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산업용재 골목상권 침탈했다가 퇴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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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하드웨어’ 매출 하락으로 일부 점포 폐점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7 09:12:40

▲공구·페인트·인테리어·전기조명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에이스하드웨어는 국내 시장으로 사전 준비없는 점령을 시도하며 소상공인 골목상권까지 침입하다 철퇴라는 위기에 놓였다.

소상공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업용재 골목상권 침탈을 강행한 유진기업이 비참한 결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건자재·공구를 취급하는 유진기업의 에이스하드웨어는 골목상권 침탈을 반대하는 산업용재협회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진출을 강행하며 전국에 8개 점포를 개설했다. 그러나 개점한 소수 매장 가운데서도 일부를 폐점하는 등 상륙 이후 처참한 성적표를 내며 내수 시장으로부터의 퇴각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공시한 유진홈센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진홈센터의 202년 매출액은 227억 9224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24억 7736만 원의 매출하락을 기록했고 2021년 187억원, 2022년 1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이스하드웨어는 2018년 6월 서울 금천구에 에이스하드웨어 1호점을 시작으로 용산점·일산점·퇴계원점·노원점·연수점을 신설했다. 그 가운데 에이스하드웨어는 실적 부진에 따라 기존 6개점 중 노원점과 연수점을 폐업했다.

시장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골목상권 침탈을 획책했던 에이스하드웨어 개점은 소상공인이 오래전부터 지켜온 터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에이스하드웨어의 개점으로 인해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유진그룹의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영세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골목상권을 전부 말살하려는 행위로 봤다.

소상공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소상공인의 작은 상권까지 옥죄며 사업을 시작해 놓고 결국 덕도 보지 못한 채 사실상 시장에서 철퇴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본래 유진기업에서 개점을 목표로 한 매장 수는 전국 단위로 총 100여 개인데 실제 6개 매장만 개점하고 그중에서도 2개 매장은 매출 부진으로 폐업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구 분야는 다양함이 무기인데 일부 몇 개 공구만을 갖추고 매장 확장을 꾀해 시장을 독식하려는 태세는 삼일천하로 끝을 맺은 셈”이라고 묘사했다. 실제 대기업 기반 공구마트 개점 소식에 소상공인을 찾는 발길이 끊겨 매출 하락이라는 영향을 받았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사업 철수 결정과 관련해 유진기업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에이스하드웨어는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유진그룹은 2007년 하반기부터 산업용재 분야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착수했다. 유진그룹은 에이스하드웨어와 계약을 추진해 전국에 100개의 홈센터 매장을 낼 계획을 세웠다. 이에 반발한 20만 명의 산업용재 소상공인은 유진기업을 향해 ‘소상공인 상권수호’를 한목소리로 외쳐 2018년 3월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을 통한 에이스하드웨어 금천점 개점 3년 연기 결정을 끌어낸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소상공인 보호를 뒷받침하기 위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2018년 5월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도 이뤘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