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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25일(현지시간) 치러진 2차 총선에서 승리하며 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96%가 넘는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신민당은 40.5%의 득표율을 얻어 300석 가운데 158석을 확보했다. 그리스 선거법에 따르면 2차 총선에서 제1당은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SYRIZA)은 17.8%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달 1차 총선에서 얻은 20% 보다 훨씬 더 적은 득표율이다. 사회민주당(PASOK)이 11.9%, 공산당(KKE)이 7.6%를 얻어 1차 총선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극우 정당 3곳과 포퓰리즘 좌파 정당 ‘자유의 과정’도 의회 진출 문턱인 3%를 넘는 데 성공했다. 겨우 3주 전에 창당돼 지금은 없어진 네오나치 정당 ‘황금새벽당’ 전 대변인의 지지를 받은 ‘스파르타인’당이 4.7%를 얻었다. 친러시아·극단적 민족주의 성향의 그리스 해법당은 4.5%, 5월 여론조사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 보수주의 종교 세력인 니키당은 3.7%를 각각 득표했다.
신민당 대표인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선거 승리가 확실시 된 뒤 TV에 방영된 연설에서 “국민은 우리에게 확실한 과반수를 주었다”면서 “주요 개혁은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4년에 한 번 총선을 치르는 그리스는 원내 제1당이 단독 과반에 실패하면 연정 협상에 돌입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2차 총선을 치른다.
친기업 성향의 미초타키스 총리는 1차 총선에서도 승리했지만 완전한 과반수를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자 다른 당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2차 총선 추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도청 스캔들과 2월 열차 충돌로 57명이 사망한 사고, 선거 직전 난민선이 난파되면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참사도 선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리스는 2001년 유로존 가입 후 포퓰리즘 정책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경제 위기를 자초해 ‘유럽의 병자’로 불리는 수모를 겪으며 유럽연합(EU)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집권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집권 후 실업률을 낮추고 세금을 줄였으며,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현대화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던 관료제를 디지털화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급여를 인상하고 최저 임금을 950유로(약 133만 원)로 인상하고 세금을 더 낮추면서 공중 보건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전국적으로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신민당의 이번 승리가 미초타키스 총리 재임기간 이룩한 경제 성장과 그리스가 금융 위기 이후 정상화로 계속 나아가기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분석업체 유라시아의 무즈타바 라만 유럽 담당 이사는 “이제 그는 공공 부문과 사법부, 보건·교육 부문에 광범위한 개혁을 시행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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