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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 24일 국내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옥고·우황청심환의 주역이자 ‘40년 최씨 고집’으로 유명한 광동제약의 창업주 고 최수부 회장이 평창의 한 골프장에서 심장마비로 급거 세상을 떠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 학력의 전부였지만 ‘품질 만큼은 최고로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지금의 광동제약을 일군 최 회장의 사망 소식에 제약업계는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의 미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광동제약의 후계구도가 관심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창업주가 직접 광고 화면에 출현하며 ‘광동제약=최수부’라는 이미지가 대중에게 깊이 각인돼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 비해 후계구도 문제가 기업의 생사를 논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로 회자돼 왔다. 광동제약의 경영승계는 창업주의 장남인 최성원 사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아들 적통 승계가 이뤄진 셈이다. 창업주 타계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변경한다고 공시할 정도로 경영승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 사장에게는 주식 상속이라는 마지막 고비가 남아있었다. 당시 고 최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의 가치가 약 270억~2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에 따라 주식 상속시 상속세만 약 110~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 사장이 막대한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높은 관심을 내비쳤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과 최 사장은 재단을 이용해 주식 상속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새어나왔다. 증여세를 내지 않는 선까지 재단에 주식을 증여한 것에 대해 재단 설립 목적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에는 경영권을 물려받고 처음 실시한 배당이 ‘고액 배당’ 논란에 휩싸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40년 최씨 고집 대를 잇는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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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최씨 고집’이란 수식어로 유명한 광동제약의 창업주 고 최수부 회장이 급거 타계하면서 장남인 최성원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런데 최근 최 사장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최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초동에 위치한 광동제약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씨 고집 성공가업 잇는 2세 경영인 ‘도마위’에 올라
‘최씨 고집’이란 수식어로 유명한 광동제약의 창업주 고 최수부 회장이 지난해 7월 급거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은 2세 경영인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이 최근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채 급하게 경영권을 물려받은 배경을 거론하며 최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근심스러운 시선마저 보내고 있다.
최 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고 최 회장이 남긴 광동제약 주식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먼저 불거졌다. 고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경영승계 막바지 작업인 주식 이전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당시 고 최 회장이 보유했던 광동제약 주식은 357만2574주, 지분율은 6.82%에 달했다. 이 주식의 가치는 약 270~2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말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에 따라 업계 세무 전문가들은 최 사장에게 지분이 고스란히 상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향후 국세청이 산출하는 평가액에 따라 유동적이겠지만 단순 계산하더라도 상속세는 약 130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에는 최 사장이 고 최 회장의 지분을 전부 상속 받을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여론이 강했다. 고 최 회장 사망 전 최 사장의 지분율은 5.07%에 불과했고, 개인 회사격인 ‘광동생활건강’의 지분 2.29%를 더하더라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최 사장이 막대한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됐다.
그런데 광동제약의 지배구조에 당초의 예상을 뒤엎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고 최 회장 소유 주식 중 상당수가 ‘가산문화재단’에 넘어간 것이다. 가산문화재단은 지난 2007년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고 최 회장이 8억원(주식), 광동제약이 3억원(현금)을 각각 출연해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공시(2013년 11월)에 따르면 가산문화재단은 고 최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 357만2574 중 63.8%인 228만1042주를 증여받았다. 최종 증여일은 올해 들어서 1월 9일자로 이뤄졌다. 나머지 주식은 장남 최성원 사장(79만5532주), 차녀 최행선 씨(42만3000주), 3녀 최지선 씨(2만3000주), 4녀 최지원 씨(5만주) 등이 각각 상속 받았다.
주식을 증여 받은 가산문화재단은 기존 0.65%에서 5%로 지분율이 껑충 뛰면서 단숨에 광동제약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 자리는 기존 5.07%에서 6.59%로 지분율이 상승한 최 사장의 몫 이었다. 같은 시기 고 최 회장은 가산문화재단 이사 명단에서도 사라졌고, 그 자리는 최 사장 대신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업주 타계후 “승계 도구 전락한 공익재단 가산문화재단” 파문
▲ 고 최수부 회장이 지난 2007년 설립한 가산문화재단은 최근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 통로로 이용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업계와 증권가 등은 재단 설립 목적 자체에 의아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런 광동제약 경영승계 과정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지면서 급기야 논란으로 번졌다. 가산문화재단이 고 최 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아 광동제약 2대 주주로 등극하는 동시에 최 사장이 재단 이사에 등재된 점을 들어 ‘꼼수 승계 논란’, ‘전략 상속 논란’이 등이 불거진 것이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행법 상 공익법인이 특정회사 지분의 5%(성실공익법인은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출연 받을 경우 증여세가 과세된다. 가산문화재단은 증여를 받은 후에도 지분율이 5%를 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절묘하게 비과세 상한선 지분율 까지만 주식을 증여받은 셈’이라는 비난 섞인 해석이 나돌았다.
더욱이 최 사장이 79만5532주에 대한 상속세만 내고도 기존 고 최 회장이 보유했던 지배력을 가산문화재단을 통해 행사할 수 있게 된 점은 논란을 부채질 했다. 이 때문에 ‘공익재단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 구축에 이용됐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기도 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국내 유명기업 산하 공익재단 관계자는 “최근 가산재단은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 목적으로 설립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재단 설립 목적 자체를 의심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제로 공익적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재단들조차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아 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가산재단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산문화재단 설립 목적 자체에도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가산문화재단의 자산에 비해 사업비용이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다 사업비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에 비해 턱 없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결산서류를 최초 공시한 지난 2008년 가산문화재단의 자산총액은 11억1365만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4억8238만원에 달했다. 자산총액이 5년 새 약 4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사업비용은 2008년 4175만원에서 2013년 8641만원으로 약 2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지난해 자산 대비 사업비 비중은 지난 2008년 3.7%의 절반 수준인 1.9%를 기록했다.
실적 무관한 묻지 마 배당 눈총에 최성원 사장 ‘자질론’ 구설수
▲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278억원) 대비 20.9% 감소한 2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광동제약은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에 비해 늘렸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최 사장이 무리수 행보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 사장은 실적과 무관한 배당 행보로 ‘묻지 마 배당’ 논란에도 휩싸였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전년(3326억원) 대비 40.8% 증가한 468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신장은 지난 2012년 말부터 위탁판매하기 시작한 삼다수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257억원 어치 매출을 삼다수에서 올려 매출비율이 약 27%에 달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매출액과는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278억원) 대비 20.9% 감소한 2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광동제약은 지난해 배당금을 늘렸다. 통상적으로 배당금 산정 기준은 당기순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점에 비춰볼 때 “광동제약의 배당은 ‘정상적’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다”는 여론이 일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70원, 총 배당금은 전년(24.49억원) 대비 17.4% 증가한 28.76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자연스럽게 최대주주인 최 사장은 주주들 중 가장 많은 2억4000여만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겼다. 결국 배당 행보와 관련된 비난의 화살은 최 사장을 향했다. 배당금 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친 데다 주주들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업계 한 소식통은 “지난해 창업주의 급거 타계로 기업을 물려받은 최 사장이 최근 들어 각종 논란에 휩싸여 높은 비난을 받고 있다”며 “경영권을 상속 받은 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각종 논란이 일자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로써의 자질을 다시 한 번 검증받아야 하는 한편 경영 능력 또한 재점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음료·물 사업 비중 60%에 “최 사장, 제약사 본업 능력 기대 못해” 여론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광동제약은 또 제약회사라기 보기 어려운 매출구조도 논란이 여전해 최 사장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감원 공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력제품의 병원매출 비중이 약 1.2%에 불과한 55억원에 그쳐 매우 미미한 반면 비타500류, 옥수수수염차 등 건강드링크의 유통영업 비중은 약 1230억원에 달해 26.3%의 비중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의 경우 주력품목 외의 매출은 기타에 포함돼 있어 실제 비중은 더 높지만 음료와 생수 비중은 그래도 높다.
여기에 약국을 통해 비타500류의 매출 218억원을 포함하면 전체 매출에서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 결국 음료와 생수를 합친 이른바 ‘물사업’ 매출이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광동제약은 제약회사라는 이름을 붙이기 창피할 만큼 음료의 비중이 너무 크고 병원약 비중이 너무 작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음료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의 한 중역은 “광동제약이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는 음료와 물사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제약관련 연구·개발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병원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최 사장이 이를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 제약계 인사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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