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당시 연결대상에서 빠지지 않은 계열사들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서희건설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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