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경기 중단 사태… 팬·구단 불만에 기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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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접속 장애로 여러 차례 중단… 티켓 환불 후 경기 연기
인터넷 방송 등에서 게임 중단 선례… 조사 나섰지만 성과 미미
LCK 구단 수익성 악화·팬미팅 중단 시도 등 운영 비판 커져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6 15:32:19

▲ 대한민국 최고의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사상 초유의 경기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LCK 제공

대한민국 최고의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사상 초유의 경기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기존에도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게임 중단 사례가 있었던 만큼 리그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코리아(라이엇)의 부실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라이엇의 운영에 대한 논쟁이 많았던 만큼 내부 참가팀들과 팬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LCK 스프링 DRX와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네트워크 접속 장애를 겪으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약 10분이 지난 후 경기가 다시 진행됐지만 네트워크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고 1시간 이상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후 3시에 시작한 경기가 오후 10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이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광동 프릭스와 오케이저축은행 브리온의 경기는 연기됐다. 라이엇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티켓을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가 계속해서 중단된 사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디도스 공격이 지목된다. LCK 경기 중단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프로게이머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요 콘텐츠로 하는 인터넷 방송인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문제가 돼 왔다.

라이엇은 1월부터 디도스 테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공식 대회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라이엇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최근 LCK에 대한 불만들이 제기된 만큼 라이엇의 평판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초 일부 LCK 구단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리그의 수익 분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라이엇은 LCK 프랜차이즈화를 진행하면서 가입금으로 기존 구단에는 100억 원을 요구하고 신규 참가 구단에는 120억 원을 요구했지만 분배금은 각 팀별로 1년에 8억 원 수준에 그친 것이 문제가 됐다.

LCK 구단들이 밝힌 3년 간의 누적 절차는 1000억 원 수준이고 LCK에 참가하는 모든 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중 최고의 위상을 가진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은 작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우승 이후 2024년 또는 2025년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바꿔 말하면 리그 최고의 인기팀도 적자를 보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그 경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LCK 참가 구단들에게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또 라이엇은 LCK 2024 스프링부터 경기 후에 진행되던 팬미팅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팬들의 반대로 팬미팅을 재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시즌부터 팀별 응원 구호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응원 구호가 촌스럽고 경기 몰입을 방해한다는 반응이 많아 결국 폐지한 바 있다.

라이엇의 리그 운영에 대해 리그 소속팀과 팬들의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사건까지 발생한 만큼 라이엇의 확실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충분히 이런 일이 발생할 조짐이 보였음에도 공식 대회에서 경기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은 라이엇게임즈가 안일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라이엇게임즈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