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지금 당신에게 5 억의 현금이 있다고 하자. 또 연간 인플레이션이 4 % 라 하고 대형은행의 예금 금리가 3 % 라고 하자. 이럴 경우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해마다 실질가치는 마이너스 1% 가 될 것이다.
실질가치가 깎여나가는 것이 아까운 당신은 7 억 짜리 아파트를 2억 대출을 받아 산다고 하자. (대출 금리는 연간 5 % 라고 하자.)
5 년 뒤에 아파트 가격이 지금 시세의 반으로 내린다고 가정할 경우, 예금과 아파트의 득실을 계산해보자.
예금을 했을 경우 5 년 뒤에 누적금리가 15 % 이니 찾게 되는 액수는 5억 7천 5백만 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질가치는 누적손해가 5 % 이니 4억 7천 5 백만 원이 될 것이다.
아파트를 샀을 경우 5 년 뒤에 7 억 짜리가 3억 5 천만 원이 될 것이다. 손해를 봤으니 더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싶어 당신이 아파트를 팔 경우 은행 빚 2억을 제하면 손에 쥐는 것은 1억 5천만 원이다.
게다가 5 년 동안 대출금리를 지불했으니 대출 2억에 대한 누적이자지불은 5 천만 원이었다. 그러니 집 팔고 빚 갚고 남은 돈은 사실 1억이다. 또 있다, 그간의 누적 인플레이션 20 %를 감안하면 사실상 8천만 원만 남는다. 당초 원금 5 억이 그렇게까지 쪼그라든다.
사실상 은행예금의 경우 4억 7천 5 백만, 아파트를 샀을 경우 8 천만 원이 되니 그 차이는 무려 5.9 배가 된다. 아파트 구입한 것이 망해도 완전 망한 셈이다.
여기서 아파트 구입보다도 대출을 받은 것이 더더욱 결정타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과연 5 년 후에 부동산 시세가 지금의 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냐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계적 경기침체와 부채문제, 디레버리징 추세가 未久(미구)에 우리에게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거라고 본다면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내가 현금을 보유하라고 하는 것은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2008 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돈을 엄청 풀어가면서 경기를 부양해왔고 우리 수출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 있기에 그간 최대한 善防(선방)해왔지만 언제까지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우리가 그간 잘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타 선진국에 비해 국가부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까닭이니 이 역시 과거 민주화와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의 정부들이 재정운용을 튼실하게 해왔던 덕분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복지비용의 증가 추세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니 급속도로 국가 재정은 악화되어 갈 것임은 기정사실이고 당연히 인플레이션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 현금으로 보유할 경우 그 실질가치는 계속 떨어져갈 것이다.
하지만 그 도중에 경기변동과 글로벌 환경 악화로 인한 급속한 외부 충격이 올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의 극심한 하락 변동에 우리 경제는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기간 동안 현금의 가치는 앞서 예를 든 것처럼 엄청나게 그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현금을 보유하라고 하는 것은 지금 모든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다 팔아치우고 현금으로만 갖고 있으라는 말이 아니라, 그런 변동에 견딜 수 있는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가령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아파트가 빚이 거의 없다면 그냥 가지고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아파트 시세가 반 토막이 난다 해도 그렇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고 극심한 하락 변동의 구간이 지나가면 다시 가격을 어느 정도 되찾을 수도 있으니 그렇다. 어쩌면 이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 특히 우리 사회의 중산층들은 거의 모두가 금융 빚을 안은 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5 년 안에 부동산 시세가 절반으로 내릴 가능성은 이미 농후하다. 그러니 그 하락 변동에 견딜 수 있지가 않다.
가계 빚 900 조 원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 중 절반만 부동산 담보 대출이라 봐도 그 규모를 능히 어림할 수 있지 않은가!
5 년 뒤에 아파트 시세가 지금의 반값이 될 경우, 그냥 우리 대한민국 중산층의 몰락을 떠나 달리 무엇이겠는가?
그러니 5 년 안에 대한민국 중산층은 소멸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내가 얻은 결론이다.
대책?, 정부가 뭔가 방법을 내놓겠지 하는 생각이야 들지만 솔직히 무슨 대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미국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거품 해소와 마이너스 게임의 시대에 우리인들 솔직히 무슨 대책이 있겠는가 말이다.
글로벌 마이너스 게임의 본질은 거품 해소이고 다시 말하면 거품으로 생겨난 전 세계의 富(부)를 소멸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누적된 부를 없애야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니 이는 소수 권력집단의 음모라기보다 절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즉 自然(자연)인 것이고 세상의 이치라 하겠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소위 선진국들은 재정 인플레이션을 통한 국가 부채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마이너스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이 달러의 양적 완화, 달러 찍어 풀기를 했으니 더더욱 인플레이션이 생겨날 것 같지만 본질은 디플레이션인 것이 지금 벌어지는 글로벌 마이너스 게임이다.
이 게임은 일방적으로 디플레이션만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인플레이션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심한 인플레와 디플레를 두어 번 섞어서 흔들어놓으면 절로 그간의 부는 대부분 소멸되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마치 증시가 오르는 구간이나 내리는 구간보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박스(box) 장세에서 서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것과 그 이치가 같다. 가만히 있었으면 손해도 이익도 없었을 것을 그냥 우왕좌왕하다 보면 다 털리는 것과 같다.
독일은 그들의 방식대로 유럽중앙은행의 돈 찍기에 반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각 나라가 공조해서 긴축 재정을 택해도 거품은 해소될 것이고, 미국의 제3차 양적완화가 얘기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의 국가부채가 그런 것을 쉽게 용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마이너스 게임의 진행에는 어떠한 차질도 없다.
특히 만일 미국처럼 글로벌 권력자가 아닌 우리나라 정부가 대거 돈을 찍어서 경기를 부양하다가 국가 재정이 어느 선 이상으로 악화될 경우 국가 신용도의 하락과 함께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것 정도는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국내 자본 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대거 탈출할 것이고 증시는 대폭락, 그로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정부가 계속 돈을 찍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해도 가계 소득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가계 빚만 더욱 늘어날 것이니 결국 어느 선에 가면 붕괴하고 말 것이다.
이리 가도 거품 해소, 저리 가도 거품 해소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현금을 보유하라고 하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정리하라고 해야 더 맞는 말일 것이다.
만일 디플레이션이 온다면 당연 현금이 유리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어도 그에 상관없이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도중에 있을 수 있는 극심한 경기 침체와 자산 가격 변동에서 가장 손해를 적게 보는 방법, 따라서 가장 이익을 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 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가 미국과 유럽, 일본의 사정이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으니 그렇다.
이제 구체적으로 얘기를 많이 했다 싶지만, 내가 현금을 보유하라고 얘기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남북한의 통일이 가져다 줄 새로운 기회와 관련이 된다.
남북의 통일은 이제 10 년 미만의 일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통일 이후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새로운 얘기를 들려드릴 생각이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http://www.hoho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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