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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이른바 ‘파티게이트’에 대한 의회 조사에 반발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리시 수낙 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사면초가에 처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 보수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지지율이 크게 뒤처지는 가운데 존슨 전 총리 거취를 두고 내분까지 일어나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매체 가디언 등은 수낙 총리에게 다음 선거에 존슨 전 총리가 보수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압력이 보수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존슨 전 총리의 전격적인 사임에 대해 그의 파벌이 내각을 망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존슨 전 총리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 중 한 명인 나딘 도리스 의원에 이어 10일 그의 측근인 나이젤 애덤스 의원이 사퇴를 발표하면서 3곳에서 보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문제는 존슨 전 총리의 옥스브리지 선거구에서는 노동당이 승리를 확신하고 있고, 도리스 의원의 미드 베드퍼드셔 선거구에서는 자유민주당이 약진하고 있다. 자칫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이 패배할 경우 수낙 총리에게 정치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수낙 총리 측근인 고위 관계자는 “존슨 전 총리에게 충성하는 의원들의 사퇴는 (보수당에) 최대한의 혼란을 주도록 설계됐다고 믿는다”면서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함께 절벽에서 차를 몰고 내려가기로 결심하는 순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존슨 전 총리가 의회에 복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슨 전 총리의 후원자였던 한 보수당 고위 관계자는 “존슨 전 총리가 다음 선거에서 출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보수당 의원들의 분명한 의견”이라며 “어떤 수단으로든 그를 막아야 하며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수낙 총리와 친분이 있고 존슨 전 총리를 지지해 온 또 다른 보수당 고위 관계자는 “그가 하원 절차를 모욕하는 행동을 한 방식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의회를 모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가 다시 의회에 들어올 수 있다면 계속 정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내분으로 보수당내 분위기는 악화돼 소속 의원 44명은 이미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존슨 전 총리의 향후 행보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영국 의회 일각에서는 그가 도리스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존슨 전 총리는 9일 성명을 통해 “파티게이트 조사 초당파 위원회가 보낸 관련 서한을 받고 당황스럽고 소름끼쳤다”면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방역 수칙을 어기고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위원회는 그가 파티와 관련된 규정이 모두 준수됐다고 주장해 의회를 오도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데 곧 발표될 보고서에서는 이것을 사실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10일 이상의 직무정지를 권고할 수 있는데 이는 보궐선거를 요구할 수 있는 주민 소환 기준을 만족시킨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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